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김의수, GT1 역전 1위 장순호·이승진, F1800 타이틀 대결
2003-10-29  |   7,975 읽음
여름 끝머리에 펼쳐진 BAT GT 챔피언십 제5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8월 30∼31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키트를 뜨겁게 달군 이번 대회에는 7천여 명의 관중이 찾아와 열전 퍼레이드를 지켜봤고, 6개 클래스 드라이버 91명은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펼쳐 박수갈채를 뽑아냈다.
시리즈 챔피언의 주인공을 가름하는 분수령인 BAT GT 챔피언십 제5전은 2위들의 반란이 불을 뿜은 무대였다. 대회 최고 클래스 GT1과 포뮬러1800 1위를 지키고 있는 윤세진과 장순호(이상 오일뱅크)가 5전에서 2003 시즌 타이틀을 확정지을 전망이었으나, 김의수(인디고)와 이승진(오일뱅크)에게 덜미를 잡히는 불운을 맞았다. 이에 따라 최종 6전(10월 12일, 스피드웨이) 체커기가 올해 챔피언을 지목하게 되었다.
GT2 부문에서는 노장 김한봉이 우승컵을 챙겼다. 이로써 개막전 이후 3연속 2위에 머물렀던 김한봉은 4전 리타이어의 아쉬움을 떨어내고 클래스 1위에 올라섰다. 이밖에 손병훈(투어링A), 김동륜(현대해상 하이카, 투어링B), 이응송(신인전)도 오랜만에 포디엄 정상을 밟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GT1·2, 투어링A 통합전

안개 레이스, 최종전 체커기가 우승자 가려
최고의 격전이 벌어지는 투어링카 통합전에서 ‘희비 쌍곡선’이 뚜렷하게 그려졌다. GT1 라이벌 오일뱅크와 인디고의 엇갈린 명암이 어느 대회보다 짙게 드리워진 레이스였기 때문이다.
BAT GT챔피언십 GT1 제5전은 윤세진에게는 통한의 한 판, 반대로 인디고팀으로서는 타이틀 2연패의 불씨를 되살린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희망의 전주곡은 30랩 통합전 오프닝랩에서 울려 퍼졌다. 예선 원투체제를 구축한 인디고 듀오 김의수와 이재우가 스타트한 이후 3그리드에서 출발한 윤세진이 앞선 주자들의 틈을 비집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윤세진에게 뒤쳐진 이재우가 설욕에 나서는 순간 스피드웨이 오메가 코스에서 파란이 일어났다. 휠투휠 레이스를 벌이던 두 드라이버의 경주차가 부딪치는 과정에서 윤세진의 투스카니가 치명상을 입었다. 파닥거리는 숨을 고른 뒤 곧바로 몸을 추스렸지만 상처 입은 오일뱅크 경주차는 달리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이 사이 폴시터 김의수는 시즌 2승을 향해 순항을 거듭했다. 고의 푸싱으로 페널티를 받은 이재우는 피트인한 뒤 트랙에 복귀해 오일기(오일뱅크)를 제쳤다. 이로써 GT1 예선 순위대로 인디고 쌍두마차 김의수와 이재우가 원투피니시를 거두었고, 3위 표창대에 오일기가 올라갔다.
최종전을 남겨둔 GT1 종합 성적은 김의수(66점), 이재우(62점), 윤세진(57점) 순. 이변이 없는 한 클래스 우승은 인디고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득점 선두 김의수는 남은 경기에서 3위 이내에만 들어도 드라이버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고, 5전에서 아쉽게 리타이어한 윤세진은 김의수가 4위 이하로 밀려나고 자신은 우승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변수가 많은 자동차경주의 특성상 2003 시즌 영광의 얼굴은 최종 6전 포디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5명이 참가한 GT2 승패도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4전까지 권오수(잭)가 선두를 지켰으나 베테랑 김한봉(펠롭스)이 5전 우승과 함께 전세를 뒤바꿨다. 두 드라이버의 점수차는 1점. 63점을 쌓은 김한봉과 그 뒤를 따르는 권오수의 대결이 6전 GT2 마지막 라운드를 기다리게 하고 있다.
18명이 맞붙은 투어링A에서는 이세창(KMC)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시즌 2승을 거둬 일찌감치 선두에 나선 이세창은 남은 1전에서 6위 이내에만 들어도 자력 우승이 결정된다. 치열한 2위 대결장에는 강현택(타키온), 손병훈(KMSA), 김영관(RTS)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손병훈은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단숨에 클래스 3위까지 뛰어올라 선두 이세창을 사정권에 끌어들였다.

