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 첫 챔피언, P. 솔베르그 WRC/시트로엥, 전 경기 출전 첫해에 매뉴팩처러즈 부문 우승
2003-12-30  |   3,912 읽음
세계랠리선수권(WRC)은 스바루의 P. 솔베르그(72점)에게 챔피언의 영광을 안기고 2003년 시즌의 막을 내렸다. 노르웨이 출신으로는 사상 첫 타이틀. 12전까지 랭킹 선두를 달리던 푸조의 R. 번즈(58점)는 건강 이상으로 입원해 출전을 포기했고, 시트로엥의 C. 사인츠(63점)는 뒷심이 모자라 무너졌다. 시트로엥의 S. 로브(71점)는 솔베르그의 막판 뒤집기에 1점차로 타이틀을 놓쳤다.
매뉴팩처러즈 부문에서는 PSA 그룹의 아우 시트로엥(160점)이 데뷔 연도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면 S. 로브가 단 1점차로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시트로엥은 그룹의 형 푸조(145점)와 접전을 벌이고 스바루(109점) 이하를 멀리 따돌렸다. 산레모 랠리부터 WRC에서 철수한 현대팀은 2006년에 다시 복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13전 스페인 랠리
최종전만을 남긴 WRC 제13전 스페인 랠리는 10월 24∼26일 카탈루냐의 료레 데 마르 발착의 거리 1천553.72km, 22개 경기구간(SS) 381.18km에서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푸조 군단의 G. 파니지와 R. 번즈가 원투, M. 그론홀름이 4위였다. 형제팀 시트로엥의 P. 부갈스키가 3위. 스바루의 P. 솔베르그가 외로이 5위에 끼었다.
제1레그는 10월 24일 금요일 료레 데 마르 발착의 거리 654.07km, 8개 SS(1∼8) 146.36km에서 펼쳐졌다. 시트로엥의 S. 로브가 카탈루냐의 스페인 랠리 첫날 선두를 잡았다. SS1의 선두주자는 스바루의 P. 솔베르그. 하지만 그 뒤 2개 스테이지에서 3위로 밀려났고 발전기 교체를 하느라 50초의 페널티를 받고 10위권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 로브는 8개 스테이지에서 선두를 잡고 팀동료 C. 사인츠를 26.2초차로 따돌려 선두에 나섰다. 시트로엥은 고장 없이 매끈하게 달렸다. 포드의 M. 마틴은 3위로 들어왔다.

G. 파니지, 카탈루냐 랠리 2연승
시트로엥의 S. 로브 시리즈 선두


제2레그는 10월 25일 거리 429.69km, 8개 SS(9∼16) 131.26km에서 자웅을 겨루었다. 랠리의 중심 무대인 료레 데 마르의 비크 일대는 화창했다. 로브는 마지막 3개 스테이지에서 브레이크 고장으로 고전했으나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포드의 마틴이 강공에 나서서 로브를 위협했다. 제2레그가 끝났을 때 로브와 2위 마틴과의 시차는 20.8초로 줄어들었다.
한편 마틴은 푸조의 G. 파니지와 격전을 벌였다. 작년 이 대회 승자인 파니지는 이날 제4스테이지에서 2위로 뛰어올랐지만 다음 스테이지에서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와는 달리 마틴은 마지막 2개 스테이지에서 톱타임을 잡고 파니지를 15.9초차로 눌렀다. 스페인 본바닥의 영웅 사인츠(시트로엥)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오전 첫 번째 서비스에서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었고, 초반에 선두 그룹과의 차이를 메우려 허둥댔으나 4위로 물러나 마지막 레그에 대비했다.
10월 26일 열린 제3레그는 거리 469.96km, 6개 SS(17∼22)에서 승패를 갈랐다. 2일간 눈부셨던 카탈루냐 일대에 마침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레그까지의 선두 로브는 선두 방어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2위 파니지와는 31초차. 푸조의 파니지는 3위 포드의 마틴을 불과 10.3초차로 앞서고 있었다. 따라서 마지막 레그에서 마틴을 따돌리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스페인 랠리는 그리 간단히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로브의 타이어가 말썽을 부렸고, 파니지가 순위를 뒤집어 앞서기 시작했다. 파니지는 아르헨티나 랠리 이후 첫승을 푸조에 안겼고 스페인 랠리 2연승을 이룩했다. 2위 로브에 이어 포드의 마틴이 3위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올해의 WRC 타이틀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시트로엥의 팀동료 사인츠와 동점인 로브가 승수에서 앞서 선두. 첫날 50초 페널티를 딛고 일어선 스바루의 솔베르그가 랠리 5위로 들어와 랭킹 3위에 올랐다. 랭킹 선두를 지키던 번즈는 4위로 밀려났다.

