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WRC, 제8전 이탈리아 랠리
2019-08-02  |   11,662 읽음

모터스포츠 WRC, 제8전 이탈리아 랠리

소르도, 막판 대역전극으로 현대팀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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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데냐섬에서 열린 이탈리아 랠리.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던 타나크가 최종 스테이지에서 트러블에 발목 잡히며 소르도가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미켈센까지 3위에 올라 더블 포디엄에 성공한 현대는 토요타와 44점 차이로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십 선두를 질주했다.


제8전 이탈리아 랠리

이탈리아 랠리의 정식 명칭은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 2004년부터 산레모를 떠나 이탈리아 제2의 섬인 사르데냐섬에서 열리고 있다. 1973년 WRC 역사와 함께 시작된 산레모 랠리가 혼합 노면 혹은 타막 노면이었던데 반해 사르데냐는 완전 그레이블 노면. 2010년 잠시 캘린더에서 빠진 것을 제외하고 WRC 행사로는 올해로 14번째다. 올해 역시 섬 북서부 알게로에 랠리 베이스를 설치했다.

사르데냐의 흙먼지 날리는 고속 스테이지는 길 주변에 잡목이나 바위가 많아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햇빛에 바짝 달구어진 거친 노면은 타이어를 빠르게 마모시키며, 날씨도 무더워 승무원과 랠리카에 큰 부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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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는 7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올해는 코스 구성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고 20km 정도만이 새로워졌다. 토요일은 대회 중 가장 긴 28.21km의 몬티 디 알라를 포함해 3개 스테이지를 2번 반복하는데, 이 날 스테이지 합계 145km에 달한다. 사르데냐의 명물인 미키즈 점프도 토요일에 있다.

아직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십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는 누빌을 필두로 미켈센과 소르도를 엔트리했다. 지난해와 2016년 여기서 우승을 차지했던 누빌은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경쟁을 위해서도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 경기 전 누빌은 “사르데냐는 좋아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내 드라이빙 스타일이나 페이스 노트 작성 방식에 딱 맞아 떨어진다. 나와 니콜라(코드라이버인 니콜라스 질솔)는 여기서 언제나 달리기 쉽다고 느낀다. 그래서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남겼다.

금년 역시 이런 결과를 남기고 싶다. 선수권 쟁탈전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이번 경기 역시 접전일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싸인 최고의 스테이지를 달리는 기쁨을 진심으로 즐기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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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빌은 시상대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챔피언십 선두와의 점수차를 좁히는데는 성공했다


상위권 선수들에게 닥친 시련

6월 13일 금요일 데이1. 알게로 인근에 위치한 모터크로스 코스인 이티리 아레나 쇼에서 SS1이 시작되었다. 타이트한 코너가 연속되는 2km의 코스를 절반 정도 나누어 두 대의 차가 같은 방향으로 출발하는 구성. 많은 관중이 모여든 가운데 시트로엥의 오지에와 라피가 1, 2위를 차지했고 타나크, 미크, 수니넨, 누빌, 에번스, 소르도, 미켈센 순이었다.

6월 14일 토요일 데이2. 이 날은 SS2~SS9의 8개 스테이지 124.2km 구간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흙먼지가 많은 스테이지는 초반에 달리는 선수가 청소를 도맡아야 한다. 포르투갈 랠리에서 우승한 타나크는 최종 스테이지에서 페이스를 늦추어 파워 스테이지 추가 포인트를 3점만 챙겼는데, 이는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선두가 되어 청소 역할을 맡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번 청소담당은 랭킹 선두인 오지에에게 돌아갔다. 디팬딩 챔피언 오지에에게는 사실 익숙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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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노면 청소를 도맡아야 했던 오지에


오프닝 스테이지를 잡은 것은 포드팀의 수니넨. 그는 SS3까지 연속으로 잡아 종합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이어진 SS4에서 15초를 잃어 라트발라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SS5에서 시트로엥의 라피가 톱타임을 기록한 반면 팀동료 오지에는 바위를 들이박고 서스펜션이 부서졌다. 결국 주행 불가로 데이 리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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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6에서는 수니넨이 가장 빨랐지만 2위를 기록한 소르도가 타나크와 함께 종합 선두가 되었다. 반면 라트발라는 전복사고를 당했고 누빌은 라디에이터 파손으로 로드 섹션에서 응급조치를 받았다. SS7에서는 누빌이, SS8에서는 소르도가 톱타임을 차지. 소르도가 여전히 종합 선두로 2위 타나크와는 4.7초 차이다.

