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 월드 랠리카 WRC 정상정복의 임무를 안고 태어났다
1999-10-25  |   14,909 읽음
베르나 월드 랠리카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14~2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000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출전할 베르나 WRC(유럽 모델 명 엑센트 월드 랠리카) 경주차를 내놓고 WRC 정상정복을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까지 티뷰론 키트카로 F2 클래스에 참가해 온 현대자동차는 베르나 WRC를 투입하면서 미쓰비시, 도요다, 포드 등에 이어 8번째 워크스팀이 되어 다음 시즌 14전을 모두 출전하게 된다.

2.0ℓ 터보 엔진 얹어 300마력 내고
현대 참여로 워크스팀 8개로 늘어나


베르나 WRC는 현대자동차 선행(?)연구소(경인도 용인시 마북리 소재)와 영국의 MSD의 8개월에 걸친 공동개발을 통해 탄생했다. 베르나 3도어를 베이스로 했고 길이x너비x높이가 4천200x1천770x1천332mm, 휠베이스 2천440mm로 푸조 206 WRC나 도요다 카롤라 WRC처럼 몸집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4기통 2.0L 16밸브의 터보 엔진을 얹어 6천rpm에서 최고 300마력 이상의 출력이 나오고 최대토크는 53.0kg./4천rpm이다(양산차의 최대출력은 149마력, 최대토크는 19.5kg.m/rpm). 경쟁차종인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Ⅴ보다 최고출력 10마력, 최대토크 1.0kg.m/rpm이 높은 수치다.
트랜스미션은 7개 워크스팀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X트랙 제품으로 6단 시퀀셜 방식을 쓰고 액티브 4WD 시스템을 달았다. 클러치는 AP사의 3플레이트 140mm 카본 풀 타입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포장과 비포장용 두 가지를 준비했고, 앞뒤 다른 크기를 쓴다. 비포장용 앞바퀴는 304x28mm 벤틸레이드 디스크에 4피스톤 켈리퍼, 뒤는 304x28mm 디스크에 4실린더다. 포장용은 앞 368x32mm 수냉식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에 6 피스톤 켈리퍼, 뒤는 304x25mm 디스크에 4 피스톤 캘리퍼를 달았다.
서스펜션은 앞뒤 스트럿 방식에 오린스 제품의 개스식 쇼크 업소버를 달고, 타이어는 미쉐린, 알루미늄 휠은 OZ를 끼웠다. 드라이버가 탄 상태에서의 무게는 1천230kg이다.
운전대를 잡을 드라이버는 스웨덴 출신의 K. 에릭슨과 영국의 A. 맥레이다. 97년부터 현대와 인연을 맺은 K. 에릭슨은 80년 WRC에 첫발을 디딘 후 86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냈고, APRC에서는 3번이나 챔피언에 올랐다. A. 맥레이는 95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따낸 콜린 맥레이의 동생으로 92년 RAC 랠리에서 데뷔했고 지난해부터 티뷰론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
베르나 월드 랠리카의 등장으로 WRC는 한층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WRC는 미쓰비시, 스바루, 도요다, 포드 등 4개의 워크스팀이 이끌어왔지만 경쟁이 약해 큰 흥미를 주지는 못했다. 올해 푸조와 세아트 그리고 스코다가 뛰어들면서 재미를 더해가고 있고, 2000년 현대가 참가하게 됨으로써 16대(팀당 2대)의 월드 랠리카가 경쟁하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메이커들이 WRC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랠리는 진행특성 때문에 TV 중계방송에 제약이 따라 메이커의 홍보무대로서는 큰 매력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일부경기(핀란드와 호주 랠리 등)를 생방송으로 내보냈고 2000년에는 14전 중 8전, 2001년부터는 전 경기의 수퍼 스페셜 스테이지를 중계한다. 인지도를 높이기에 더없이 좋은 무대가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월드 랠리카 투입으로 도전정신, 파워, 안전성, 주행능력, 내구성, 신기술 개발 등 모터 스포츠가 추구하는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이미지를 쌓으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대표적인 랠리

WRC: 1911년 처음 시작되어 1973년부터 국제규정에 맞춰 유럽을 중심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호주 등을 돌며 연간 14회 개최되고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APRC: 1988년부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열리기 시작했고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을 돌며 6전을 치른다.



파리~다카르 랠리: 1979년 문을 연 이 랠리는 매년 1월 1일 파리(장소가 변경될 수도 있다)를 떠나 15~20일 동안 지중해와 사하라사막을 지나 1만km 이상을 달린다. 4WD가 주로 출전하고, 쌍용자동차가 94~96년 출전해 종합순위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파리~모스크바 랠리: 1907년 첫 대회가 열렸고 85년만인 지난 92년 2회 대회가 열렸다. 현재는 중단되었지만 부활 움직임이 있고 총 1만6천km 이상을 달린다.



파라오 랠리: 1982년 시작된 이 랠리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시나이반도의 사막지대를 지나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로 돌아오는 4천500km 코스다. 쌍용자동차가 96년 무쏘로 출전해 우승컵을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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