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과 CART에 출전하는 포뮬러카 생김새는 닮았지만 속은 전혀 다르다
2000-03-26  |   10,235 읽음
포뮬러카의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것이 바로 F1과 CART다. 하지만 겉모습만 비슷할 뿐 속을 들여다보면 내용은 전혀 다르다.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는 닮은꼴이지만 F1이 유럽을 중심으로, CART는 미국에서 태어나 발전해 오는 등 태생부터 차이가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다
세계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 F1은 다분히 유럽 중심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를 공감하고 있는 것은 빛나는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F1 그랑프리가 처음 개최된 것은 1950년. 하지만 다임러 벤츠 이래 113년이 모터 스포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럽에서의 모터 스포츠 열기는 뜨거웠다.
F1 그랑프리의 기원은 1906년 르망 근처에서 벌어진 프랑스 그랑프리로 거슬러 오른다. 이후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도 메이커들은 전쟁을 통해 얻은 기술을 자동차에 쏟아붓기 시작했고, 경주차의 성능은 좋아졌다.

1947년에는 세계자동차연맹인 FIA가 정식으로 발족하며 그랑프리의 새로운 규정 포뮬러1(F1)을 만들었다. 포뮬러란 공식, 규격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파생된 포뮬러카는 엄격한 공식아래 동일한 규격을 갖춘 경주차를 뜻한다.
F1은 초기에는 페라리,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등 이태리 메이커가 GP를 주름잡았다. 60~ 70년대는 영국의 쿠퍼 클라이맥스. BRM, 로터스 등이 강자로 떠올랐다. 80년대 들어서는 페라리, 맥라렌, 윌리엄즈 세 팀의 경쟁이 흥미를 주었다. 90년대 들어서도 이같은 판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98년을 정점으로 페라리와 맥라렌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F1이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던 것에 비해 가장 미국적인 모터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는 CART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했다. CART의 기원은 1911년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인디500(800km)이 시초다.
인디500 개막(5월 11일 메모리얼 데이)에 맞춰 현재 CART나 IRL의 모태가 되는 미국 드라이버즈 선수권전이 시작되었다. 이 레이스 중 인디500은 언제나 최고 위치를 차지했고, 레이서들은 시리즈 챔피언보다 인디500에서 우승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겼다. `인디카`라는 이름도 인디500 레이스에 출전하는 경주차를 부르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레이스 주최자는 AAA(아메리카 자동차협회).

하지만 50년대 들어 잦은 사고로 레이스가 위축되면서 주관단체가 여러번 바뀌기도 했다. 현재의 CART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78년 `인디카 월드 시리즈`로 새롭게 이름을 바꾸며 새 출발한 CART는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FIA(구제자동차연맹)도 F1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현재의 CART 시리즈가 생긴 것은 97년으로 CART는 인디레이싱리그(IRL)과 완전히 결별하면서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경주차는 `챔프카`라고 부른다.

