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터 챔피언십 프리뷰 - 실력차 줄어 최종전까지 살얼음판 승부 예고 한국 모터챔피언십 시리즈
1999-03-24  |   14,388 읽음
95년 문을 연 한국 모터 챔피언십 시리즈가 올해로 5회를 맞았다. 올 시즌은 경제침체의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예상과 달리 3월 21일(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10회의 레이스를 펼친다.
늘어난 경기만큼 볼거리도 풍성하다. 우선 좁아진 실력차. 프로팀은 오일뱅크, 인디고, 제임스딘밖에 없지만 지난해까지 투어링카B 클래스에서 활약하던 대부분의 레이서가 투어링카A 클래스로 진출했기 때문에 드라이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그야말로 실력으로 말할 수 있는 레이스가 펼쳐지는 것이다.
모터사이클도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125~150cc 두 클래스. 125cc는 국산 제품인 대림과 효성 중에서 결정될 예정이고, 외국산은 이태리의 아프릴리아로 결정되었다. 한국 모터사이클연맹의 신준용 사무총장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협조해 안전장비를 갖추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학생 자작차 경주와 1천500cc 포뮬러카인 주피터 레이스도 열릴 계획이다.

올 시즌 최강의 경주차는

올 시즌은 현대그룹의 한 지붕 두 가족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불꽃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로 경영권이 넘어간 기아자동차가 모터 스포츠에서 손을 떼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기아자동차는 모터 스포츠에 공격적으로 돌아섰다.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문제되었던 규정(500대 생산규정에 맞춰야 하지만 기아는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2.0X를 30대만 생산했다)이 마무리 되어(지난해의 예외규정이 올해도 인정되었다) ‘슈마 우승 만들기’에 정성을 다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현대자동차의 앞도적인 우세. 96년 등장한 티뷰론은 지난 시즌까지 3연패를 기록하며 최고의 종마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티뷰론은 국내 레이스를 주름잡고 있는 쟁쟁한 드라이버들의 ‘강력한 무기’였다. 96~97 시즌 2연패를 일궈냈던 이명목,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윤세진, 원년(95년) 챔피언 박정룡을 비롯해 언젠가 챔피언을 따낼 김한봉 등 톱 레이서 대부분이 티뷰론을 몰았다. 지난 시즌 경쟁차였던 김정수의 슈마는 덜 여물었고, 누비라 해치백은 티뷰론에 대항하기에는 무대가 너무 넓었다.

슈마의 도전과 티뷰론의 수성이 흥미
누비라는 우승보다 경험 쌓기에 주력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우선 기대되는 차가 김정수의 슈마. 기아는 지난해까지 팀 미캐닉의 손으로 다듬어져 신통치 않은 성적을 냈던 김정수의 슈마를 시흥의 소하리공장 시작차 라인에 넣어 다듬었다. 최대한 정성을 들여 올 시즌 우승을 넘보겠다는 야심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일본인 레이서 야마모토의 슈마. 지난 시즌 국내에서 포뮬러 레이서로 활동했던 야마모토는 ‘슈마’를 일본의 하세가와 튜닝숍에서 다듬은 후 개막전에 선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하게 세팅해도 그의 테크닉으로 우승을 넘보기는 역부족. 그래서 재일교포 실력파 레이서 1~ 2명이 그를 대신할 물망으로 오르고 있다.
세 번째는 기대도 못했던 이명목.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오일뱅크 유니폼을 벗은 이명목은 올 시즌 ‘포뮬러 3’ 유학을 계획했지만 일단 ‘제임스딘’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제임스딘은 이명목을 선택하고 경주차는 슈마로 결정(바뀔 가능성도 있다)했다. 이명목은 오일뱅크와의 관계가 잘 마무리 되지 않아 개운치 못한 상태인 데다가 ‘최강팀에서 활동했으니 그런 성적을 냈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도 있으므로 슈마 성적 올리기에 열중할 것이다. 기아자동차로는 손해볼 것 없는 거래다.

이밖에 심상학에 이어 모빌팀에서도 1대의 슈마를 준비하고 있어 올 시즌 모터 스포츠는 원년에 이어 5년만에 정상도전의 불길이 타오를 전망이다.
이에 맞서는 티뷰론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국내 최강팀(지난 시즌까지) 오일뱅크와 인디고가 2월부터 연습주행을 시작하는 등 올 시즌을 준비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노력 때문에 지난 시즌(1분 10초 007)보다 롱 코스(2.125km)에서 최고기록을 1초나 앞당기고 있다. 지난해 슈마가 1초 정도 뒤졌던 것을 생각하면 올 시즌 슈마는 최소한 2초 정도 빨라져야 같이 달릴 수 있다. 경주차 규정이 까다로운 국내 조건상 2초 당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우자동차는 올 시즌도 우승보다는 경험 쌓기에 힘쓴다. 드라이버는 지난 시즌 투어링카B 챔피언을 따내 이재우. 이재우는 ’97 시즌 챔피언 윤세진과 비슷한 테크니션을 갖고 있어 올 시즌 선두권을 위협하는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밖에 투어링카B 경주차는 올해도 엑센트와 라노스가 겨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참가자가 줄고 있어 큰 흥미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올 시즌 챔피언 후보와
최고의 팀은

