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가 인디500에 가는 까닭은?
2017-05-08  |   19,607 읽음


알론소가 인디500에 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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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벌 코스를 고속 질주하는 인디는 F1과 경기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지난달 F1은 한 가지 뉴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진원지는 맥라렌팀의 페르난도 알론소. 그가 올해 인디500에 출장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팀을 떠나거나 F1에서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스케줄만 겹치지 않는다면 다른 카테고리에 참전하는 것이 모터스포츠계에서 그리 드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올해 인디500은 모나코 그랑프리와 같은 날 열린다. 시즌 한중간, 그것도 가장 유명한 모나코전을 포기한 채 인디500에 참전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맥라렌과 혼다, 알론소는 현재 매우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다. 페라리에서 선전하던 알론소는 2015년 맥라렌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맥라렌은 엔진 서플라이어 메르세데스가 워크스팀을 꾸리는 바람에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F1에 복귀하는 혼다로 갈아탔다. 그런데 혼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팀과 함께 알론소의 성적 또한 곤두박질쳤다. 알론소는 지난 3년간 우승 한번 없이 10위권 아래를 맴돌았다.


인디500 출전 이야기는 처음에는 농담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혼다 엔진이 올해 역시 가망 없음이 확인되자 이 농담에 힘이 실렸다. 인디에도 엔진을 공급하는 혼다와의 역학관계, 새로이 F1의 주인이 된 미국의 리버티 미디어 등이 복잡하게 얽혀든 결과물이다. 모나코전에서 잠시 공석이 되는 그의 자리는 장기휴식 중인 잰슨 버튼이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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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팀의 알론소가 모나코 그랑프리를 결장하고 인디500에 출전하기로 했다


이 두 경기는 르망 24시간과 함께 세계 모터스포츠의 3대 이벤트로 손꼽힌다. 몬테카를로 시가지에서 벌어지는 모나코 그랑프리는 F1이 결성되기 한참 전인 1929년 시작되었다. 오래된 시가지 도로를 사용하는 코스는 현대 F1 머신이 달리기에는 지나치게 좁고 구불거린다. 하지만 지중해에 인접한 아름다운 풍광과 90년간 쌓아온 수많은 이야깃거리는 모나코 그랑프리를 가장 매력적인 F1 그랑프리로 만들었다.


반면 인디500은 북미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존재. 역사는 더 오래되었다. 인디아니폴리스 스피드웨이가 벽돌 노면이었던 1911년 시작되어 100년을 한참 넘겼다. 사각형에 가까운 타원형 코스를 200랩 도는 초고속 스피드 경쟁은 마지막까지 승부를 점치기 힘들다. 지난해에는 피트인을 참아 연료를 마지막까지 쥐어짠 알렉산더 로시가 행운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알론소의 결정을 두고 동료 드라이버들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F1을 떠나 인디에 몸담은 루벤스 바리첼로는 ‘처음에는 오보인 줄 알았다’고 했다. 루이스 해밀턴은 “F1과 인디는 타이어 사용이나 서킷 뱅크 등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단기간에 배워야 한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 중 하나다. 그곳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험부족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흥미롭다”며 기대감을 비쳤다.


그의 도전을 폄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1978년 F1 챔피언이자 인디500까지 평정(1969)한 전설적인 드라이버 마리오 안드레티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초보적 오류’라며 일침을 가하며 알론소의 선택을 지지했다. “알론소가 3년간 우승하지 못했다지만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두 번이나 차지했다. F1에서 좋은 머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비판이다. 그는 경쟁력 있는 머신을 가지지 못했을 뿐 여전히 최고의 F1 드라이버임에 틀림없다. 아울러 인디500에서 함께하게 될 팀은 최근 3년 사이 두 번이나 우승했던 강팀이다. 이 프로젝트의 동기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알론소의 도전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는 티켓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인디애니폴리스에 오는 것이 아니다. 오벌 실적이 없다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지난 수십 년간 인디500에 도전했던 수많은 신인들 중 가장 자격이 있다.”


모터스포츠 역사상 F1과 인디를 넘나들며 활약한 드라이버가 종종 있다. 1960년대 짐 클라크와 그레이어 힐이 인디500에서 우승을 거두었고 에머슨 피티팔디와 마리오 안드레티도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인디500 우승자 자크 빌르너브는 이듬해 F1으로 이적해 챔피언이 되었다. 최근에는 후안 파블로 몬토야가 있다. 2001~2006년 F1에서 7승으로 활약했던 몬토야는 두 번의 인디500 우승과 챔프카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알론소 역시 그 대열에 참여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5월의 마지막 주말, 모나코와 인디애나폴리스 중 어느 쪽에서 더 흥미진진한 경기가 벌어질지 벌써부터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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