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카를 만들자 1
2000-03-26  |   7,673 읽음
지난 호까지 경주차의 공기역학을 다뤄 보았다. 그에 앞서 다뤘던 경주차의 하체를 더하면 주요한 기능을 한 번 훑어본 셈이다. 따라서 이번 달부터는 본격적으로 포뮬러카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다. 그동안 경주차를 둘러싸고 소개한 글들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고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다만 차를 개조하거나 손질하면 차의 성능이 올라간다는 사실만은 이해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KARA 규정 따르면 완성 후 실전 투입
세부사항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해야

양산차의 틀을 그대로 두고 갖가지 손질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 정도로는 속이 차지 않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런 사람들이 도전해 볼 만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포뮬러카를 만들기로 한다. 자칫 상당히 전문적인 이야기가 될 가능성, 아니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이 점을 생각해 필자는 쉽고 간단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택했다. 필자는 지난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한국의 대학생들이 만든 경주차를 본 적이 있다.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어 반가웠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학생들에게도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포뮬러카를 만들 때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포뮬러카를 만드냐를 놓고 검토한다면, 한국에서는 포뮬러 코리아의 규정이 먼저 떠오른다. 경주차를 만들 때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의 경주차 규정에 따라 만들면 완성된 뒤 곧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포뮬러 코리아는 한국에서는 유일한 포뮬러카일 뿐 아니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힘을 덜 들이고 포뮬러카를 만들기 위해 KARA 규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지만, 될 수 있는 대로 규정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먼저 포뮬러카를 만들려면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 설계도는 플로우 차트처럼 매끄럽게 진행되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어떤 포뮬러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기 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데 이때는 기획력과 철저한 조사가 따라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기본 계획을 잡는다. 경주차의 형태는 어떻게 될 것이며 기본 규격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결정한다. 이같은 레이아웃에 따라 경주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수집한다.

경주차에 대한 설계는 이때부터 시작이다. 지금까지 세웠던 계획들을 도면으로 그리면서 차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 경주차의 형태가 갖춰졌으면 모양을 만들어서 이를 조립한 후 세팅하면 경주차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경주차로 쉐이크다운 테스트를 가진 후 드러난 문제점을 제거하고 개량하면 레이스에 투입할 수 있는 경주차가 완성된 것이다. 경주차를 만드는 과정이 매우 간단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처음 차를 만들 때는 우선 순위를 정하지 못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경주차의 완성도도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세부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경주차를 만드는 과정을 10단계로 나누고 그에 대한 내용을 차례로 짚어보자.1. 초기계획(조사 ·기획)
먼저 계획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자금을 무한정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이 포뮬러카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령은 양산차의 부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포뮬러카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은 무엇이든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앞서 경주차 서스펜션에 관해 쓴 글을 기억한다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포뮬러카에 돌려 쓸 수 있는 부품을 고르는 데서 일을 시작한다. 경주차 서스펜션은 당연히 위시본이다. 만들고자 하는 포뮬러카의 레이아웃에 맞는 위시본 서스펜션 부품을 모아들이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런 다음 어떤 동력계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그리고 드라이브샤프트의 구동계, 브레이크와 허브를 고르는 작업이다. 경주차는 일반적으로 미드십 엔진과 리어 엔진을 쓰고 있다.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차는 대부분 앞 엔진, 앞바퀴굴림 방식을 쓰고 있다<그림 1>.

여기서 앞바퀴굴림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포뮬러카 뒤에 얹으면 일은 아주 간단하다. 다시 말하면 엔진, 트랜스미션, 드라이브 샤프트 그리고 허브와 브레이크까지 몽땅 뒤로 옮기는 방법이다<그림 2>. 이렇게 하면 엔진이 결정되면서 허브까지 같은 메이커의 부품을 그대로 쓰게 된다. 돈을 적게 들이려면 배기량이 작은 차를 고른다(1천cc 앞뒤가 적당하다). 배기량이 작아도 완성된 포뮬러카의 무게는 400kg에 불과하기 때문에 속도는 상당히 빠를 것이다. 한국에서는 현대, 기아와 대우자동차가 있다. 쓸 만한 엔진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그 중에도 엔진은 될 수 있는 대로 작고 가벼운 것을 골라야 한다. 동시에 출력이 높은 엔진이 바람직하다.

2. 기본계획(레이아웃 검토)
다음으로 경주차의 레이아웃을 검토한다. 5분의 1 스케일로 간단한 그림을 그린다. 엔진, 트랜스미션, 라디에이터, 소화기, 연료탱크 등 5분의 1 스케일의 두꺼운 판지 형틀을 만든다. 그런 다음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를 따져나간다.
실제로 해 보면 정말 즐거운 작업임을 알 수 있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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