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와 F1800의 메커니즘은 어떻게 다른가 F3는 고급 포뮬러의 첫 단계
2000-01-30  |   10,450 읽음
호주에서 처음 포뮬러카를 탔을 때 필자의 꿈은 국제경기에서 유명 드라이버들과 어깨를 겨루며 마음껏 달려보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26~28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열린 코리아 그랑프리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뜻깊은 대회였다.

F3는 F1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코스로 고도의 드라이빙 테크닉이 필요하다. 새로운 F3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인디고 레이싱팀과 금호타이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F3 참가는 필자의 레이싱 경력에 큰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 발전의 디딤돌이 되리라고 믿는다.

F3와 F1800의 기술적인 비교
F3와 F1800의 기술적 차이는 한마디로 표현해 하늘과 땅이라고 할 만큼 크다. 필자는 드라이버여서 미캐닉처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F3와 F1800을 비교하기는 부족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드라이버의 관점에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교해 보려고 한다.

포뮬러 주니어인 F1600부터 최고봉인 F1까지 공통적인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보디가 모노코크로 되어 있고, 미드십 엔진에 리어 트랜스미션을 쓰는 점이다. F3는 여러 종류의 포뮬러 중에서 카본 파이버 보디와 공기역학을 최대한 이용해 엄청난 다운포스를 끌어내는 고급 포뮬러의 첫 단계다.

모노코크 보디
F1800의 섀시는 `튜뷸러 스페이스 프레임 세미 모노코크`라는 명칭을 갖고 있는데 차의 몸체인 섀시를 쇠파이프로 용접해 기본틀을 만들고 그 위에 알루미늄 재질의 보디를 얹은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1960년대 F1 머신이 사용하던 것으로 가장 기본적인 섀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F3 경주차의 모노코크 보디는 알루미늄이 아닌 카본 파이버로 되어 있다. 카본 파이버는 쇠에 비해 무게가 1/2밖에 안되고 2배나 단단해 1983년 F1 맥라렌팀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현재는 F1은 물론 F3000, F3 경주차의 보디는 모두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로 만들어졌다. 또한 FIA 안정규정에 따라 섀시 양쪽 옆에 머리를 보호해 주는 패딩이 되어 있다. 하지만 F1800은 아직 적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F3의 모노코크 보디는 F1800 보디보다 훨씬 견고하고 가벼우며 안전하다.

공기역학
요즘은 경주차의 공기역학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로 우승이 결정된다. 특히 포뮬러카는 공기역학에 따른 차이가 크다. 공기역학의 역할은 최고의 다운포스로서 경주차의 코너링 능력을 최대화시켜주는 동시에 최저의 공기저항을 만들어 직선거리에서 최고속도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모든 F3 경주차는 풍동실험을 거쳐 디자인하므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성격을 갖추고 있지만 F1800은 1960년대 초 F1 머신의 기본 윙과 스포일러 디자인으로 만들어 다운포스가 낮고 이 때문에 `로 다운포스` 경주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운포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F1800의 프론트와 리어 윙을 자세히 살펴보면 윙 중심부가 평면이고 뒤쪽에 비행기의 플랩처럼 생긴 `거니 플랩`이 있다. 거니 플랩은 공기가 경주차의 날개 위로 올라가게 만들어서 다운포스를 만든다. 반면 F3 윙을 보면 뒷부분의 날개 위에 여러 개의 작은 날개들이 있어 더 많은 공기를 올려보내 큰 다운포스를 만들어 준다. 이런 윙의 구조는 공기저항을 일으키지만 F1800보다 높은 출력을 갖고 있는 F3의 고출력이 공기저항을 이겨낸다. 이것이 첫 번째 차이다.

F3는 경주차의 밑바닥이 `그라운드 이펙트(ground effect)`를 만든다. 이는 비행기 날개를 거꾸로 만들어 놓은 듯한 구조로 경주차가 노면과 더 붙어서 달릴 수 있게 한다. F3를 거꾸로 올려놓고 보면 뒷부분에 디퓨저라는 장치가 있는 데 이는 머신의 아랫부분을 통과하는 공기가 뒷부분으로 가면서 가속이 붙어 경주차를 노면과 더 밀착시켜 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F3 경주차가 내는 공기역학의 힘 중 60%는 이 그라운드 이펙트에서 만들어진다. F3는 3G의 다운포스를 만들 수 있지만 F1800은 1.5G 밖에는 만들지 못한다.엔진
F3와 F1800는 엔진 성능의 차이도 크다. 필자의 F1800 엔진은 현대의 1.8ℓ 4기통 엔진에 ECU 데이터를 튜닝한 145마력 엔진이지만 스로틀 리스펀스는 일반 1.8ℓ 엔진보다 뛰어나다.
F3 엔진은 레이싱용으로 만들어진 2.0ℓ 320마력 자연흡기 엔진이지만 지름이 26mm인 공기흡입제한장치를 달아 215마력 정도로만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엔진 스로틀 리스펀스는 정말 대단하다. F1800을 탈 때 액셀 페달을 2천rpm까지 밟고 있을 정도의 조작이면 F3는 6천rpm을 가르킨다.

브레이크/트랜스미션/서스펜션
F3는 F1800보다 훨씬 빨라 당연하게도 브레이크가 더 크다. F3의 브레이크는 2개의 피스톤에 브렘보 캘리퍼와 구멍이 뚫린 디스크여서 열처리가 쉽다. 이에 비해 F1800의 브레이크는 1개의 피스톤에 브렘보 캘리퍼와 평판 디스크를 사용한다. F3 브레이크의 패드는 F1800보다 2배 정도 커 제동력이 좋다.

트랜스미션은 두 경주차 모두 `휴렌드` 제품을 쓰고 있지만 F3는 5단, F1800은 4단 전진기어로 되어 있고, 기어 변속 때 클러치를 쓸 필요가 없는 `비 싱크로 도그 링` 기어 변속방법을 쓰고 있다.
서스펜션도 같은 타입이다. 더블 위시본에 푸시로드에 연결된 쇼크 업소버 시스템이다. F3 앞에 있는 쇼크 업소버는 F1800의 2개에 비해 1개로 연결되어 있다. F1800은 저속 코너링 때 왼쪽과 오른쪽 서스펜션이 따로 움직이기에 적합하지만 고속 코너링에서는 보디의 롤링이 적은 모노 쇼크 업소버를 사용한다.

데이터 기록 시스템
F3 경주차가 특별(F1800에 비해)한 것은 디지털 계기판과 데이터 수집 기록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 기록 시스템은 50여 가지의 경주차 상태를 기록하면 레이스 상황및 경주차의 상태 등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

필자가 운전대를 잡은 GM 레이싱의 오펠 F3 경주차는 보쉬 데이터 기록 시스템을 쓰는 데 주행할 때마다 머신의 모든 움직임을 기록해 컴퓨터로 분석한다. 미캐닉에게는 경주차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드라이버에게는 다른 이와 비교해서 어느 구간에서 어느 정도 속도를 더 낼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F1800의 계기판은 기본적인 rpm 게이지와 수온계만 있지만 F3의 디지털 계기판은 드라이버가 원하는 10여 개의 정보를 레이싱 중에도 바꾸어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외에도 F3와 F1800은 많은 점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F1800은 레이싱 머신의 값을 최저로 낮추는 목적을 가졌고, F3는 고속주행을 위한 완벽한 경주차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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