하이카(투어링B)·신인전

신인전 김동선 시리즈 우승 확정
시리즈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더욱 격렬해진 순위 대결이 현대해상 하이카(투어링B) 클래스에서도 벌어졌다.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김중근(시케인)과 클래스 왕좌를 노리는 김동륜(블라스트)은 예선부터 치열한 기세싸움을 벌였다. 5전 예선의 승자는 김동륜. 이임균(NRT), 한상규(블라스트), 김중근을 누르고 폴포지션을 차지한 김동륜은 톱그리에 포진해 피니시 체커기를 꿈꿨다.
30명이 출전한 하이카 레이스에서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폴시터 김동륜이 18랩을 가장 빨리 달려 우승컵을 차지했고, 예선 순위를 바꾼 한상규와 이임균이 2, 3위 표창대를 밟았다. 반면 4그리드에서 출발한 김중근에게는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 3위까지 올라서며 표창대 등정을 기대했지만 어이없는 스핀에 덜미를 잡혀 16위로 뒤쳐졌다. 이후 매 랩마다 앞선 주자를 추월했으나 10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4전까지 지킨 클래스 1위 자리를 김동륜에게 내줘 힘겨운 최종전을 맞아야 한다.
매 대회마다 화끈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신인전은 5전에서 시리즈 챔피언을 결정지었다. 3, 4전 연승, 5전 2위 김동선(NRT, 80점)이 공동 2위 박인천과 김무연(52점)의 추격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5전 톱시터 박인천은 막판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으나, 푸싱 페널티(기록에 60초 가산)를 받고 스스로 무너졌다. 리갈의 김무연은 첫랩 때 빚어진 사고의 여파로 트랙을 떠나 시즌 목표를 클래스 2위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

포뮬러1800

선두 장순호, 허탈한 출발 범실
BAT GT 챔피언십 제5전 포뮬러1800전은 의외의 변수가 승패를 갈랐다. 이 클래스의 타이틀 후보는 오일뱅크 듀오 장순호와 이승진. 4전까지 79 대 66으로 장순호가 앞선 상황에서 5전을 맞은 라이벌은 0.126초 차 예선 기록을 보이며 근접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25랩 레이스 결과는 출발 녹색등이 켜지기 전에 이미 판가름났다. 2그리드에 포진한 장순호가 어이없는 플라잉 스타트를 범해 10초 페널티를 받게 된 것이다. 그와 달리 산뜻한 주행으로 후속 주자 10명을 이끈 이승진은 시즌 3승 우승컵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이에 따라 97 대 86으로 선두 자리를 넘겨받은 이승진은 팀동료 장순호보다 여유 있게 최종전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
페스티스트랩(1분 02초 729)을 뽑아내며 분전한 장순호는 6위. 이레인의 심페이 코노미가 시즌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고, 예선 6위 조항우(인디고)는 노리오 다케다(이레인)를 제치고 3위 표창대에 올라갔다.
포뮬러 드라이버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기대되는 정의철(모빌엣지이글), 안석원(이레인), 최해민(타이거릴리)은 이번 5전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경주차 트러블을 맞은 안석원은 한 차례 피트인하면서 완주에 만족해야 했고, 최해민은 8랩째 스핀해 피니시라인을 밟지 못했다. 그러나 매 대회마다 달라진 면모를 보이면서 빠르게 성장해 국내 모터스포츠계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모처럼 포뮬러1800전에 출전한 모델 출신 레이서 신미아(이글)는 아쉬움만 남긴 채 얼굴을 붉혔다. 포매이션랩 도중 뒤따르던 강현택(타키온)에게 경주차를 받쳐 출발 그리드에 서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강현택은 실격되었다.
한편 이벤트 레이스로 개최된 아시안 포뮬러 르노 챌린지 7, 8에서는 황진우(르노스포츠)가 연승을 차지했다. 8월에 열린 5, 6전도 석권한 황진우는 최근 열린 4전을 모두 휩쓸어 시리즈 3위에 진입했다.
2003 시즌을 결산하는 BAT GT 챔피언십 최종 제6전은 10월 11∼12일, 스피드웨이 서키트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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