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F1, 페라리 9년 만에 이탈리아 GP에서 승리
2019-10-08  |   755 읽음

모터스포츠 F1

페라리 9년 만에 이탈리아 GP에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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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잃은 슬픔을 딛고 네덜란드 그랑프리에서 개인통산 첫 승리를 거둔 르클레르. 곧이어 몬자에서는 메르세데스 듀오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티포시의 성지 몬자 서킷은 9년 만의 페라리 승리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12전 헝가리 그랑프리

8월 3일 토요일. 헝가리 헝가로링(4.381km)에서 F1 제12전 헝가리 그랑프리 예선이 시작되었다. 비가 온다던 예보와 달리 기온 23℃, 노면온도 40℃의 드라이 컨디션이었다. 중하위권팀이 1분 17초대를 힘겹게 돌파하는 사이 페라리 듀오가 나와 단번에 16초대에 진입. 르클레르는 모든 섹터에서 페텔을 능가하면 잠정 선두에 올랐다. 메르세데스 듀오가 나섰지만 르클레르를 잡지는 못했다. 그런데 페르스타펜이 1분 15초 817을 기록하며 새롭게 선두로 올라섰다. 르클레르가 다시 타임 어택에 나섰지만 최종 코너에서 스핀하며 리어윙이 파손되었다. 레이싱 포인트 듀오와 럿셀, 리카르도, 쿠비차가 Q1에서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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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직후 페르스타펜이 달아나고, 메르세데스 듀오가 추격했다 


Q2에서는 메르세데스 듀오가 미디엄 타이어를 끼고 가장 먼저 코스에 나섰다. 페라리와 레드불 등 상워권팀만 미디엄이었고 나머지는 소프트 타이어로 Q3 진출을 노렸다. 해밀턴이 1분 15초 548로 잠정 톱. 페르스타펜과 보타스가 그뒤를 이었다. 상위 3팀 중에서는 가슬리만이 1분 16초대에 들지 못했다. 이 사이를 헤집고 노리스가 1분 16초 060으로 끼어들었다. 토로로소 듀오와 휠켄베르크, 조비나치, 마그누센이 떨어져 나갔고 가슬리는 미디엄 타이어로 9위. 간신히 Q2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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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다운포스 부족에 시달렸다. 르클레르가 4위 


Q3 초반에는 메르세데스 듀오가 빨랐다. 해밀턴이 1분 15초 146을 기록. 보타스가 0.01초 차로 뒤집었다. 그런데 페르스트펜이 1분 14초 958의 경이적인 랩타임으로 잠정 톱에 올랐다. 페텔과 르클레르를 4위와 5위. 3분여를 남기고 마지막 어택이 시작되었다. 페텔과 보타스, 페르스타펜이 각자 섹터 1~3 기록을 나누어 가진 가운데 페르스타펜이 1분 14초 572로 폴포지션을 확정지었다. 보타스와 해밀턴, 르클레르, 페텔, 가슬리, 노리스, 사인츠 Jr., 그로장, 라이코넨 순이었다.


페르스타펜과 메르세데스 듀오의 추격전

8월 4일 일요일. 헝가리 그랑프리 결승전을 앞둔 헝가로링(4.381km×70랩= 306.630km)은 기온 25℃, 노면온도 48℃의 드라이 컨디션이었다. 조비나치가 예선에서의 진로방해로 페널티를 받아 14에서 17 그리드로 떨어졌고 리카르도는 파워 유닛 교체 때문에 꽁무니로 밀려났다. 이번에는 페르스타펜이 성공적으로 출발해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메르세데스 듀오가 추격. 페르스타펜은 최고속랩을 내며 달아나 DRS 사용이 가능해진 3랩에는 이미 사정권 밖으로 달아나 있었다. 보타스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뒤쳐지더니 5랩 후에 피트에 들어가더니 프론트 윙을 교체하면서 타이어도 하드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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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본이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출발 직후 해밀턴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프론트 윙우측 상당 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에 복귀한 보타스는 20위로 떨어졌다. 선두 페르스타펜을 해밀턴이 추격했고, 페라리 듀오는 그 페이스를 따르지 못했다. 전반적인 다운포스가 부족한 페라리는 다운포스를 많이 필요로 하는 코스에서 특히 약점을 보인다. 맥라렌 듀오가 5, 6위를 달렸고 가슬리가 그 뒤를 이었다. 페르스타펜과 해밀턴은 20랩 부근까지 2초 내외의 맹렬한 추격전을 이어갔다.