올 시즌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드라이버 경쟁이다. 지난해보다 레이스가 한 차례 늘어났고 주행횟수, 득점규정, 핸디캡 웨이트(박스기사 참조) 등이 달라져 섣불리 우승자를 점치기 어렵다.
지난해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윤세진(오일뱅크)이 가장 유리하다. 투어링카B부터 착실히 기초를 다져온 윤세진은 지난해 마침내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반복되는 연습(지난해까지 연습주행 700회를 넘어섰음)을 통해 숙달된 테크닉과 팀의 지원, 미캐닉과의 호흡 등 모든 부분에서 다른 드라이버를 압도한다. 또한 지난 시즌까지 포뮬러카를 함께 탔지만 올 시즌은 투어링카에만 전념할 수 있어 우승 확률을 높이고 있다.
김한봉은 윤세진과 시즌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95년 이후 ‘무관’의 설움을 달래고 있는 김한봉은 팀의 지원이 오일뱅크와 같은 수준이고 미캐닉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자신이 직접 차를 세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챔피언 후보로 꼽히기에 부족하지 않다.

95년 원년 챔피언인 박정룡도 눈부신 테크닉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다툰다. 박정룡의 테크닉은 국내 최고라는 평가지만 스폰서가 없는 것이 핸디캡이다. 각종 경비 지원 등이 프로팀에 비해 떨어지고, 미캐닉도 제 역할을 다할 지 의문이다. `인터크루`에서 활동했던 미캐닉 이종근을 받아들여 핸디캡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인 만큼 둘의 팀웍이 큰 관건이 될 것이다.
96~97 시즌 2연패, 지난해 종합2위를 한 이명목은 올 시즌 제임스딘에 둥지를 틀고 새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2월 중순 3년 동안 자신을 최고의 자리에 있도록 도와준 티뷰론을 버리고 기아 슈마를 선택했는데, 개막전까지는 세팅에 무리가 있겠지만 우승을 만드는 ‘마이다스의 손’ 최상진과 호흡을 맞춰 시즌 중반부터는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부터 착실한 득점쌓기에 성공하면 시리즈 챔피언도 어렵지 않다.

슈마의 몸매 만들기에 정성을 다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김정수(이글), 팀의 지원에 따라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박시현(인터크루)도 올 시즌 주목되는 레이서고, 윤철수, 이재우 등이 이들과 함께 선두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첫 공인경기로 문을 연 포뮬러카는 챔피언을 따낸 이명목과 조경업, 한원덕의 3파전이 예상된다. 투어링카도 신경써야 하는 이명목보다는 포뮬러만 타는 조경업이 유리하고, 한원덕은 테크닉에 비해 연습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일뱅크팀은 재일교포 출신(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레이서를 포뮬러에 태운다. 늘어난 주행횟수 때문에 이명목이 포뮬러카를 포기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팀에서는 96년 이후 국내 최고팀의 자리를 지켰던 오일뱅크의 신화가 무너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 시즌 오일뱅크에 도전장을 냈던 인디고가 그 신화를 깰 주인공이다. 인디고는 올 시즌 김한봉과 김의수를 투톱으로, 포뮬러는 조경업과 김시균을 내세워 오일뱅크를 압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맞서는 오일뱅크는 이명목이 떠난 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 이준호와 장순호를 윤세진의 파트너로 맞아들일 예정이지만 인디고를 쉽게 공략할 팀웍은 아니다. 이명목을 맞아들인 제임스딘도 투 카 체제로 시즌을 치를 예정이지만 드라이버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챔피언을 넘보는 레이서들

윤세진(오일뱅크)

“2연패에 집착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시즌 국내 모터 스포츠계를 평정한 윤세진은 올 시즌 투어링카만 타 시리즈 챔피언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 3년째 미캐닉 백성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윤세진은 주행횟수가 늘어난 올 시즌을 위해 스토브 리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며 개막전을 기다렸다.


이명목(제임스딘)

“아직 팀과 정식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올 시즌 전망을 밝힐 수는 없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오일뱅크를 떠나 유학길에 오르려고 했던 이명목은 예정과 달리 올 시즌 국내 레이스를 뛰며 틈틈이 외국의 레이스문화를 접할 생각이다.


김한봉(인디고)

“올해 꼭 시리즈 챔피언의 왕좌에 오르겠다.”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되면서도 타이틀 운이 따라 주지 않던 김한봉의 각오가 새롭다. 김한봉이 올 시즌을 벼르고 있는 이유는 팀 체제가 완비되었고 투어링카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해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것임을 확신한다.


박정룡(인터내셔널 레이싱팀)

“목표는 포뮬러와 투어링카 타이틀을 동시에 안는 것이다.”