서키트의 형태
F1과 CART를 구분하는 것 중 하나가 서키트다. F1을 치르기 위해서는 FIA의 공인을 받아야 하는데 길이가 최소 3.6km 이상으로 안전규정에 합격해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롭다. 올 시즌에는 17개국에서 레이스가 펼쳐지는데 이중 시가지 서키트는 개막전이 열리는 호주와 50년 전통을 갖고 있는 모나코 그리고 캐나다 그랑프리다.
F1 서키트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예전에는 대부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코너보다는 직선을 많이 두었다. 이때문에 뉘르부르크링 서키트는 길이가 22.8km나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경주차가 지나치게 빨리 달리다 사고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코너를 많이 두고 있다. 현재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서키트 중 가장 짧은 곳은 모나코(3.328km)가 가장 짧고, 벨기에 그랑프리가 열리는 스파프랑코샹(6.940km)이 가장 길다.CART는 올 시즌 3월 26일 홈스테드 개막전을 시작으로 20전을 치르는 CART는 시가지와 오벌 그리고 서키트가 각각 7, 9, 4곳으로 전통적인 오벌 레이스에 유럽의 F1을 접목했음을 알 수 있다. 오벌 코스는 1.6~ 3.2km까지 다양하다.
CART가 유럽의 F1을 받아들였기에 두 포뮬러 레이스간 드라이버의 교류가 활발할 수 있었다. 92년 월드 챔피언 N. 만셀은 94년 CART 왕좌에 올랐고, 95년 CART를 석권한 J. 빌르너브는 97년 월드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자연흡기 3.0 vs 터보 2천650cc
F1을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경주차 성능 때문인데 이중 엔진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F1 엔진은 1천500cc 수퍼차저와 4천500cc 자연흡기 엔진에서 시작되어 변화를 겪었다. 77년에는 르노가 터보 엔진을 내놓아 터보 전성기를 맞이하는 데 가장 많은 덕을 본 메이커는 일본의 혼다자동차다.
혼다는 86년부터 91년까지 엔진 부분 챔피언십을 따내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88년부터 터보 엔진은 막을 내리고, 99년부터는 3천500cc 자연흡기 엔진시대가 열렸다. 다시 이 배기량이 현재의 3천cc로 줄어든 것은 95년으로 94년 산마리노 그랑프리에서 A. 세나가 보호벽을 들이받고 숨지는 사고가 나자 FIA가 규정을 손질한 것이다. 현재 F1 경주차의 엔진은 710마력 이상이 나오고 최고속도는 35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챔프카는 배기량 2천650cc에 터보를 달아 지난 96년까지는 800마력 이상의 괴력을 뿜어냈다. 하지만 97년부터 주최측이 안전규정에 의해 터보의 압력을 제한하는 `팝 오프 밸브`를 관리하면서 100마력 정도 줄었다.
엔진은 전통적인 포드와 벤츠를 비롯해 94년 혼다, 96년 도요다가 뛰어 들어 4강 구도를 갖췄다. 현재 최강 엔진은 혼다. 혼다는 참전 3년째인 `96 시즌 첫 챔피언을 손에 넣어 확실한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97년 벤츠에게 자리를 내주기도 했던 혼다는 98~99년 연속으로 타이틀을 잡았다. CART 레이스는 초고속 오벌 코스에서는 300km 이상으로 달려 엔진 내구성이 뒷받침되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타이어
엔진과 섀시 이외에 레이스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타이어다. 모든 조건이 같다면 타이어 선택을 잘한 팀이 승리한다는 것은 국내 모터 스포츠를 통해서도 알려졌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이어는 던롭, 미쉐린, 굳이어 등 세계적인 타이어 메이커의 경쟁무대였다.
현재 F1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메이커는 일본의 브리지스톤이지만 2001년부터 미쉐린이 BMW 윌리엄즈에 타이어를 제공하며 복귀할 예정이어서 브리지스톤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F1에서는 규정으로 한 경기에 쓸 수 있는 타이어를 정해 놓았다. 마른 노면에서는 최대 40개, 적은 노면에서는 28개의 타이어를 신을 수 있다.
CART는 지난해 파이어스톤(일본 브리지스톤의 자회사)과 경쟁하던 굳이어가 발을 빼면서 원메이크화되었다. CART도 F1과 마찬가지로 예선전용 타이어가 없고 한 경기에 28개, 예선은 8개만 신을 수 있다. CART의 타이어 수가 적은 것은 코너가 많지 않아 타이어 마모가 덜하기 때문이다. 연료
F1 경주차는 배기개스를 줄인 휘발유를 쓰는데 오염에 대해 가장 엄격한 것으로 알려진 EEC 표준을 만족시킨 제품을 쓴다. 한때는 배기개스를 줄이기 위해 탄화수소가 포함된 기름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FIA가 일반차의 오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트기 위해 이 규정을 없앴다.
기름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그 해에 사용할 120ℓ의 휘발유 샘플을 제출하면 FIA가 이를 검사해 승인해 `코드`를 부여한다. 레이스 도중에도 이를 점검하는 데 샘플과 차이점이 발견되면 그 레이스의 성적을 무효로 처리하고 있다.

CART는 휘발유에 비해 연비가 60% 정도인 메틸 알코올을 쓰고 있다. 메틸 알코올은 휘발유와는 달리 산화질소를 내뿜지 않아 미국환경규제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메틸 알코올은 불이 붙어도 물로 끌 수 있다. CART 레이스에서 피트 작업 후 피트 아웃하는 경주차에 미캐닉이 물총(?)같은 것으로 연료주입구에 물을 뿜고 있는 것은 불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불이 났을 때 불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F1의 연료탱크 크기는 자유지만 CART에서는 130ℓ로 제한하고 있다.

피트 크루
F1에서는 일부 드라이버들이 레이스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레이스중 급유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피트 스톱은 관중들에게 레이스 이외에 또 다른 재미를 주어 개정 움직임은 거의 없다.
레이스중 타이어를 바꿔 끼우고 급유를 하는 것을 피트 크루라고 하는데 F1에서는 18명이 피트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롤리 팝이라고 불리는 수석 미캐닉의 지휘로 작업을 하는 데 타이어와 급유를 동시에 진행하는 데도 10초 이상을 허비하지 않는다. 피트 크루가 늦어지면 그만큼 경쟁자에 비해 처진다.
이에 비해 CART는 피트 크루 인원이 F1의 1/3인 6명으로 제한된다. 때문에 피트 작업에서도 12~13초 이상 걸린다. 하지만 풀 코스 경보가 내린 후에도 피트인해 정비를 받을 수 있어 CART는 레이스의 흐름만 잘 읽는다면 한참 처져 있어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포인트
레이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규정을 잘 알아야만 한다. 이중에서 득점규정은 누가 더 빠른 가를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F1과 CART는 전혀 다른 방식을 쓰고 있다.
F1의 채점 방식은 조금씩 바뀌어 왔는데 50~ 60년대는 1~5위까지 8, 6, 4, 3, 2점을 주었고, 61년부터는 9, 6, 4, 3, 2점이었다. 91년부터는 현재처럼 1~6위까지 순서대로 10, 6, 4, 3, 2, 1점을 주고 1년 동안의 총점을 더해 챔피언을 가린다.
CART의 채점 방식은 F1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CART는 1~12위까지 20~1점까지 얻고, PP를 따내면 1점, 결승 때 리드 랩이 가장 많은 드라이버가 1점을 받는다. 이때문에 폴투윈에 최다 리드랩을 기록할 경우 총득점은 22포인트가 된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