은비
2017-09-22  |   58,421 읽음



Femme Fatale
惡女


악마의 탈을 쓴 천사일까, 천사의 탈을 쓴 악마일까. 지극히 매혹적이며 대단히 위태로운. 가질 수만 있다면 파멸조차 감미로울. 은비, 그리고 그란카브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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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ERATI GRANCABRIO SPORT
달리기 전부터 숨 가쁘다. 두 눈으로 선과 면을 좇는 것만으로 마음은 이미 바람과 햇살을 가른다. 디자인에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을 담았다는 피닌파리나의 설명을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V8. 더군다나 자연흡기. 그중에서도 마세라티의 자연흡기 V8 사운드를 듣는다는 건, 경험이라기보단 차라리 축복에 가깝다. 루프를 접어 넣은 상태라면 두 말할 나위 없다. 시선은 앞을 향하지만 온 신경이 뒷덜미로 쏠린다. 차체 뒤에서 쏟아지는 폭발적인 배기 사운드 때문인지, 뒤통수로 피를 몰아내는 맹렬한 가속력 때문인지, 혹은 다른 운전자들이 보내는 질시의 눈총 때문인지를 분간할 정신 따윈 없다. 얌전히 다루면 그릉그릉거리며 썩 젠틀하게 굴 수도 있지만 일단 우렁찬 바리톤을 맛보면 누구든 배기관을 시뻘겋게 달구지 않고는 못 배길 터다. 기름 한 방울 필요 없는 자동차도 있는데,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차선을 귀신같이 쫓는 차도 나온 마당에, ‘인간이 왜 운전을 해야 하며 어째서 그것이 하고 싶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는 차. 달리는 것 자체가 가치인 GT. 그게 바로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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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6월 22일 / 175cm / 55kg / B형
페이스북 www.facebook.com/eunbee.kim.714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yesbee92

 

모델학과 나왔을 줄 알았는데, 요리를 전공했다면서요?
네. 조리과학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에서도 푸드스타일링을 전공했어요. 또래 친구들보다 진로 결정이 빠른 편이었는데, 정작 지금은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네요.(웃음) 오랫동안 꿈꾸던 요리 관련 일을 잠시 내려놓을 만큼 모델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잠시 주방을 떠났지만 모델로 성공한 뒤에 쿠킹 클래스나 캐이터링 사업을 하고 싶어요.

 

 

요리를 전공하면서 생긴 남다른 버릇이 있다면?
뷔페 가면 쓸데없이 음식을 예쁘게 담으려고 애를 써요. 접시 위에서 위치도 이리저리 옮겨보고, 색 조합이나 미세한 각도까지 신경 쓰죠.(웃음)

‘이거 먹으면 나한테 반한다’고 할 정도의 필살기 요리가 있나요?
지금까지 했던 요리 중에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건 스테이크 샐러드에요. 사실 만들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요리하는 사람의 솜씨가 많이 녹아든 요리도 아닌데 반응이 폭발적이더라고요. 사람들은 요리실력보다 그저 고기에 열광하는 것 같아요. 고기가 진리에요.

지난 6월, 처음 서킷에 섰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줄 몰랐어요. 저를 찍는 카메라도 많았지만 관람객 자체가 엄청 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 앞에 서려니 떨리고, 부담도 컸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나 두려움은 많이 줄더라고요. 하지만 프로답게 더 잘해내야 한다는 욕심은 여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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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큼한 시선이나 불쾌한 태도로 대하는 사람은 없었나요?
그런 경우야 많죠. 그런데 거기에 신경을 쓰면 일 하기가 정말 힘들겠더라고요. 저는 성격상 다른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 ‘그러려면 그래라’ 하고 넘겨버리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사람이 있더라도 일부러 눈길도 안 주고 일에만 집중하는 거죠.

쉬는 날엔 뭐하며 보내요?
TV를 많이 봐요. 특히 ‘동물농장’,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하하랜드’ 등 동물 나오는 방송은 다 챙겨 봐요. 반려견 ‘로이’랑 놀면서 보내는 시간도 많아요. 아직 생후 5개월밖에 안 된 아기인데 저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연신 장난을 걸거든요.

최근 가장 행복했던 때는?
요새 사는 낙이 거의 강아지에요. 요즘 여러 가지 개인기를 훈련시키고 있는데, ‘앉아’, ‘손’, ‘발’ 이런 건 많이들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주둥이’를 가르쳤어요. 제가 “주둥이!” 하면 로이가 코를 손 위에 딱 얹는 거죠. 그걸 하는데 너무너무 귀여워요. 오늘 아침에도 하고 왔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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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대는 언제에요?
오후 4시에서 8시 사이요. 그 시간이 되면 마음이 괜히 여유로워요. 오전 촬영이나 저녁행사가 많다 보니까. 종일 스케줄 아닌 이상 그 시간이 가장 한가로운 시간이라서 그런가 봐요.

같이 촬영한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의 매력이 뭘까요?
고급스럽고 예뻐요. 특히 지붕을 열었을 때 밖에서 보이는 실내가 아름다워요. 대시보드에 너울지는 곡선 좀 보세요. 설명할 순 없지만 뭔가 세련됐잖아요. 생긴 거나 성능은 스포츠카 같은데, 막상 타보면 무척 편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빠르고 편하고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데다 예쁘기까지, 좋은 건 다 가진 차 같아요.

이 차를 요리에 비유한다면?
예쁜 접시에 담긴 토마토 알프레도 파스타 같아요. 크림과 치즈를 함께 넣은 알프레도 소스의 풍부하고 고급스런 맛에 편안한 토마토 소스가 더해져서 풍미가 뛰어나죠.

지금까지 들어본 최악의 작업 멘트는?
친구랑 같이 강남역 거리를 걷는데 다가와서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어요. “저기요.” 하고 다가오더니 자기 친구들이랑 같이 술 마시자고 하더라고요. 괜찮다고 했더니, 그냥 돌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잠시 뒤에 다시 따라와서 “저기 보이는 저 차가 제 차예요. 저랑 술 한 잔 하시죠.” 이러더라고요. 뜬금없는 차부심에 할 말을 잃고 바라보다가 “아니요. 그냥 가세요.” 했어요.

그런 남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강남에서 차부심 넘치는 남자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비슷한 방식으로 말 걸어오는 경우가 몇 번 더 있었거든요. 그 분들은 자기 자신이 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차가 좋으면 좋죠. 하지만 내실 없이 번지르르한 차로만 승부하려고 하는 남자는 별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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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실감할 때는 언젠가요?
아직 신인이라 인기라고 할 것도 딱히 없어요. 최근에 인스타그램에 처음으로 악플이 달렸는데, 처음에는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러나 싶어 불쾌했어요. 근데 ‘팔로워가 많이 늘다보니까 악플도 달리는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먹으니 꼭 기분 나빠할 일도 아니더라고요.(웃음)

모델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로이에게 뭘 해주고 싶어요?
넓은 집으로 이사 가서 로이 방을 만들어줄래요.

사람들에게 어떤 모델이라는 말을 듣고 싶나요?
‘믿고 쓰는 모델’이요.(웃음)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모델 은비 촬영지원 F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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