페르스타펜이 그립 저하로 페이스가 살짝 떨어졌지만 해밀턴 역시 타이어를 갈아야 할 타이밍. 메르세데스 피트에서는 타이어를 꺼내 준비했지만 해밀턴은 그대로 페르스타펜 추격을 이어갔다. 페르스타펜이 25랩을 마치고 피트인. 미디엄을 하드로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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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페텔 


르클레르가 27랩을 마치고 타이어를 바꾸었지만 해밀턴은 32랩째가 되어서야 피트에 들어갔다. 타이어 교환에 4초나 걸린 해밀턴이 코스에 돌아왔을 때는 페르스타펜이 6초 앞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하드 타이어로 1분 19초 대를 연발하더니 금세 페르스타펜과의 차이를 좁히기 시작해 35랩에는 바로 꽁무니까지 따라붙었다. 백마커에 막힌 기회를 틈타 39랩 째 나란히 섰지만 코스에서 밀려나 잠시 후퇴. 2초 가량 거리를 벌린 페르스타펜이 다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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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타스는 해밀턴과의 몸싸움에 밀려나 20위까지 떨어졌다 


원스톱과 투스톱 작전

보타스가 46랩을 달린 후 피트인. 하드 타이어로 시작한 리카르도 역시 타이어를 갈기 위해 들어왔다. 2랩 후에는 해밀턴이 들어와 하드를 다시 미디엄으로 교체. 이제 페르스타펜과의 시차는 21초로 늘어났지만 하드 타이어이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반면 레드불에서는 섣불리 타이어를 갈기보다는 그대로 달아나기로 결정했다. 해밀턴은 최고속랩 기록을 경신하며 기세를 높였고 페르스타펜은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백마커 숲을 지나 앞이 뚫리자 해밀턴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이제 남은 경기는 10랩 가량. 시차는 11초까지 줄어들었다. 르클레르는 저 멀리 떨어져 있어 추격에 대한 부담도 없다.


64랩. 해밀턴은 여전히 1분 18초 대의 페이스를 유지했지만 페르스타펜은 1분 21초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다. 66랩이 되자 드디어 DRS 범위다. 하드 타이어를 거의 사용해버린 페르스타펜은 견제할 여력이 없었다. 결국 67랩 째 해밀턴이 추월에 성공해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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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브레이크 과열 상황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원스톱 작전 실패로 4바퀴를 남기고 선두를 빼앗긴 페르스타펜은 피트로 들어가 소프트 타이어로 교환했다. 최고속랩 포인트를 노리기 위해서다. 해밀턴은 그대로 마지막까지 내달려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페르스타펜은 막판에 우승을 빼앗겼지만 최고속랩 포인트를 챙기는데는 성공했다. 시상대 마지막 자리는 페텔의 몫이었다. 4위는 르클레르였고 사인츠, 가슬리, 라이코넨, 보타스, 노리스, 알본이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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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의 해밀턴 타이어 작전은 사실 계획된 것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해밀턴의 2스톱 작전은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브레이크 과열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타이트한 추격전이 힘들다고 판단, 48랩 째 불러들여 미디엄 타이어를 끼우고 일단 거리를 벌리기로 한 것. 그 후 해밀턴은 브레이크 횟수를 최소화하고, 많은 코너를 브레이크 없이 통과하면서 착실하게 거리를 좁혔다. 결국 4랩을 남기고 추월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전까지는 많은 팀이 원스톱 작전에 무게를 두었다. 해밀턴 역시도 2번째 피트인 지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도박은 성공했고 우승이라는 큰 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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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전 벨기에 그랑프리

