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호주 랠리, S. 오지에와 토요타가 챔피언 등극
2019-01-04  |   13,395 읽음

최종전 호주 랠리 

S. 오지에와 토요타가 챔피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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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결전지 호주에서 오지에가 6번째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매뉴팩처러즈 부문에서는 토요타가 뒷심을 발휘했다. 기대를 모았던 현대는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8년 시즌을 마무리하는 제13전 호주 랠리가 11월 15일 시작되었다. 올해는 타이틀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마지막까지 챔피언이 결정되지 않았다. 드라이버즈 타이틀은 오지에와 누빌이, 매뉴팩처러즈 타이틀에서는 포드와 현대가 근소한 차이를 유지하는 상황. 단 한 번의 실수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 위 접전이었다. 

호주 랠리는 뉴질랜드 랠리와 함께 WRC의 대표적인 그레이블 랠리. 숲을 가로지르는 거친 비포장도로에서 때때로 포장도로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노면 환경을 자랑한다. 타이트한 코너와 고속 주행이 뒤섞인 까다로운 레이아웃과 함께 일출, 일몰 때 나무숲이 햇빛을 가로막으며 일으키는 스트로보 효과가 드라이버의 시야를 괴롭힌다. 코프스 항구 주변에 마련된 스테이지는 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가장 레이아웃이 많이 바뀌었다. 


토요타 듀오가 초중반을 리드 

11월 15일 토요일 데이1은 서비스파크가 자리 잡은 코프스 항구 주변 4개 스테이지를 두 번씩 달리는 8SS 101.68km 구성. 첫날 짧은 수퍼 스테이지 2개(SS7, SS8)를 제외하고는 모두 흙길을 달리는 그레이블 노면이다. 밤에 비가 약간 내리기는 했지만 길이 진창으로 변할 정도는 아니어서 기본적으로 흙이 날려 미끄러지기 쉬운 컨디션이었다. 

8.77km의 SS1 오라라 이스트에서는 토요타 3총사 라피와 타나크, 라트발라가 1-2-3를 차지했다. SS2도 라피가 잡아 선두가 되었다. SS3에서는 오스트베르크가 2위 브린을 5.9초차로 밀어내는 빠른 페이스로 종합 선두가 되었다. SS4를 잡은 타나크는 SS5에서 하천을 건너다가 범퍼가 깨지면서 공력 밸런스가 무너져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SS8을 잡아 챔피언 타이틀 라이벌들보다 높은 종합 5위로 첫날을 마감했다. 라피 역시 강을 건너다가 엔진에 문제가 생겨 순위가 떨어졌다. 가장 강력한 챔피언 후보인 오지에는 7위, 누빌은 10위. 누빌은 SS5에서, 오지에는 SS7에서 가장 빨랐지만 막판 총력전에 들어간 토요타와 시트로엥 세력에 밀렸다. 첫날 성적은 오스트베르크가 선두, 브린 2위로 오랜만에 시트로엥이 1-2위에 오른 가운데 라트발라, 패든, 타나크, 라피, 오지에, 에번스, 수니넨, 누빌 순이었다. 

11월 17일 토요일 데이2. 이날은 SS9~SS18의 10개 SS, 130km가 넘는 하드 스케줄이었다. 그중에는 28.83km의 웰시스 크릭 리버스(SS10, SS14)가 포함되어 있다. 오프닝 스테이지인 SS9는 뉴질랜드 출신인 패든이 톱타임. 타나크는 최장 스테이지 SS10를 잡으면서 종합 4위로 올라선 후 SS11까지 잡아 단번에 종합 2위가 되었다. 반면 오스트베르크는 라트발라, 타나크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후 라트발라와 타나크가 선두로 주고받으며 토요타팀이 1-2 체제를 굳혔다. 

패든이 SS15에서 오스트베르크를 제쳐 종합 3위에 올랐지만 토요타 듀오의 두꺼운 벽을 뚫지는 못했다. SS11에서 서스펜션이 파손된 누빌은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없었다. SS14를 잡은 타나크가 데이2를 종합 선두로 마무리. 라트발라는 21.9초 뒤진 2위였고 패든이 4.4초 뒤를 추격했다. 4~10위는 오스트베르크, 라피, 오지에, 에번스, 누빌, 수니넨, 브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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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문제로 페이스가 떨어진 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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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센은 득점권에 들지 못했다


타나크, 누빌 막판에 리타이어

11월 18일 일요일 데이3. 챔피언 타이틀을 건 최후의 결전이 시작되었다. 이날은 SS19~24 6개 SS 83.96km. 3개의 스테이지를 2번씩 달리는 구성이었다. 

