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와 F1800의 드라이빙에서 느끼는 차이점 두 경주차는 각기 다른 테크닉을 써야 한다
2000-02-24  |   8,468 읽음
브레이킹 테크닉
브레이크의 성능은 레이스의 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빨리 짧게 멈출 수 있다면 그만큼 시간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F3 경주차의 브레이킹 성능은 F1800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예를 들어 용인 에버랜드 서키트 메인 스트리트에서 첫 번째 코너로 들어가기 전 F1800의 최고속도는 약 185km 정도다. 이때 코너링 때의 속도인 110km로 줄이기 위해서는 코너 진입 50m 전에서 브레이킹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코너를 빠져나올 수 있다.

지난해 가을 필자는 네덜란드에서 F3를 처음 시승해 보았을 때 직선에서의 최고속도가 약 240km 이상 나왔고, 첫 번째 코너의 집입 속도가 90km 정도였다. 이때 필자는 코너 진입 전 70m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국내에 돌아와 F1800으로 연습을 하면서 F1800의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F3 경주차의 브레이킹 성능은 뛰어났다.


엔진 출력
F1800을 타던 필자가 F3 경주차를 타면서 가장 적응하기 쉬웠던 부분이 바로 엔진의 최고 출력이었다. F3의 최고출력은 215마력으로서 레이싱 엔진으로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150마력에 불과한 F1800에 비해 직선 코스에서의 가속력은 월등하게 뛰어나다.

고출력 엔진으로 직선에서의 빨라진 주행속도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 있는 레이서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엔진의 액셀 페달의 반응이 너무 민감해 조금만 실수하면 엔진 회전수가 레드 라인을 넘어서 스핀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문에 경주차를 다룰 때는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다뤄야 한다.


기어 조작
F3 경주차의 기어 조작은 F1800과 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 즉 F3의 2단 기어가 F1800의 1단 기어 위치에 있어 처음 F3를 탔을 때 기어 조작에 적응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F3와 F1800 모두 클러치를 사용하지 않고 기어를 변속할 수 있지만 F3 머신은 기어변속을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할 수 있는 기어조작을 할 수 있는 스피드 시프팅이 가능하다.

특히 F3의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는 F1 스타일의 기어변속 페달은 손으로 조작하면 엔진 점화타이밍을 0.005초 동안 끊어주어 오른발 액셀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기어가 변속된다. 기어가 고단으로 변속될 때 손가락으로 페달을 올려주면 된다. 처음에 이런 변속장치를 접했을 때는 약간 이상했지만 몇 차례 랩 주행을 한 뒤에는 익숙해졌다.

하단으로 기어를 변속 할 때는 F1800과 비슷하게 클러치를 사용하지만 힐 앤 토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엔진 반응이 너무 민감해 힐 앤 토를 사용하면 rpm이 레드 라인을 넘어서는 오버 레빙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F3는 엔진 회전수가 7천500을 넘지 않기 위해 엔진 브레이크도 가급적이면 피한다.
드라이빙 스타일
F3는 F1800 경주차와 차급에 차이가 있어 운전하기가 어려운데 대략적으로 보면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F3와 F1800 경주차 모두 파워 스티어링이 아니지만 F3의 노면 접지력이 월등히 뛰어나 스티어링 휠 조작에 많은 힘이 들어간다. 특히 고속 코너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매우 무겁게 되어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

두 번째 F3가 F1800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내 그에 따른 가속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차가 더 빠른 만큼 더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계속적으로 집중하면 그만큼 많은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드라이버의 체력과 건강이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면 드라이빙을 할 수 없기에 테스트중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세 번째 F3가 높은 G포스를 코너링 때와 브레이킹 때 내 전투기 조종사들이 느끼는 다리에 피가 쏠리는 현상을 체험한다. 이럴 경우 다리의 근육과 심장이 튼튼하지 않으면 피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뇌 운전하는 양팔에 힘이 많이 든다. 또한 코너링 때 높은 G포스가 목의 근육을 피곤하게 만들어 집중력도 떨어뜨린다.

위 세 가지는 필자도 F3 경주차를 타면서 느꼈던 것으로 특히 네덜란드에서 연습주행을 할 때 코너링중 목 근육에 통증이 와서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경험도 있다.

이에 비해 F1800은 신체가 건강(일반적으로)한 드라이버면 오랫동안 연습을 하거나 레이스 때도 큰 문제가 없다.

필자는 지난해 경상남도 창원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F3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가한 이후 왜 F1팀들이 F3 톱 드라이버들을 F1 테스트 드라이버로 스카우트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달라라 섀시(90% 정도를 차지한다)와 성능이 비슷한 무겐 혼다. 오펠, 도요다, 푸조 등의 엔진으로 실력과 집념에 따라 경기결과에 나타나기에 F3는 과연 F1을 향한 관문으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F3의 환상적인 테크놀러지와 스피드를 잠깐만이라도 만끽한 필자는 F1800으로 돌아와서도 다시 F3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다시 F3를 탈 수 있도록 F1800 드라이버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본 국내 팬들과 인디고팀 그리고 금호타이어와 많은 스폰서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기회가 있을 때 지면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