8월 31일 토요일. 벨기에 그랑프리 예선을 앞둔 스파프랑코샹 서킷(7.004km)은 기온 28℃, 노면온도 41℃의 드라이 컨디션이었다. 연습주행 때 사고가 있었던 해밀턴은 머신을 수리 중이다. 세션 초반부터 출동했던 쿠비차가 돌연 연기를 뿜으며 적기 발령. 10분가량 중단되었던 Q1이 재개되자 많은 드라이버가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덕분에 메르세데스팀은 해밀턴의 차를 고칠 시간을 벌었다. 반면 페르스타펜이 트러블로 6분이 남은 상황에서 피트인. 르클레르가 보타스의 기록을 뛰어넘어 잠정 톱에 올랐다. 페텔도 보타스를 넘어 페라리 1-2다. 3분을 남기고 코스 복귀한 페르스타펜이 교통채증을 비집고 3위에 올랐다. 가슬리와 크비야트, 사인츠, 럿셀, 쿠비차가 떨어졌다. Q2에서는 알본과 라이코넨이 가장 먼저 코스인. 알본은 원래 토로로소였지만 가슬리의 부진에 실망한 레드불이 알본과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해밀턴이 잠정 톱. 곧이어 르클레르가 1분 43초 376으로 뒤집었다. 4분여를 남기고 다시 코스에 들어온 차들이 어택을 시작했다. 르클레르가 1분 42초 938로 톱, 페텔이 1분 43초 037로 뒤를 이었다. 그로장, 노리스, 조비나치, 스트롤과 알본이 Q3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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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F2 경기에서 사망사고가 난스파프랑코샹 서킷 


Q3에서 해밀턴이 1분 423초 282로 잠정 톱.르클레르가 1분 42초 644초 해밀턴을 제쳤다. 페르스타펜은 두 번째 어택에서도 자신의 5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르클레르는 1분 42초 519초로 자기 기록을 갱신하면 폴포지션을 확정지었다. 페텔이 0.7초차 2위로 페라리가 바레인 그랑프리 이후 오랜만에 1열을 독점했다. 해밀턴과 보타스가 3, 4위였고 페르스타펜, 리카르도, 휠켄베르크, 라이코넨, 페레스, 마그누센이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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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승리에 페라리 진영은 한껏 달아올랐다 


페라리 원투로 결승 레이스 시작

9월 1일 일요일. 벨기에 그랑프리 결승 레이스를 앞둔 스파프랑코샹 서킷은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루 전 열린 F2 레이스에서 대형 사고로 사망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오루즈에서 케멜 직선로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추돌 사고가 일어나 안트완 위베르가 사망하고 후안 마뉴엘 코레아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적잖은 젊은 드라이버들이 위베르와 카트 시절부터 동료였을 뿐 아니라 가슬리 경우 6년 가까이 동거한 룸메이트이자 절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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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주역 르클레르 


결승 폴포지션은 르클레르. 페텔 2 그리드로 페라리가 1열을 독점했다. 메르세데스 듀오 해밀턴과 보타스가 2열이었고 페르스타펜과 라이코넨이 3열에 섰다. 르노의 리카르도와 휠켄베르크는 파워 유닛 부품 교체로 5 그리드씩 밀려나 10과 12 그리드가 되었고, 사인츠는 10 그리드 페널티를 받아 15 그리드로 밀렸다.


대신 라이코넨, 페레스, 마그누센, 그로장이 6~9 그리드가 되었다. 스파프랑코샹 서킷(7.004km×44랩=308.052km)은 스타트 직후 헤어핀 코너가 있어 사고 위험이 높기로 악명이 자자하다. 르클레르가 순조롭게 앞서나가 선두가 되었고, 페텔은 인코너를 해밀턴에게 허용했다가 곧바로 캠멜 스트레이트에서 슬립 스트림으로 따라붙어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직선 스피드에서는 페라리가 우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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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본이 토로로소에서 레드불로 이적했다 


페르스타펜은 초고속 리타이어

올해의 희생자는 페르스타펜이었다. 출발에서 밀린 페르스타펜은 인코너를 무리하게 파고들다가 라이코넨의 옆구리를 들이박았고, 잠시 달리는 듯하다 오루즈 방호벽에 처박혔다. 페르스타펜의 이번 시즌 첫 리타이어. 통상적인 레이스 사고로 판단해 페널티가 부가되지는 않았다. 라이코넨은 피트로 들어가 노즈를 교체했지만 측면과 바닥 손상 때문에 제 성능을 낼 수 없었다. 리카르도와 사인츠도 피트인. 


