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터스포츠 최대 이벤트 다카르 랠리가 올해로 제32년차 31회를 맞았다. ‘지옥의 랠리’로 널리 알려진 다카르. 1979년 파리→다카르로 명명된 이 최고난도 랠리는 출발점을 달리하며 유럽과 아프리카를 이어 달렸다. 그러다 세기의 전환점 2000년을 맞아 다카르→카이로 루트를 개척, 인류문명의 최고봉에 영광을 돌렸다. 그 뒤 다시 유럽→아프리카를 달리던 다카르 랠리는 2008년 정세가 불안한 북서아프리카의 테러 위협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카르 창설 후 첫 랠리 중단. 이듬해 2009년 다카르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버리고 대서양을 횡단, 남미의 아르헨티나↔칠레로 날아갔다. 올해는 남미 루트에서 벌어지는 다카르 랠리 제2회. 이번 다카르 랠리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출발해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을 샅샅이 누빈 뒤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왔다. 9,000km를 넘는 대장정. 이 대장정에 도전하는 차는 우리의 관심종목인 카가 138대, 트럭이 50대 그리고 바이크와 콰드가 184대로, 모두 372대. 카 클래스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폭스바겐의 원투스리. 그 선두에서 전 WRC 챔피언 C. 사인츠가 다카르의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N. 알아티야와 M. 밀러가 뒤를 이었다. BMW는 남미 1차전의 설욕을 별렀지만, 2시간이 넘는 격차로 5, 6위에 그쳤다. 돌아온 미쓰비시는 최고가 6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출발한 138대 중 57대만 완주. 처절한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2륜 바이크에서는 C. 데스프르(KTM)가 1시간 남짓, 4륜 콰드에서는 M. 파트로넬리(야마하)가 2시간 22분, 트럭에서는 V. 차긴(카마즈)이 1시간 13분차의 압승. 사실상 라이벌 없는 독주였다. 184대가 출발한 바이크+콰드는 완주 102대(바이크 88, 콰드 14), 트럭은 도전 50대 중 28대가 살아남았다.
BMW 로마, 첫 스테이지 깜짝 선두1월 1일 금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콜론 317km. 50만 명이 넘는 열광적 남미 팬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콜론까지 달렸다. 경기구간(SS)이 없는 사실상의 워밍업. 1월 2일에 시작되는 SS1의 출발점 콜론에 도착했다. 1월 2일 토요일. 다카르 랠리 제1 구간 콜론→코르도바 652km. 연결구간 349km→SS1 251km→연결구간 84km. 칼라무치타 계곡을 통과하고, 추월마저 어려운 난코스. WRC 아르헨티나 루트와 일부 겹친다. 스티어링 달인을 유혹하는 코스. 전 다카르 바이크 승자 N. 로마(BMW)가 SS1의 다카르 루트에서 충격적인 압승을 거뒀다. 경기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폭스바겐 군단을 모조리 따돌렸다. 로마는 5위로 출발한 덕을 톡톡히 봤다. 선두 5대가 루트를 깨끗이 청소했기 때문. 깔끔한 루트에서 2위 C. 사인츠(폭스바겐)를 2분 남짓 앞섰다. 로마는 첫 스테이지에서 이처럼 잘 달리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우리 기록에 놀랐다. 아무튼 기쁘다. 스테이지 중반에 엔진이 말썽을 부려 점검을 위해 차를 세워야 했다. 한데 모두 잘 돌아갔다. 전기 계통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대로 달릴 수 있어 손대지 않기로 했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폭스바겐과 장거리 대결을 벌여야 하고, 앞길이 창창하다. 어쨌든 워밍업으로 멋진 스테이지였다.”사인츠 뒤에는 S. 페테랑셀(BMW). 폭스바겐의 N. 알아티야가 허머의 R. 고든을 앞섰다. 출발 전에 폭우가 쏟아졌다. 조직위는 SS1의 출발점을 변경하고, 경기구간을 251에서 199km로 줄였다. 그리고 여성 관객 소니아 나탈리아 가야르도가 독일 드라이버 M. 슈리티스가 몰던 데저트 워리어에 치어 숨졌다. 관람금지구역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비극. 1월 3일 일요일 코르도바→라리오하 687km. 연결구간 56km→SS2 355km→연결구간 276km. 내구레이스 전문가가 블라인드 점프와 잇따른 고속 커브를 마음껏 즐기는 구간. SS 중반의 장거리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 작전이 승패를 가른다.스테이지 출발이 30분이나 지연됐다. 폭우로 루트 상태는 최악. 미끄덩거리는 진창에 안개가 자욱했다. 출전자들은 아수라장에서 사투를 벌였다.N. 알아티야(폭스바겐)가 SS2를 잡고 종합선두에 나섰다. SS1 승자 N. 로마(BMW)는 충돌로 15분을 잃고 종합 8위로 내려앉았다.스테이지 6km에서 몇 차례 굴러 도랑에 빠졌다. 하지만 로마와 코드라이버 M. 페랭 모두 무사. SS1에서 4위에 그친 N. 알아티야(폭스바겐)는 팀동료 M. 네베스와 BMW의 G. 시세릿을 막판에 밀어내고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2위 시세릿과는 1분 8초차. 세계랠리선수권(WRC)의 포드팀 드라이버 알아티야는 팀동료 C. 사인츠를 누르고 종합 1위에 올랐다. 스테이지 경쟁에서 BMW의 시세릿에 이어 폭스바겐 군단 M. 네베스, C. 사인츠와 M. 밀러가 선두 5위를 꽉 채웠다. 이날 네베스는 좋은 기록을 내고 종합 5위로 상승. 팀동료 M. 밀러 뒤에 따라붙었다. 반면 시세릿은 위력적인 공세에도 SS1의 전기 고장에 발목이 잡혀 종합순위에서 제자리걸음.
