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를 읽자 시속 350km 쾌속질주의 세계
1999-02-23  |   9,558 읽음
F1 그랑프리란
50년 역사 자랑하는 세계인의 축제

F1 그랑프리의 기원은 1906년 프랑스의 르망 근처에서 ‘프랑스 오토모빌 클럽’이 주최한 프랑스GP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그랑프리의 열기는 이태리와 벨기에, 모나코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각국에서 독자적인 자동차경주가 열렸다.

하지만 각국의 모터 스포츠는 규정이 달라 국제적인 레이스로 치를 수는 없었다. 특별한 경주차 규정이 없었고, 레이스 자체도 매우 간단했다. 좌석의 숫자와 휘발유, 증기기관 등 어떤 연료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클래스를 나누었을 뿐이다. 이때의 경주차는 2시트 이상이었고 원시트카는 1911년 인디애나폴리스500 레이스(드라이버 R. 해로운)에서 백 미러가 처음 등장한 이후부터 쓰였다. 백 미러의 등장은 모터 스포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전까지의 경주는 미캐닉이 경주차에 함께 타 차가 고장나면 고치고 추월차가 있다는 등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줬다.

각국의 모터 스포츠는 1907~1939년 사이 나름대로 최저, 최대무게 등 제한규정을 갖추며 발전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1939~1945년에는 긴 잠에 빠졌다가 전쟁이 끝난 46년 프랑스에서 다시 GP를 열며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1947년 각국의 모터 스포츠 관련단체는 FIA(세계자동차연맹)를 만들었고, FIA는 그 해에 ‘F1 규정’을 내놓았다. 50년 5월 13일에는 영국의 실버스톤에서 F1 규정으로 첫 레이스를 치렀다.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해 7번 레이스를 치렀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져 77년에는 17번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해에 일정이 너무 벅차다는 의견이 나와 16번만 열도록 하는 규정이 생겼다. 이 규정은 96년 17차례도 열 수 있는 것으로 다시 고쳐졌다. F1 그랑프리는 크게 드라이버즈와 컨스트럭터즈 두 개의 타이틀이 있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레이서에게 주는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은 개막 첫해인 1950부터 생겼고 알파로메오를 몬 주제페 페리나가 초대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현재까지 세 번 바뀐 득점규정은 상위 6명에게만 점수를 주는데 91년부터 1위는 10점, 뒤따르는 6위까지는 6, 4, 3, 2, 1점을 차례로 얻도록 되어 있다. 1950년 이전에는 1위 8점, 50~90년에는 9점을 받았다.

58년 신설된 컨스트럭터즈 타이틀은 두 대의 차가 레이스에서 올린 득점을 더해 결정하는데 영국의 쿠퍼가 첫 영광을 안았다. 드라이버즈와 스트럭터즈 타이틀은 그 해 발표된 캘린더의 절반 이상 경기에 참가해야만 받을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M. 하키넨과 맥라렌팀이 각각 드라이버즈와 컨스트럭터즈 타이틀을 따냈다.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F1 그랑프리는 그동안 수많은 경주차와 영광의 얼굴들을 탄생시키며 모터 스포츠의 중심에 우뚝 섰다. F1 그랑프리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넓고도 깊어 17경기를 치른 97년의 경우 50억 명이 TV를 지켜보았고, 650명의 저널리스트와 사진기자에 의해 전세계 신문과 전문지 등에 소개되어 420억 명이 F1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력 때문에 F1은 엔진과 타이어 메이커는 물론이고 정유, 담배, 의류회사 등이 홍보무대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대한항공’이 베네톤팀의 스폰서로 F1에 참여하고 있다.

F1 서키트와 경주차
속도 빠르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

그랑프리는 어떤 서키트에서나 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FIA가 경주차의 성능향상에 맞춰 서키트의 넓이와 폭, 도로상태, 안전에 관련된 시설 등에 대해 검토한 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야만 F1 레이스를 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자격을 인정받고 레이스를 치르더라도 서키트는 유지보수를 통해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르투갈 GP(에스토릴 서키트)처럼 캘린더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F1의 무대가 되는 서키트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예전의 서키트는 모나코 GP처럼 시가지에서 열리는 레이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코너보다는 직선로를 많이 두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경주차가 지나치게 빨리 달리다 사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코너가 많아졌다.

예전의 뉘르부르크링 서키트는 길이가 22.8km나 되어 안전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비 및 인건비가 부담되고 TV 방송이 어려워 사라졌다. 현재 F1 그랑프리를 치르는 곳 중 모나코(3.328km)가 가장 짧고, 스파프랑코샹(6.940km) 서키트가 가장 길다.