제14(최종)전 영국 랠리
웨일즈의 숲속에서 벌어지는 WRC 제14(최종)전 영국 랠리가 11월 7∼9일 카디프 발착의 거리 1천600.32km, 18개 SS(1∼18) 401.38km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푸조의 R. 번즈가 건강이상으로 빠져 타이틀전 후보는 시트로엥 듀오 S. 로브와 C. 사인츠 그리고 P. 솔베르그(스바루) 등 3명으로 줄어들었다.
영국 랠리는 11월 7일 금요일 제1레그를 맞았다. 영국 웨일즈의 카디프 발착 거리 638.41km, 7개 SS(1∼7) 168.44km에서 첫날 싸움이 벌어졌다. 웨일즈에서 보기 드물게 햇빛이 눈부셨다. 오전의 처음 몇 개 스테이지는 드라마로 가득 찼다. 종반에 가서 타이틀전 라이벌 솔베르그와 로브가 멀리 선두로 빠져나갔다. 타이틀전의 세 번째 후보 사인츠는 오전 중 트로스코드 구간에서 탈락해 3회 챔피언의 꿈을 접었다.
6일 목요일 밤에 치러진 수퍼스페셜스테이지(SSS)에서 선두를 잡은 로브가 1레그의 첫 2개 스테이지를 잡았다. 그러나 SS4와 5의 톱타임으로 솔베르그가 선두에 나섰다. 오전의 숲속 싸움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챔피언 M. 그론홀름(푸조)은 SS3에서 탈락했다. 포드의 M. 마틴도 엔진 고장으로 간신히 서비스 에어리어로 돌아갔지만, SS4를 5km 앞두고 우승 후보 마틴은 전열에서 사라졌다. 솔베르그의 팀동료 T. 마키넨이 3위로 올라섰고 C. 맥레이(시트로엥)가 그 뒤를 이었다.

스바루의 P. 솔베르그, 시즌 4승째 차지
타이틀 잃은 로브, 팀 종합우승으로 안도


11월 8일 카디프 발착의 거리 569.06km, 8개 SS(8∼15) 143.24km에서 치러진 제2레그에서도 솔베르그가 선두를 지켰다. 1년 전 영국 랠리에서 우승했던 솔베르그는 2위 로브와 함께 타이틀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다. 그에게는 단 한번 위기가 닥쳤다. 마지막 숲속 스테이지 레솔펀에서 구덩이에 빠져 서스펜션을 망가뜨렸다. 솔베르그와 로브를 제외한 후속 대열은 경주차 사이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카디프 북쪽 스테이지에서 코스 주변에 몰려든 관중을 즐겁게 한 눈요깃거리는 마키넨(스바루)과 맥레이(시트로엥)의 접전이었다. 4회 챔피언인 마키넨은 맥레이를 끈질기게 따돌렸다.
11월 9일 최종전 제3레그이자 시리즈 마지막 날은 거리 392.85km, 3개 SS(16∼18) 89.70km에서 시즌 챔피언을 가렸다. 스바루의 솔베르그가 WRC 사상 새 장을 열었다. 시즌 4승을 거두며 1점차로 챔피언십을 잡았을 뿐 아니라 고국 노르웨이에 사상 첫 타이틀을 안겼다.
새 챔피언 솔베르그는 이날 4번 스테이지부터 랠리를 주도했다. 셋째 날 오후 2개 스테이지에서는 아예 도전자가 없었다. 오전에 약간 늦추었던 페이스를 다잡아 최종 SS18에서 톱타임을 기록했다. 2위 로브와의 시차는 43.6초.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잃은 로브는 팀의 승리로 위로를 삼았다. 시트로엥은 14전 전경기 출장한 첫해에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안개 속에서 시작되었다. 로브는 솔베르그 사냥에 총력전을 폈다. 처음 2개 스테이지에서 톱타임을 냈지만 솔베르그와의 시차를 줄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편 마키넨은 마지막 WRC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해 표창대에 오르는 감격을 맛보았다. WRC 챔피언간의 대결에서 C. 맥레이는 4위로 밀렸다. 이로써 WRC는 2004년의 새 시즌을 기약하고 2003년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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