그런데 피트 크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사인츠는 코스에 복귀했지만 잠시 후 차를 멈추고 내렸다. 5랩 째 세이프티카가 빠지면서 경기 재개. 페라리 듀오가 순조로운 재출발로 경기를 리드했다. 르클레르와 페텔이 연달아 최고속랩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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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드라이버가전 사망한 앙트완 위베르를 기리는 스티커를 붙이고 나왔다


12랩 째 휠켄베르크를 필두로 피트 스톱이 시작되었다. 상위권 중에서는 페텔이 16랩 째 미디엄 타이어를 갈고 나와 1분 47초 087의 새 랩타임 기록을 세웠다. 르클레르가 22랩 째 타이어를 갈면서 페텔 뒤로 나오게 되자 의도치 않은 언더컷이라며 위치를 바꾸도록 지시. 27랩에 르클레르가 다시 선두가 되었다. 2위가 된 페텔은 해밀턴의 추격을 받아 32랩 째 3위로 밀려났다. 이제 순위는 르클레르, 해밀턴, 페텔, 보타스, 노리스, 페레스, 리카르도, 그로장, 크비야트, 가슬리 순. 34랩 째 페텔이 피트인. 뒤에 바싹 붙어있던 보타스가 3위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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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스피드를 따르지 못한 메르세데스 


14와 18 그리드에서 출발했던 알본과 크비야트는 눈부신 추격전으로 득점권 커트라인에 올라섰다. 혼다의 스펙4 파워유닛 투입을 위해 받은 페널티였지만 결과적으로 신형 파워유닛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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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싸움 중인 크비야트와 스트롤


페텔을 제친 해밀턴이 르클레르와의 거리를 조금씩 줄였다. 페이스 자체는 해밀턴이 조금 빠르지만 DRS 사정거리까지 추격했을 때는 경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해밀턴의 끈질긴 압박에도 불구하고 르클레르는 실수 없이 달아나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이번 시즌 첫 번째이자 개인통산 첫 승리였다.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엔진 트러블로 우승을 내주어야 했던 바레인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완벽한 독주였다. 시상대 나머지 자리는 해밀턴과 보타스가 채웠다. 타이어 세팅에 고전한 페텔은 르클레르의 서포터 역할에 힘쓰며 4위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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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르가 슬픔 딛고 개인 통산 첫승

기념할 만한 첫 번째 승리를 차지하고도 르클레르는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이번 승리를 위베르에게 바친다. 우리는 함께 자랐다. 그와의 첫 레이스 때는 스테판(오콘)도, 피에르(가슬리)도 있었다. 어제 일어난 일은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첫 승리를 온전히 기뻐할 수가 없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같다.


경기는 매우 힘들었다. 종반 타이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헝가리 때보다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페텔이 페라리의 에이스이고 포인트에서도 앞서고 있지만 이번 승리로 12점 차로 줄었다. 게다가 르클레르는 이번 시즌 폴포지션을 3번(페텔은 1번) 차지했다. 페라리의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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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르는 친구를 잃은 슬픔 속에서 개인통산 첫승리를 거머쥐었다 


메르세데스가 새로 투입한 페이즈3 파워 유닛은 다소 문제가 있었다. 메르세데스팀은 페라리의 스피드를 따르지 못했고, 페레즈와 쿠비차는 트러블이 발생했다. 시즌 막바지를 책임질 심장인 만큼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 5위를 차지한 것은 놀랍게도 알본이었다. 토로로소 소속이었다가 가슬리의 부진에 실망한 레드불이 그를 대신 승격시켰다. 처음 타보는 머신, 엔진 파츠 교환으로 14 그리드 출발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34랩에 9위였는데, 새로 바꾼 소프트 타이어 그립을 불태우며 눈부신 막판 추월전을 보여주었다. 레드불은 페르스타펜의 리타이어에도 불구하고 혼다 스펙4의 성능과 알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런 분위기였다. 페레스, 크비야트, 휠켄베르크, 가슬리, 스트롤이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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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전 이탈리아 그랑프리

실버스톤의 이탈로 오래된 서킷의 존재가 어느 때보다 소중해지고 있는 요즘, 이탈리아 몬자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재계약을 안 하고 새로운 조건으로 협상을 시도하는 영국과 달리 이탈리아 자동차 협회(ACI)는 F1과 상당히 긍정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ACI 측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몬자 서킷에서의 이탈리아 그랑프리 개최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했음을 얼마 전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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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포시의 성지 몬자에서 메르세데스는 공공의 적이다 