박정룡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힘겨운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지만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시즌 투어링카만 탔던 방식을 바꿔 올 시즌은 `포뮬러 기아`를 탄다. 박정룡은 올 시즌 "라이벌은 자신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원년 챔프의 영광에 대한 도전의식이 강하다.


김정수(이글 레이싱팀)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하겠다. 올 시즌은 모두가 라이벌이다.”

김정수는 올 시즌 경주차의 성능을 보완하고 테크닉을 쌓아 시리즈 챔피언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지난 시즌까지 투어링카와 포뮬러를 함께 탔지만 올 시즌은 투어링카만 전념한다. 그만큼 시리즈 챔피언 욕심도 크다.


한국 모터 스포츠의 기대주
주피터

한국 모터 스포츠를 한 단계 발전시킬 기대주 주피터가 마침내 지난 2월 21일(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의 쉐이크 다운을 통해 1년 2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피터는 98년 1월 (주)JK자동차기술연구소가 가능성을 내다보고 기획하기 시작, 8월부터 한국인 4명, 일본인 6명의 기술진이 공동으로 제작한 보급형 포뮬러카다. 기아자동차의 1.5X DOHC 엔진(미드십)을 얹고 수동 5단 트랜스미션을 썼다.
주피터는 쉐이크 다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시작차여서 마무리가 덜 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950년대 포뮬러카를 떠올리게 하는 앙증맞은 디자인과 비교적 싼 값(1천750만원, 부가가치세 별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2시트 구조의 보급형 포뮬러
1.8X 포뮬러보다 6~7초 뒤져


베이스 모델은 일본의 ‘자우르스’지만 주피터는 개발을 거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선 펜더의 모양이 독특하고, 자우르스가 원시트인데 비해 주피터는 2시트(공개 때는 한쪽 시트를 달지 않았다)를 썼다. FRP를 쓴 카울은 앞 뒤 2분할 방식으로 뗐다 붙일 수 있다. 크기는 길이x너비x높이가 3450x1480x1250mm, 휠베이스 2천100mm, 트레드 앞뒤 1천250mm로 휠베이스에 비해 트레드가 넓어 코너링 성능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블랙파이터3000 205/50ZR 15를 끼웠지만 래디얼 타이어와의 호환성도 매우 뛰어나다.

이 날 시승을 한 일본 웨스트사의 가미타니 사장은 “한국 모터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금방 태어난 차라 아직 손볼 곳이 많다. 주피터 레이스가 활성화되면 한국 모터 스포츠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고속도 160km, 평균 랩타임 1분 12초 정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천800cc 엔진을 얹은 ‘포뮬러 현대’나 ‘포뮬러 기아’보다 6~7초 정도 뒤지는 수준이다.
JK자동차기술연구소는 주피터를 올해 일본으로 30대 수출해 원메이크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국내에서 주피터 레이스가 활성화되려면 최소 15대 이상이 팔려야 한다. 이를 위해 JK는 차 값의 반만 받은 후 반은 한 달 후에 받는 등 할부판매 조건을 생각하고 있다.
주피터는 5월 10일부터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도 선을 보인다.

알면 재미가 두 배인 올해 규정
올 시즌 한국 모터챔피언십 시리즈는 특별전(메이커 지원)을 비롯해 8개 클래스에서 기량을 겨룬다. 주목되는 분야는 신설된 모터사이클과 대학생 자작차 경주차 및 주피터 레이스, 신인전 등으로 많은 관심과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신인전은 1천500cc 경주차만 참가할 수 있다. 또한 메이커별로 나뉘었던 원메이크전이 올해는 현대+대우+기아 통합전으로 치러진다. 웨트 타이어는 지난해처럼 1세트만 사용할 수 있다.
득점규정은 지난해보다 축소되었다. 1~10위는 15~1점을 얻고, 최종전은 5점이 더해진 20~1점이다. 핸디캡 웨이트는 대폭 조정되었다. 지난해까지 핸디캡 웨이트는 60kg으로 하향평준화를 통해 경쟁의 폭을 넓히려는 주최측의 의도와 달리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 시즌은 80kg의 밸러스트를 얹어 드라이버의 기량에 따라 승패가 엊갈릴 가능성이 크다. 핸디캡 웨이트 대상자가 4위 이하일 때는 20kg이 줄어들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 전 경기의 핸디캡 웨이트를 적용 받는다.
투어링카A, B와 포뮬러카는 ECU와 배기 매니폴드를 자유롭게 튜닝할 수 있어 지난 시즌보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으므로 랩타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상금은 결승에 참가한 경주차 수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메인 스폰서의 유무에 따라 조정된다. 규정 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주행횟수가 늘어난 것이다. 투어링카A, B는 롱코스(2.125km)와 숏 코스(1.8km)가 지난 시즌보다 5랩이 늘어난 30주를 달린다. 포뮬러는 10랩이 는 25주. 이에 따라 지난 시즌까지 투어링카와 포뮬러카를 함께 탔던 드라이버들이 올 시즌에는 한 분야만 출전할 확률이 높아졌고, 엔진 내구성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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