페테랑셀, 스테이지·종합 선두로1월 4일 월요일 라리오하→피암발라 441km. 연결구간 259km→SS3 182km. 단단한 땅에서 모래언덕으로 지형이 급변한다. 길이 30km의 모래언덕은 백색 함정. 기상변화가 극심하고 모래폭풍이 잦다. 다카르의 전설 S. 페레랑셀(BMW)이 스테이지 선두를 잡고 종합선두에 나섰다. 프랑스인 다카르 9회 승자는 스테이지의 3개 컨트롤 포인트 중 2개에서 최고속 타임을 기록하며 폭스바겐의 C. 사인츠를 약 6분 앞섰다. 페테랑셀은 이로써 다카르 스테이지 52회 톱타임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는 BMW X3의 운전대를 잡았다. 사인츠의 팀동료 N. 알아티야는 어제까지 종합선두였지만 스테이지 3위에 종합 3위로 떨어졌다. 알아티야의 13초 뒤에 역시 폭스바겐의 M. 밀러가 따랐다. 모터사이클과 나스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미국인 드라이버로 스테이지·종합 다같이 4위. SS1의 승자 N. 로마(BMW)는 다시 고장이 났고, 구덩이에 빠진 뒤 경주차 손상. 엄청난 시간을 잃고 선두대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 승자 G. 드빌리에(폭스바겐)는 스테이지 50km 지점에서 심각한 엔진 고장을 일으켜 다카르 연승의 꿈이 가물거렸다. 1월 5일 화요일 피암발라→코피아포 629km. 연결구간 394km→SS4 203km→연결구간 32km. 연결구간에서 안데스 코르디렐라를 가로지른다. 때로는 해발 4,000m를 오르내리며 눈부신 풍경 속에 추위와 싸워야 한다. 국경을 넘어 칠레에 들어가면 내리막. 완전한 사막 스페셜이 기다리고 있다. 다카르 조직위는 SS4를 단축하기로 했다. 어제 많은 출전자들이 저녁까지 야영지에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은 안데스산맥에 도전하는 날. 스테이지 출발시간을 1시간 50분 늦춰 휴식기간을 더 주기로 했다. 그리고 제3 컨트롤 포인트에서 경기를 마쳐 40km를 줄였다.R. 고든(허머)이 SS4를 휘어잡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계 고든은 다카르의 전설 S. 페테랑셀(BMW)을 1초 차이로 제쳤다. 어제 페레랑셀은 스테이지를 잡고 오늘 53회 스테이지 톱타임의 신기록을 노렸다. 한데 11위로 출발한 고든이 허머를 몰고 승리를 낚아챘다. 올해 고든의 첫 스테이지 승리. 한편 페테랑셀은 스테이지 2위에도 종합선두 기록을 7분 36초차로 벌렸다. 폭스바겐 군단의 선두 N. 알아티야와의 시차는 2분 남짓. 카타르계 알아티야는 동료 S. 사인츠를 앞질렀다. 작년 승자 G. 드빌리에는 4위로 선전. 한데 남아공의 희망 드빌리에는 이미 선두경쟁에서 모습을 감췄다. 종합순위에서 페테랑셀이 사인츠와 7분 36초차. 알아티야는 사인츠에게 약 10분 뒤진 종합 3위였다.