무대의 주인공인 레이서들도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F1은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답게 쉽게 문을 열지 않는다. 때문에 F1 드라이버로 활동하려면 F3000 또는 F3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퍼 라이센스’를 따야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F1 레이싱팀에 입단하면 테스트 드라이버를 거쳐 그랑프리에서 뛰게 된다.

레이서가 타는 경주차의 배기량은 3.0X로 터보나 수퍼차저를 달 수 없다. 경주차의 최고출력은 컨스트럭터가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추정치에 따르면 97년형 경주차는 700마력에 이르렀고, 지난해 우승한 맥라렌 MP13은 713마력 정도를 냈다.

이 엄청난 힘으로 F1 경주차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낸다. F1 그랑프리의 최고속 랩은 71년 이태리 그랑프리에서 P. 게틴이 시케인이 없는 몬자 서키트(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 결과 300km 이상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옴)에서 세운 242.612km였다. 하지만 이 기록은 97년 같은 장소에서 D. 쿨사드가 238.036km, 이를 다시 J. 알레지가 250.295km로 갱신했다. 최저속 랩은 M. 슈마허가 모나코 GP에서 세운 104.264km다. 최고속도는 97년 J. 빌르너브가 독일 GP 직선로에서 세운 시속 351.7km다.경주차의 무게는 레이서가 수트, 헬멧 등 모든 복장을 입고 타서 600kg이고, 출력(700마력 기준):중량비는 1마력: 0.857kg이다. 1마력으로 0.857kg을 지고 달리니 속도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놀라운 속도를 내기 때문에 F1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기술이 총동원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엔진 배기량이 줄었고 연료, 타이어 크기, 차의 최저 무게와 넓이는 물론 에어로다이내믹, 전기장치 등에도 많은 제한사항을 두고 있다.

레이스 데이
3일 동안 열려 일요일에 결선

F1 그랑프리는 언제나 똑같이 3일 동안 치른다. 일요일(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에 결선을 치르므로 레이스는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오전 11시~12시, 오후 1시~2시에 레이서들은 서키트와 경주차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자유주행을 한다.

토요일은 오전에 자유주행을 하고 오후 1시~2시에 예선을 치른다. 한 시간 동안 드라이버는 최대 12바퀴를 돌고 가능한 가장 빠른 기록을 내야 한다. 기록이 가장 뛰어난 드라이버가 제1열(폴포지션)을 차지하고 순서대로 자리를 잡는다. 예선 기록이 같으면 기록이 나온 랩이 빠른 레이서가 앞자리에 선다.

7/100 규정(PP의 최고기록이 1분 40초 00이었을 때 1분 46초 99까지는 결선에 참가할 수 있지만 1분 47초 00을 넘어서면 참가할 수 없다)에 따라 스탠딩 스타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결선 그리드(출발선)는 두 대의 차가 엇갈려 서고 앞 뒤 차의 간격은 8m다.

결선은 일요일 오후 2시(지역시간을 우선으로 한다)에 막이 오른다. 결선에 앞서 오전 9시~9시 30분에 워엄업 주행을 하는데 노면상태나 기후에 따라 15분이 늘어나기도 한다. 워엄업 주행은 결선에 앞선 마지막 점검으로 압력, 온도, 습기 등 실제경주와 같은 상태에서 경주차를 테스트하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결선에서 드라이버가 달릴 수 있는 총 거리는 305km, 두 시간이 넘게 운전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저속 테크니컬 코스인 모나코 GP의 경우 레이스 도중 비가 내리면 진행중인 레이스를 멈출 수 없어 두 시간을 넘기기도 한다.

F1 그랑프리는 미국의 인디카나 CART(이상 비가 오면 경기를 중단함)와 달리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다. 타이어 메이커가 빗길에서도 그립력을 잃지 않는 ‘웨트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레이스를 멈출 수도 있다.

레이싱 팀은 최대 3대의 경주차를 준비할 수 있고 연습중 3대를 전부 테스트할 수 있다. 다만 경주차는 검차자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엔진과 섀시가 같아야 한다. 결선은 두 대가 참가하는데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경주차를 바꿀 수 없다. 다만 두 바퀴를 돌기 전에 사고가 나 경주차가 망가지면 다른 차로 바꿔 탈 수 있다. 이때 팀의 두 드라이버가 동시에 사고를 냈다면 경기에는 에이스 드라이버만 참가할 수있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