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WRC 제2전 스웨덴 랠리, 타나크가 설원의 랠리 제패
2019-03-29  |   11,968 읽음

MOTOR SPORTS / WRC 

WRC 제2전 스웨덴 랠리

타나크가 설원의 랠리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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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 유일의 풀 아이스/스노 랠리인 스웨덴. 누빌과 오지에가 고전한 가운데 토요타팀의 타나크가 우승과 보너스 스테이지까지 잡아 드라이버즈 포인트 선두로 나섰다. 현대는 누빌이 3위, 미켈센이 4위였고 로브가 7위로 경기를 마쳤다. 


WRC 제2전 스웨덴 랠리는 눈과 얼음의 랠리로 유명하다. 몬테카를로도 눈과 얼음이 많지만 모든 차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스터드 타이어를 끼고 달리는 풀 스노&아이스 랠리는 스웨덴이 유일하다. 아스팔트나 흙바닥은 아니지만 텅스텐 스터드가 박힌 타이어 덕분에 생각 이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스웨덴 랠리는 WRC 가운데서도 평균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몬테카를로를 떠난 랠리 대열은 스웨덴에서 제2전을 준비했다. 개막전의 승자는 시트로엥의 오지에였지만 현대 누빌과는 그야말로 박빙의 차이였다. 3위는 토요타의 타나크. 시상대를 세 팀이 골고루 나누어 차지한 것은 그만큼 이번 시즌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이다. 최약제로 평가받는 M스포트 포드는 스웨덴 출신이자 WRC2 챔피언 출신인 폰투스 티데만드를 스폿 참전시켜 전력 강화를 꾀했다. 포드는 에번스와 수니넨, 티데만드 외에 프라이비터인 베르테리, 토히노까지 5대의 에스코트 WRC를 투입했다. 

엔트리 리스트에는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왕년의 스타 마커스 그론홀름이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스폿 참전했다. 2000년과 2002년 WRC 챔피언을 차지한 후 2007년 은퇴한 그론홀름은 토요타 야리스 WRC를 끌고 나왔다. 페터 솔베르그와 미코 히르보넨은 히스토릭 랠리 경기에 포드 에스코드 RS1800을 몰고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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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챔피언 그론홀름이 깜짝 출전했다


현대는 에이스 누빌과 미켈센, 로브로 드라이버진을 꾸렸다. 누빌은 지난해 스웨덴 랠리 우승자이고 미켈센은 노르웨이 출신이다. 스웨덴 랠리이긴 하지만 코스 일부가 노르웨이에 속해있어 미켈센에게 있어서는 홈코스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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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랠리를 준비중인 현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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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현대팀으로 참전중인 세바스티앙 로브


누빌과 오지에에 닥친 불행

2월 14일 목요일 밤, 스웨덴 랠리 SS1이 시작되었다. 이 단거리 스테이지에서 누빌이 1위를 차지했다. 쉐이크다운 테스트에서 가장 빨랐던 누빌은 칼스타트 시내 경마장에 마련된 특설 코스(1.9km)를 1분34초9만에 주파해 종합 선두로 나섰다. 오지에와 미켈센, 타나크, 라트발라, 수니넨, 라피가 2~7위였고 그론홀름은 8위에 올랐다.   

본격적인 스웨덴 랠리의 시작은 15일 금요일부터였다. SS2~SS8의 7개 스테이지 138.04km 구간은 대부분 노르웨이에 위치했다. 3개 스테이지를 두 번씩 달린 후 토스비 서비스 스테이지 인근 8.93km 코스에서 마무리하는 구성. 오전, 추위로 단단하게 얼어붙은 노면에서 타나크가 오프닝 포함 2개의 스테이지를 잡아 종합 선두가 되었다. 하지만 서비스를 받고 오후가 되자 날씨가 풀려 상황이 바뀌었다. 눈이 녹아 차가 달릴수록 바닥이 쉽게 파여 흙바닥이 드러났다. 출발 순서가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달리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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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 로반페라의 스코다 R5 랠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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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명물 콜린 크레스트. WRC 최장 점프 구간은 콜랙 맥레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상위귄이 불리한 출발순서 때문에 고전하는 사이 포드의 수니넨이 SS3과 SS6을 잡아 선두로 올라섰다. 그론홀름은 SS4에서 코스를 벗어나 데이 리타이어. 누빌은 SS5에서 스핀해 19위, 종합 6위로 밀려났다. 누빌은 “주행 순서가 빨라 오전 중에는 너무 신중했다. 서비스에서 세팅은 잘 받았지만 오후의 미끄러짐은 생각 이상이었다. 눈길이라기보다는 그레이블 랠리 같은 느낌이었다. 아쉽게도 설벽에 충돌해 스핀하는 바람에 데미지를 입어 이후 주행에 영향이 있었다. 차 앞쪽이 부서져 제대로 운전할 수가 없었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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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5에서 스핀해 6위로 밀려났던 누빌은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선두권에 닥친 불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종합 7위를 달리던 오지에가 SS6에서 눈에 박혀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라트발라도 SS8에서 코스를 벗어나 되돌아오는 데 20분 이상을 허비했다. 금요일을 마치는 시점에서 선두는 수니넨. 2초 뒤에 타나크가 있고 다시 15.8초 뒤에 미켈센이 추격 중이다. 에번스, 라피, 로브, 누빌, 미크, 티네만드와 비에비가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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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발라는 SS8에서 코스를 벗어나 시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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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는 SS6에서 불운을 맞았다


