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AULT-INFINITI F1
2016-10-27  |   43,139 읽음



RENAULT-INFINITI F1

 

궁극의 자동차 경주, F1르노가 F1 팀으로 돌아왔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의인피니티와 함께. 이로써 르노는 자사의 40여 년 F1 노하우와인피니티의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엮어 시너지를 낸다는전략이다. 지난 9월 2일, 프랑스 파리 인근의 르노 모터스포츠연구개발센터에서 최신 F1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현주소를확인했다.

이후 이탈리아 몬자로 날아가 그랑프리를 관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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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뒤흔드는 고주파 굉음. 고막이 그토록 처연히 떨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왼쪽 고막을 찢을 듯 뒤흔들어댄 파동은 머리 한가운데를 꿰뚫고 반대편 고막으로 뛰쳐나갔다. 머릿속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지난 9월 4일, 이탈리아 북서부 몬자(monza) 서킷에서 치른 포뮬러 원(Formula one) 이탈리아 그랑프리 결승 현장에서였다.

1950년 시작한 이 대회의 공식 명칭은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이후 F1)’. 모터스포츠 전문가 강재형·김재호 씨가 함께 저술한 ‘F1의 모든 것’에서는 ‘바퀴가 외부로 노출된 1인승 경주차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벌이는 세계 최정상의 자동차 경주’라고 정의한다. F1은 관중 동원력이나 예산 규모 면에서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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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명 지켜보는 궁극의 자동차 경주

F1은 궁극의 자동차 성능을 겨루는 장인 동시에 거대한 국제 비즈니스의 무대다. 현재 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르노, 혼다 등의 쟁쟁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간 4,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쏟아 부어 F1팀을 운영 중이다. 또한 300개가 넘는 기업이 연간 4조원이상의 자금을 후원하고 있다. 특정 대륙 에치우치지 않은 인기 덕분이다.

이 대회의 주최자는 UN 협력기구인 국제자동차연맹(FIA). 그러나 상업적 권리와 운영권은 민간 기업 FOM이 쥐고 있다. 이 회사의 주인은 버니 에클레스톤. F1의 실질적 소유주다. 그는 동물적인 비즈니스 감각으로 F1을 세계적 흥행 이벤트로 키웠다. 지난 9월 7일, 그는 미국 케이블 기업 리버티 미디어에 F1 운영권을 4조8,000억원에 팔았다.

1년 동안 전세계를 돌며 치르는 F1을 찾는 관중은 연간 400만 명. TV로 지켜보는 이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6억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12배에 달한다. 올해기준으로 F1은 3~11월, 전세계 각지를돌며 21회의 경기를 치른다. 우리나라도

2010부터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F1을 치렀다. 그러나 적자가 누적화되면서 2013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상태다. 아직 모터스포츠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해 일반인의 관심이 적은 탓이었다. 이에 반해 몬자 서킷의 그랜드스탠드는 빈자리를 손에 꼽을 만큼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이날 기자는 아주 특별한 공간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각팀이 VVIP를 위해 마련한 패독 클럽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연습과 예선을 모두 볼 수 있는 티켓 가격만 500만원이 넘는다!

각 팀은 경기를 치르는 전세계 서킷으로 옮겨가며 패독 클럽을 운영한다. 대개 그랜드스탠드 맞은편 건물의 2층에 자리하는데, 입구에서부터 경비가 삼엄하다. 서비스는 최고다. 이용객은 경기 내내 최고급 요리를 제공받는다. 또한 실내 곳곳에달린 대형 TV로 경기를 생중계한다. 경기 전과 후엔 해당 팀의 드라이버가 패독클럽으로 올라와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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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과의 숨바꼭질 통해 기술 무르익어

사람들이 F1에 열광하는 건 상상을 뛰어넘는 스피드 때문이다. F1 경주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350k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을 3초 미만에 마친다. 물론 흔치는 않지만 고가의 일부 스포츠카도 이 정도 성능은 낸다. 그러나 F1경주차에겐 한층 어려운 도전이다. mm 단위까지 깐깐하게 못박은 규정(포뮬러) 때문이다.

따라서 마냥 크고 강력한 엔진을 얹을 수는 없다. 가령 현행 F1 경주차의 엔진은 V61.6L 가솔린 터보. 2013년까지 쓰던 V82.4L에서 다시 한번 줄였다. 그러나 준중형차급 엔진에 전기모터 두 개 더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875마력을 낸다.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현대 아반떼 스포츠보다 4배 이상의 출력을 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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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터 중 한 개는 크랭크축에 맞물렸다. 가속하지 않을 때 제너레이터로 변해 이 회전 에너지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한다. 또 하나의 전기모터는 터빈에 물렸다. 배기가스의 힘으로 터빈이 힘차게 돌 때 역시 회전 에너지로 배터리를 살찌운다.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할 땐 두 개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특히 터빈의 모터는 터보랙을 줄인다.