폭스바겐의 사인츠 마침내 선두에 1월 6일 수요일 코피아포→안토파가스타 670km. 연결구간 90km→SS5 483km→연결구간 97km. 금광과 동광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 SS 초반의 도로는 탁 트였지만 바위와 돌이 많다. 뒤이은 오프로드는 페이스가 변화무쌍하다. C. 사인츠가 드디어 첫 종합선두에 나섰다. S. 페테랑셀은 기어박스 고장에 걸려 스테이지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스테이지 승자는 폭스바겐의 M. 밀러. 다카르의 영웅 페테랑셀은 지난 2일간 선두를 지켰지만, 오늘은 기어박스 고장으로 2시간 남짓 허송했다. 이때 S. 사인츠가 종합선두로 치고 나왔다. 하지만 전 WRC 챔피언은 스테이지 경쟁에서 팀동료 M. 밀러에게 덜미를 잡혔다. 스테이지 중반에 갭을 좁혔으나 타이어 펑크로 밀러를 놓치고 말았다. 밀러는 N. 알아티야에 뒤이은 3위. 스테이지에 이어 종합에서도 폭스바겐 군단은 1~3위를 굳게 지켰다. 사인츠는 조금도 긴장을 풀지 않았고, 폭스바겐의 선두 트리오와 4위 이하 라이벌과의 격차는 50분이 넘었다. 허머의 R. 고든은 어제 SS4 승리에 이어 오늘 스테이지 4위로 종합 4위에 올랐다. 사소한 고장이 일어났지만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1월 7일 목요일 안토파가스타→이퀴케 598km. 연결구간 180km→SS6 418km. 첫 3분의 1은 다져지지 않은 먼짓길. 후속차는 먼지구름 속을 헤매야 한다. 훨씬 넓고 빠른 중반부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 약 50km의 모래구간 한복판에 사하라와 같은 모래언덕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모래언덕을 넘으면 3km에 가까운 내리막 너머 대서양이 파도치는 수평선이 보인다. 어제 졸전에서 부활한 S. 페테랑셀(BMW)이 스테이지 승리를 자축했다. 페테랑셀은 11대를 추월, 모든 카테고리를 통틀어 기록적인 53 스테이지 승리를 자랑했다. 랠리 선두 C. 사인츠를 47초, 어제의 승자 M. 밀러(폭스바겐)를 8분 55초 앞섰다. 어제 페테랑셀은 종합순위에서 10위로 추락. 기어박스 고장으로 2시간을 잃었으나 오늘은 8위로 재부상. 종합 4위 C. 수자(미쓰비시)와는 30분의 시차를 두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선두 트리오와는 거의 2시간의 격차가 벌어졌다. 폭스바겐 투아렉으로 강공을 펼친 C. 사인츠는 초중반을 3위에서 추격전을 벌였다. 그러다가 밀러를 따돌리고 여유 있게 2위로 나섰다. 사인츠는 자신의 페이스에 만족했고, 아타카마 사막에서 해안으로 내려꽂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었다. “우리는 먼지 속을 헤매며 오랫동안 밀러를 뒤따랐다. 그러다 밀러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스테이지 절반이 먼지 속이었다는 걸 제외하면 오늘 문제는 없었다. 한데 마지막 내리막은 황홀했다. 광활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아주, 아주 가파른 내리막이었다.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1월 8일 금요일 이퀴케→안토파가스타 641km. 연결구간 37km→SS7 600km→연결구간 4km. 지형이 변화무쌍한 최장 스테이지. 해변의 낙원 이퀴케를 떠나 스테이지 초반의 모래언덕을 타고 넘는다. 뒤이어 둘레 약 3km의 소금호수를 통과한다. 말라붙은 거대한 소금덩어리가 가득 차 있다. 스테이지 막판은 탁 트인 고속 트랙. 폭스바겐의 N. 알아티야가 다카르 최장 스테이지에서 압승. 팀동료 C. 사인츠와의 격차를 11분으로 줄였다. 알아티야는 S. 페테랑셀의 추격을 뿌리치고 스테이지를 탈환, 다카르의 전설을 3분 29초, 동료 사인츠를 4분 21초차로 뿌리쳤다. 이로써 알아티야는 사인츠를 맹추격하고, 동시에 동료 M. 밀러를 11분 뒤로 따돌렸다. 미국계 밀러는 내비게이션 고장으로 고전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페테랑셀은 스테이지 2위로 괄목할 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SS5에서 프로펠러샤프트 고장으로 10위로 추락했다가 5위로 올라왔다. 