종합 선두로 나선 타나크

2월 16일 토요일 데이3. 이 날은 SS9~SS16의 8개 스테이지로 3개 SS를 두 번씩 돌고 경마장 수퍼 스페셜 스테이지와 톨스비 스테이지를 달리는 구성이다. 오프닝 스테이지를 잡은 것은 라트발라. 하지만 타나크가 2번째 타임으로 수니넨을 1.8초 차이로 제쳐 종합 선두로 부상했다. 수니넨은 이어진 SS10에서 눈에 처박혀 시간을 크게 잃어 종합 8위로 굴러 떨어졌다. 덕분에 미켈센이 종합 2위가 되었다. 이후 3개 스테이지 톱타임을 기록한 타나크는 미켈센과의 시차를 54.5초까지 벌려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한편 3위 자리를 두고 메켈센과 누빌, 라피의 경쟁이 뜨거웠다. SS11을 마친 시점에서 3위 에번스 1.1초 뒤에 누빌이, 다시 1초 뒤에 라피가 있다. 그런데 SS12에서 라피가 종합 3위로 부상. 다시 SS13에서는 누빌이 스테이지 2위 기록으로 에번스를 밀어내고 종합 4위가 되었다. 토요일을 마치는 시점에서 타나크가 종합 선두. 54.5초 차이로 미켈센과 라피가 공동 2위인 가운데 2.3초 뒤를 누빌이 따르고 있다. 에번스, 미크, 로브, 티데만드, 비에비, 후투넨이 5~1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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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선두가 된 타나크는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로 직행했다


타나크가 챔피언십 선두

2월 17일 일요일은 SS17~SS19의 3개 스테이지 51.31km 구간에서 최후의 승부를 가렸다. 50초 이상 시차를 확보한 타나크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오프닝 스테이지인 SS17을 제압한 것은 라트발라였다. 한편 2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라피와 미켈센의 싸움은 일단 라피의 승리였다. SS17에서 라피가 미켈센을 밀어내고 단독 2위가 되었다. 이어서 누빌이 스테이지 4위로 미켈센을 제치고 종합 3위에 올랐다. 라피와 누빌의 시차는 2.5초, 누빌과 메켈센은 4.3초 차이다. 타나크는 시차를 활용한 여유 있는 주행에도 불구하고 아직 라피에 53.4초 앞서 있다. 

동일 코스를 다시 달리는 SS18. 이번에는 에번스가 톱타입, 라피가 2위, 미크가 3위 기록을 차지했다. 누빌과의 시차는 4.4초. 그런데 누빌의 4.2초 뒤에 미켈센까지 버티고 있어 2, 3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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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팀의 라피가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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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크의 우승에 힘입어 토요타가 매뉴팩처러즈 선두가 되었다


이제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19 톨스비만을 남겨두었다. 타나크가 이 스테이지까지 제압해 우승컵과 함께 추가 포인트 5점까지 손에 넣었다. 개인통산 7번째 우승. 게다가 드라이버즈 타이틀 선두로 올라섰다. 2위는 이번 시즌 첫 시상대 등극인 에사페카 라피다. 최종 스테이지에서 2위를 기록한 누빌은 팀 동료 미켈센을 제치고 남은 한 자리를 차지했다. 미켈센, 에번스, 미크, 로브, 티데만드, 베이비, 투오히노가 4~10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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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 뉴스

● 현대는 제4전 프랑스 랠리(투르 드 코르스, 3월 28~31일)에서의 드라이버 진영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현대는 누빌과 미켈센을 풀 시즌 출전시키면서 3번째 차를 소르도와 로브에 나누어 태울 계획이었지만 프랑스만큼은 미켈센을 빼고 누빌, 로브, 소르도를 투입하기로 했다. 타막 랠리에 강점이 있는 로브와 소르도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3월 7~10일 열리는 제3전 멕시코에는 누빌과 미켈센, 소르도를 엔트리한다. 멕시코가 올 시즌 첫 WRC 참전인 소르도는 2월 22~23일 포르투갈 랠리 선수권 개막전인 랠리 세라스 데 파페에 i20 R5로 참전, 컨디션을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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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WRC에서는 하위 클래스인 WRC2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스코다와 포드, 시트로엥은 물론 폭스바겐과 현대까지도 R5 머신을 선보이면서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올해부터 메이커 워크스가 참전하는 WRC2 프로 선수권이 분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R5 랠리카를 사용하는 WRC2 클래스의 프라이비터 전쟁은 한층 격렬해지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의 여파로 WRC 활동을 중단했지만 폴로 GTI WRC는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던 랠리카였다. 그 핏줄을 이어받은 폴로 GTI R5가 지난해 데뷔했다. 그리고 올 시즌 폴란드의 베테랑 드라이버인 카에탄 카에타노비치가 폴로를 타고 WRC2 참전을 공식 발표했다. 카에타노비치는 2015년부터 유럽 선수권을 3연패한 강자. 지난해까지 타던 피에스타 R5 대신 올해부터 폴로 GTI R5로 갈아타기로 했다. 코르시카 출신의 젊은 드라이버 피에르 루이 루베는 스코다 파비아 R5로 WRC2에 참전한다. 30여 년 전 활약했던 이브 루베의 아들로 유럽 선수권 ERC에도 동시에 엔트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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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A 월드 랠리 크로스 챔피언십의 제3전 벨기에전(5월 11~12일)이 무대를 옮긴다. 지금까지는 메테에 위치한 모터사이클 서킷을 이용했지만 올해는 스파 프랑코샹에서 열린다. 벨기에는 물론 F1에서도 손꼽힐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킷이다. 랠리크로스에 사용되는 구간은 스파의 상징과도 같은 오루즈 코너 부근. 관객석 가까이에는 뱅크를 붙인 와이드 코너를 설치해 박진감 넘치는 배틀이 벌어지게 된다. 타막(포장 노면) 60%에 그레이블(비포장) 40%로 구성되며 코스 길이는 913m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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