F1 규정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이때마다 각 팀은 규정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최고의 성능과 효율을 낼 궁리에 바쁘다.그래서 F1 경주차에는 현존하는 최신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이를테면 가장 가볍고 견고한 소재를 짝짓되 마찰과 저항은 최소화한다. 이처럼 규정과 팀이 치열하게 쫓고 쫓기는 가운데, 기발하고 창의적인 기술이 무르익는다.

나아가 F1 경주차로 검증한 기술은 양산차에 스며든다. 트랙션 컨트롤, 열에 잘 견디는 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 고속에서 차체의 들뜸 현상을 막는 공력설계(에어로다이내믹), 쇠보다 75% 가벼우면서 강도와 탄성은 7~10배나 뛰어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운전자의 시선 이동과동선을 줄인 스티어링 휠의 각종 스위치가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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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엔진+인피니티 하이브리드 기술

이번 취재는 르노-인피니티 팀의 초청으로 성사되었다. 르노는 F1에서만 50여 년간 활약한 터줏대감. F1 팀에 엔진을 공급하는 4대 업체 중 하나다. 올해부터는 직접팀을 꾸렸다. 함께 손잡은 기술 파트너는 인피니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의프리미엄 브랜드다. 인피니티 역시 지난 5년 동안 F1 팀의 후원사로 활약하다 올해는 팀으로 참가한다. 르노의 F1 노하우에 인피니티의 하이브리드 기술로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기자는 이탈리아 몬자 서킷을 찾기에 앞서 프랑스 파리 인근의 르노 모터스포츠연구개발센터를 방문했다. 르노 모터스포츠의 대표 제롬 스톨은 “우리 브랜드를 알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해 팀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2000~2006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을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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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에서 모터스포츠를 총괄하는 토마소 볼페 부사장은 “대개 하이브리드라면 효율만 떠올리는데 인피니티의 철학은 다르다. 에너지 회생 기술을 이용해 엔진의 모든회전 영역에 힘을 더해 성능을 높이고자 한다. 2011년 중형 세단 M35h(현 Q70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속 기네스 신기록을 세운 게 좋은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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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에 대한 인피니티의 접근방식은 시스템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른바 ‘다이렉트 리스폰스(direct response)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인피니티는 F1 결승 하루 전날 이번 취재에 참석한 기자들이Q50S 하이브리드를 시승할 기회를 마련했다. 우린 밀라노 인근의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두어 시간을 달리면서 ‘즉각 반응’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다음날인 9월 4일 오후 2시, 몬자 서킷에 11개 팀, 22대의 경주차가 예선 성적 순서에따라 2열종대로 섰다. 경주차 한 대당 가격이 100억원, 드라이버 한 명의 평균 연봉이110억원이니 값어치로 따지면 4,800억원이상이다. 여기에 개최권료, TV 중계료, 후원금을 합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된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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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로드맵 그린 르노-인피니티 팀

출발 신호와 함께 22대의 경주차가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며 달려 나갔다. 시작부터 선두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경주차는 초현실적으로 빨라 눈으로 좇기 피곤할 정도였다. 직선로를 쏜살같이 지날 땐 경주차의 꽁무니가 뾰족해지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선수들의 목은 대개 얼굴만큼 굵다.엄청난 가속과 감속, 회전을 목으로 버티는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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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5.793km의 서킷을 53바퀴 달린 결과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니코로즈베르크가 1위, 루이스 해밀턴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세바스찬 베텔. 아쉽게도 이번 취재를 도운 르노-인피니티 팀은 17위에 그쳤다. 하지만 정작 르노-인피니티 팀은 “앞으로 5년 동안순위를 높여가겠다”며 담담한 모습이었다.이날 몬자 서킷의 패독 클럽엔 인피니티CEO 롤랜드 크루거도 함께 했다. 그는 “모든 게 제대로 가고 있으며 우린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인피니티는 결코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인피니티의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을 대신한다기보다 자신감을 불어넣고 안전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맞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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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몬자 서킷의 시상식은 우리의붉은 악마를 연상시키는 붉은 옷과 깃발의물결로 뒤덮였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열성팬들이었다. 3위를 한 페라리 팀의 세바스찬 베텔은 물론 1위를 한 벤츠 팀의 니코 로즈베르크도 약속이나 한 듯 유창한 이탈리아어로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실 둘은 모두독일인이다.


* 글 김기범 사진 르노 모터스포츠, 인피니티,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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