9월 7일 토요일. 예선을 앞둔 몬자 서킷(5.793km)은 기온 22℃, 노면온도 34℃의 드라이 컨디션이었다. Q1 초반에는 홈 관중의 응원을 받은 조비나치가 잠정 톱. 페르스타펜은 갑작스런 트러블로 파워 유닛 교환을 결정하고 그리드 페널티를 받았다. 5분을 남기고 페레스의 트러블로 적기 발령. 3분을 남긴 상태에서 다시 시작되자 많은 차가 몰려나왔다. 스트롤이 12위가 되면서 그로장이 밀렸고, 럿셀, 쿠비차 외에 머신 트러블이 있었던 페르스타펜과 페레스가 떨어졌다.


모두 소프트를 끼고 나온 Q2에서도 르클레르가 잠정 톱. 리카르도가 메르세데스 듀오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라이코넨이 코스아웃하며 타임 계측에 실패. 해밀턴이 마지막 어택에서 1분 19초 464로 르클레르를 제쳤다. 조비나치, 마그누센, 크비야트, 노리스, 가슬리가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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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너를 빠져나가는 경주차들 


Q3에서는 우선 페텔이 잠정 톱이 되었다가, 르클레르가 1분 19초 307로 넘어섰다.해밀턴과 보타스가 페라리 듀오 사이에 끼어 2, 3위가 되면서 페텔을 4위로 밀어냈다. 라이코넨이 파라볼리카에서 다시 오버스티어로 코스아웃하며 방호벽에 충돌, 적기중단. 6분35초를 남기고 Q3가 재개되었다.


남은 시간은 2분. 최후의 어택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고속 서킷 몬자에서는 슬립스트림의 효과가 높다. 빠른 차를 바싹 따라 달리면 이득을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다가 체커기가 나부끼기 직전, 르클레르와 사인츠만이 출발선을 통과했고 나머지는 예선 종료. 스튜어드는 고의적인 저속주행으로 다른 차를 방해한 혐의로 스트롤, 사인츠, 휠켄베르크 3명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모두가 저속 주행을 했지만 이 셋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페널티는 없었다. 페르스타펜은 예선 기록이 없어 107% 룰에 따라 맨 뒤에서 출발. 노리스와 가슬리도 파워 유닛 교환으로 5 그리드 페널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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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본이 5위를 차지한 반면 마그누센은 득점권에 들지 못했다 


페텔, 스핀에 이은 페널티로 몰락

9월 8일 일요일. 이탈리아 그랑프라 결승(5.793km×53랩=306.720)을 앞둔 몬자 서킷은 기온 20℃, 노면온도 33℃. 아침에 비가 내려 노면이 살짝 젖었다가 낮이 되자 금세 말랐다. 폴포지션의 르클레르가 순조롭게 스타트해 가장 앞자리를 잡았고 메르세데스 듀오가 2위 자리를 다투었다. 그 뒤를 페텔과 르노 듀오가 이었다. 페텔은 4코너에서 휠켄베르크의 추월을 허용, 5위로 내려앉았지만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재추월. 사인츠와 8위 자리를 다투던 알본은 격렬한 몸싸움 끝에 자갈밭으로 밀려나 11위로 추락. 꽁무니에서 출발했던 페르스타펜은 차들이 잔뜩 밀렸던 1코너에서 페레스를 추돌해 윙이 부서졌다. 피트로 들어가 노즈를 갈고 신품 소프트 타이어를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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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저항이 적은 페라리는 몬자같은 고속 서킷에서 유리하다 


페텔이 6랩 아스카리 코너에서 스핀. 복귀하다가 스트롤과 충돌했다. 스트롤이 재출발하려다 이번에는 가슬리를 자갈밭으로 밀어냈다. 페텔은 윙이 부서졌을뿐 아니라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코스 복귀했다며 10초 스톱&고 페널티, 역시 같은 이유로 스트롤은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를 받았다. 그로장도 아스카리에서 스핀했지만 사고를 유발하지는 않았다. 