금요일을 마감하는 SS9에서는 미켈센이 가장 빨랐고 라피와 소르도가 뒤를 이었다. 출발 순서에서 유리했던 소르도는 그 이점을 잘 살려 금요일을 종합 선두로 마무리했다. 10.8초 차이로 수니넨이 2위였고 타나크, 미켈센, 에번스, 미크, 누빌, 라피, 하니넨, 루베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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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설코스를 달리고 있는 소르도 


타나크 독주로 토요일에 선두 등극

6월 14일 토요일. 경기 3일째인 이 날부터는 출발 순서가 전날까지의 순위에 따라 바뀐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소르도가 새로운 청소담당이다. 코스는 SS10~SS15의 6개 스테이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긴 28.21km의 몬티 디 알라 포함 3개 스테이지를 두 번씩 달리는 구성이다. 일요일에는 40km 정도만 달리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대회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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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위로 경기를 마친 에번스 


오프닝 스테이지 SS10을 잡은 것은 타나크였다. 종합 2위에 오르면서 선두 소르도와의 시차도 4.7초로 줄었다. 이어진 SS11 역시 타나크가 가장 빨랐지만 소르도도 2위 기록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타나크는 SS12까지 잡아 기어이 소르도를 제치고 종합 선두에 올라섰다. 소르도는 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오전 세션을 끝낸 상황에서 둘의 시차는 6.4초. 오후에도 타나크의 독주는 이어졌다. SS13부터 SS15까지 내리 3연속 톱타임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소르도와의 시차는 25.9초까지 벌어졌다. 소르도 17초 뒤에는 수니넨이 있고 에번스, 미켈센, 누빌, 라피, 미크, 로반페라, 코페키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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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크는 토요일에 소르도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최종 스테이지에서 일어난 이변

6월 15일 일요일. 경기의 승패를 가를 마지막 레이스가 SS16~SS19 4개 스테이지에서 열렸다. 바닷가에 마련된 2개 SS를 2번씩 달리는 41.9km 구성. 전날까지 25.9초의 리드를 만들어 낸 타나크는 물론 소르도 역시도 과감한 푸시보다는 안정적인 득점을 노렸다. 대신 현대팀의 미켈센이 연속 톱타임으로 막판 기세를 올렸다. 미켈센은 3연속 톱타임을 냈지만 종합 순위는 아직 5위. SS18을 마친 상태에서 소르도에 26.7초 앞선 타나크는 시즌 4승째가 거의 확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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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연속 톱타임에 행운까지 더해진 미켈센이 시상대에 올랐다 


이제 마지막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9 사사리-아르젠티에라만이 남았다. 미켈센이 혼신의 질주로 4분 54초의 잠정톱 기록을 냈다. 오전에 같은 코스를 달렸던 SS17보다도 5초 빠른 기록. 반면 에번스는 스테이지 막판에 실수로 미켈센에게 0.9초차 추월을 허용했다. 이어서 코스에 들어선 수니넨이 7번째 기록으로 포디엄 등극을 확정지었다. 소르도는 포인트 대신 포디엄 등극에 목표를 두었다. 스테이지 기록은 9위, 종합 순위는 2위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변이 생겼다. 타나크가 파워 스티어링 고장으로 스핀하며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겨우 복귀하기는 했지만 2분 이상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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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개인통산 2승째를 거둔 소르도 


타나크의 막판 트러블로 소르도가 우승을 차지했고 수니넨이 2위가 되었다. 게다가 미켈센은 파워 스테이지까지 4연속 톱타임에 힘입어 3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소르도는 2013년 이래 개인통산 2번째이자올 시즌 첫 번째 승리. 수니넨은 자신의 역대 최고 순위였다. 미켈센은 아르헨티나(2위)에 이은 시즌 두 번째 포디엄. 현대는 행운의 더블 포디엄 덕분에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십에서 토요타의 추격을 뿌리치고 44점 차이로 달아났다. 누빌은 비록 6위였지만 타나크, 오지에의 부진으로 선두(타나크)와의 점수 차이를 7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여러모로 현대 팀에게는 행복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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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포디엄의 결과를 낸현대는 토요타와의 점수차를 44점으로 벌렸다


소르도, 미켈센 1, 3위로 현대 독주

“믿을 수 없다. 현대 팀에서는 처음, 개인 통산으로는 두 번째 WRC 승리를 손에 넣었다. 물론 타나크와 토요타 팀에게 닥친 불운에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푸시를 멈추면 안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믿을 수없다. 우리는 주말 내내 빠르고 안정적이었다. 페이스 자체로는 타나크에 이길 수 없었지만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면서 실수는 피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잘 해냈다. 그 결과 놀라운 승리가 굴러 들어왔다.

모두에게 감사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실감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소르도의 말이다.

이탈리아에서 시즌 반환점을 돈 WRC는 7월 한 달 간 여름휴가를 가진 뒤 8월 1~4일 핀란드에서 제9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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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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