오프닝 스테이지 SS19는 라트발라가 잡았다. 반면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타나크는 신중을 기했다. SS20에서 패든이 톱타임을 기록한 가운데 타나크가 사고로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 라트발라가 종합 선두로 뛰어올랐다. 타나크와 패든의 시차는 12.6초. 이어진 SS21에서는 라피가 가장 빨랐다. 반면 타나크는 라트발라와 같은 기록으로 패든과의 시차를 14.6초로 벌렸다. 시즌 첫 우승 기회를 잡은 라트발라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SS22를 잡았다. 이제 타나크와의 시차는 6.3초로 벌어졌다. 반면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오지에와 경쟁중인 누빌이 아쉽게도 리타이어. 오버 스티어로 뒤가 흘러 우측 둔덕과 충돌하면서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라트발라는 이어진 SS23을 연속으로 잡으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타나크가 코스를 벗어났다가 복귀하지 못했다. 라이벌 누빌과 타나크가 자진 사퇴하면서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오지에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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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빌과 타나크가 리타이어하면서 오지에의 타이틀이 결정되었다


개인 통산 6번째 챔피언 타이틀로 로브의 아성(9회)에 한발 다가섰다. 이제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을 결정지을 시간이다.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웨딩벨스18(SS24)을 잡은 것은 오지에였다. 챔피언이 결정된 탓에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고 푸시할 수 있었다. 라피와 오스트베르크, 에번스, 라트발라가 2~4위로 추가 점수를 챙겼다. 경기 결과는 라트발라가 시즌 첫승을 거둔 가운데 패든이 2위, 오스트베르크가 3위를 차지했다. 라피, 오지에, 에번스, 브린, 헬러, 글레니, 세르데리니스가 4~10위. 토요타가 37점을 챙긴 데 반해 현대는 22점 추가에 그쳐 매뉴팩처러즈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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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라트발라의 승리에 힘입어 현대를 누르고 매뉴팩처러즈 챔피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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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를 차지한 오스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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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최종전에서 37점을 챙겼다


오지에와 토요타가 챔피언 타이틀 획득

오지에는 6번째 타이틀을 확정 지은 후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타이틀 획득에 대한 확신을 최종전 막바지에 할 수 있었으니 정말이지 엄청난 압박이었다. 라이벌들(누빌, 타나크)이 실수로 리타이어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은 기복이 심한 침체기였다. 행운도 불행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그다지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영국 랠리는 매우 중요한 경기로 여기에서 대량득점이 가능했다. 이런 좋은 팀을 떠난다는 사실이 괴롭다. 그래도 최고의 모습으로 작별을 고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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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가 개인 통산 6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한편 토요타팀의 WRC 복귀를 진두지휘한 토미 마키넨 감독은 “정말 믿을 수 없다. 내가 기억하는 가운데 가장 힘겨운 최종전이었다. 마지막에 타나크의 리타이어는 정말 아까웠다. 하지만 라트발라가 승리했고 라피가 포인트를 더해 제 몫을 해주었다. WRC 복귀 프로젝트를 3년 반 전에 시작한 데 비해서는 빠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 많은 것을 배웠고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후반기에 랠리카를 크게 진화시킬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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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에 성공은 타나크의 활약에 힘입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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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는 라트발라와 마키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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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FIA는 WRC의 연간 경기 수를 16개까지 늘리고 싶어 한다. 올해는 지난해 복귀한 터키에 이어 남미 라운드에 칠레 랠리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칠레에서는 이를 위한 준비 경기(candidate event)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칠레는 WRC를 개최하는 30번째 나라가 된다. 이밖에도 일본, 케냐, 크로아티아, 캐나다,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유치를 위한 움직임이 있다. 한편 경기당 사용되는 스테이지 거리 합계가 올해부터는 최대 500km에서 350km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지난해 394.74km를 달렸던 개막전 몬테카를로는 올해 72km가량을 단축한다. 프랑스 랠리는 스테이지 레이아웃을 많이 손볼 예정이다.


WRC2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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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는 올해부터 하위 카테고리 중 하나인 WRC3를 폐지해 클래스를 간소화한다. WRC3는 사라지지만 여기에 참전하던 R2와 R3 규정 랠리카는 여전히 엔트리가 가능하다. WRC2 클래스의 경우 대형 메이커들이 R5 규격의 신차를 적극적으로 선보임에 따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챔피언십을 다투는 현대와 포드, 시트로엥 외에도 푸조와 스코다, 폭스바겐이 R5 랠리카를 공급하거나 혹은 준비 중이다.

WRC2 클래스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온 스코다는 신형 파비아 R5와 함께 2019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해 WRC2 클래스 챔피언이었던 얀 코페키와 칼레 로반페라를 계속 워크스 드라이버로 기용하기로 한 것. 특히 로반페라는 전직 랠리 드라이버(해리 로반페라)를 아버지로 둔 2세 드라이버로 현재 랠리계에서 가장 핫한 신예. 지난해 스코다 워크스팀의 일원이 된 로반페라는 1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클래스 우승으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한편 2017년 챔피언이자 지난해 클래스 2위였던 폰투스 티데만드는 스코다를 떠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폴로 R5를 통해 WRC2에 복귀할 예정. 지난해 스페인 랠리에서 페터 솔베르그가 신차를 몰고 실전 테스트를 거쳤다. 개발 작업에는 에릭 카밀리도 참여했다. 다만 프라이비트팀을 지원하는 간접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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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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