9랩 째. 선두 르클레르는 메르세데스 듀오의 추격을 받으면서도 잘 달아났다.해밀턴과는 1.3초 차이라 아슬아슬하게 DRS 범위 밖. 보타스가 3위고 리카르도와 휠켄베르크 4, 5위로 오랜만에 르노 듀오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사인츠, 조비나치, 알본, 크비야트가 6~1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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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를 차지한 보타스 


20랩 째 해밀턴이 피트인해 미디엄으로 교체. 르클레르가 다음 랩에 들어가 하드 타이어롤 끼웠다. 르클르레는 유일하게 소프트-하드로 이어지는 원스톱 작전이다. 언더컷은 막았지만 턱밑까지 추격해 온 해밀턴을 아직 제대로 더워지지 않은 하드 타이어로 방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23랩 째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DRS를 켜고 따라붙은 해밀턴이 4코너 직전에 나란히 붙었지만 라인 싸움에서 밀렸다. 한숨 돌린 르클레르가 최고속랩을 경신. 아직 피트인하지 않은 리카르도 뒤에 붙어 DRS를 가동하며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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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텔은 사고와 페널티에 무너지고 말았다


페라리와 메르세데스의 치열한 추격전

코스에서 버티던 보타스가 28랩 째 피트인해 미디엄으로 교환했다. 사인츠는 휠 너트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채 출발했다가 피트 출구에서 타이어가 풀려 리타이어. VSC 발령. 경기 재개 후 르클레르와 해밀턴의 선두 다툼이 이어졌다. 그런데 잠시후 크비야트 머신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VSC 재발령. 이 틈에 리카르도와 그로장이 피트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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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르는 메르세데스 듀오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경기가 재개되자 르클레르 앞에 백마커 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속에는 하위권에 처져 있는 페텔도 있다. 르클레르는 이들을 징검다리삼이 슬립 스트림으로 달아났다. 해밀턴은 부지런히 DRS를 가동해 따라붙지만 좀처럼 거리가 줄지 않는다. 추월하지도, 떨쳐내지도 못하는 초근접전이 계속되었다. 36랩 째 타이어가 잠긴 르클레르가 1코너를 가로지르는 장면이 있었다. 몬자를 가득 채운 관중은 숨을 죽였지만 다행히 페널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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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페라리가 승리한 몬자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42랩에는 해밀턴이 1코너 직전에 타이어를 록시키며 코스 아웃. 돌아왔을 때는 보타스가 2위로 올라 있었다. 페라리 진영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10년 알론소 이후 이곳 몬자에서는 오랫동안 페라리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해밀턴이 물러났지만 곧바로 보타스의 추격이 이어졌다. 이제 남은 경기는 10랩.


타이어가 손상된 해밀턴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었다. 그래도 4위 리카르도가 멀리 떨어져 있어 포디엄 가능성은 높다. 보타스가 47랩에 다시 최고속랩을 기록하며 르클레르를 추격했다. 남은 경기는 5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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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은 꾸준히 DRS를 가동하며 추격했음에도 추월할 수는 없었다 


51랩 째 보타스가 DRS를 가동. 하지만 1코너에서 실수해 라인이 흐트러졌다. 1.3초로 시차를 벌린 르클레르가 달아났다. 드디어 최종 랩. 관중석은 온통 광란의 도가니였다. 메르세데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친 르클레르가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페라리가 무려 9년 만에 홈그라운드 몬자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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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무니에서 출발한 페르스타펜은 오프닝랩에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르클레르가 홈 그라운드에서 시즌 2승째

“오늘 맛본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느낌이다. 이번 레이스에서 우승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티포시의 열광적인 응원에 승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제1 스틴트는 너무 좋았다. 반면 세컨드 스틴트에서는 조금 어려웠다. 해밀턴이 차이를 좁혀 집중력이 무너졌다. 엄청난 압박감에 힘들었다. 페텔이 함께 포디엄에 올랐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연속 우승으로 페라리 90주년에 큰 선물을 안긴 르클레르는 챔피언십 포인트 182점으로 3위 페르스타펜을 3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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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연승으로 르클레르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보타스 2위, 해밀턴 3위로 시상대 나머지 자리는 메르세데스 듀오의 차지였다. 해밀턴은 DRS를 꾸준히 가동하며 따라붙었었지만 페라리의 스피드를 능가하지는 못했다. 리카르도와 휠켄베르크가 4, 5위로 르노팀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알본, 페레스, 페르스타펜, 조비나치, 노리스가 6~10위로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F1 대열은 대륙을 넘어 9월 22일 싱가포르에서 제 15전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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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메르세데스,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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