팀동료 G. 시세릿과는 불과 16초차. 다카르는 반환점에 들어갔다. 내일 토요일은 중간휴식일. 하루를 푹 쉰 뒤 일요일 SS8 안토파가스타→코피아포 스테이지에 들어간다. 페테랑셀, 다시 스테이지 정상에1월 10일 일요일 안토파가스타→코피아포 568km. 연결구간 96km→SS8 472km. 아타카마 사막의 끝에서 둘째 스테이지. 초반 암석지대에서 삐끗하면 선두가 뒤바뀐다. 코피아포에 가까워질수록 모래언덕이 자주 나타난다. S. 페레랑셀(BMW)이 칠레 해안 스테이지에서 다카르 스테이지 승리를 54회로 늘렸다. SS8 승리로 종합순위 4위. 팀동료 G. 시세릿을 물리쳤다. 오늘 S. 사인츠는 스테이지 2위. 페테랑셀에 45초 뒤졌고, 동료 M. 밀러를 22초 앞섰다. 이로써 종합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인 동료 N. 알아티야와는 14분 3초차. 지난해 다카르 승자 G. 드빌리에는 4위. 사인츠에 이어 종합 2위를 지키고 있는 알아티야를 꺾었다. 내일의 스테이지는 코피아포→라세레나 300km.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을 작별하는 스테이지다. 1월 11일 월요일 코피아포→라세레나 547km. SS9 338km→연결구간 209km. 아타카마 최종구간. 탁 트인 모래벌판에서 바이커들은 20대 횡대로 달릴 수 있다. 각 클래스의 선두그룹은 이미 결정됐을 시점. 하지만 표창대 순위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아마추어가 다카르의 진수를 맛볼 최적 구간.N. 알아티야가 폭스바겐 1-2-3을 선도했다. 카타르계 드라이버는 팀동료 C. 사인츠와의 간격을 다시 줄였다. 알아티야는 개전 이후 3번째 스테이지 승리. 사인츠를 약 6분차로 꺾어 랭킹순위전에서 시차를 9분 이하로 끌어내렸다. 다카르 랠리 데뷔 후 잡은 통산 6회 스테이지. 폭스바겐 군단이 다시 1~3위로 랠리 루트를 휩쓸었다. 모든 컨트롤 포인트에서 폭스바겐이 최고속 기록을 냈다. 사인츠는 작년 승자 G. 드빌리에를 앞질러 2위. 독일 메이커 폭스바겐은 라이벌의 도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 팀동료 M. 밀러는 BMW의 G. 시세릿을 밀어내고 5위. 이미 사인츠보다 27분 뒤졌지만 종합 3위. S. 페테랑셀은 95km 지점에서 모래에 박혀 2시간이나 뒤졌으면서도 종합 4위를 지켜냈다.
랭킹선두 사인츠, 첫 스테이지 감격1월 12일 화요일 라세레나→산티아고 586km. 연결구간 112km→SS10 238km→연결구간 236km. 아타카마의 끝자락에서 산악지대에 퍼져 있는 칠레의 지형은 실로 감동적이다.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다양한 식물이 무성해 수많은 산을 오르내리며 질긴 트랙과 싸워야 한다. 까딱 하면 몇 분, 아니 몇 시간을 허비한다. 랠리선두 C. 사인츠가 이제야 스테이지 선두를 잡았다. 사인츠는 3시간 1분 만에 처음으로 스테이지를 잡는 감격을 맛봤다. 2010 다카르의 첫 스테이지 승리. S. 페테랑셀보다 28초 빨랐다. 3위는 M. 밀러. 사인츠가 다카르에 데뷔한 뒤에 거둔 16번째 스테이지 승리였다. 사인츠의 최대 강적이자 팀동료 알아티야는 스테이지 4위. 선두 사인츠에 1분 40초 뒤졌다. 4개 스테이지를 남기고 사인츠는 알아티야와 시차를 10분 이상으로 벌렸다. 알아티야는 스테이지 선두로 출발했고, 거친 루트 때문에 고전했다고 털어놨다. 선두그룹은 모두 근접전을 벌였다. BMW의 G. 시세릿은 사인츠와 불과 2분 30초차의 5위였다. 1월 13일 수요일 산티아고→산후안 434km. 연결구간 211km→SS11 220km→연결구간 3km. 해발 3,500m의 고개 파소 리베르타도레스를 경계로 칠레를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한다. 첫 50km는 고산 랠리 코스. 안데스의 높은 산꼭대기를 오르내린다. 해발 6,859m의 아콘카구아 영봉이 하늘로 치솟았다. 산후안으로 가려면 여러 강을 건너야 한다.BMW의 G. 시세릿이 첫 다카르 스테이지 승리에 감격했다. 한데 오늘의 빅뉴스는 N. 알아티야가 폭스바겐 팀동료 C. 사인츠와의 격차를 반으로 줄였다는 것. 역전이 가능할까? 사인츠는 SS11 내내 고전했다. 선두 시세릿과의 간격은 7분, 알아티야에는 5분 38초 뒤졌다. 사인츠는 두번이나 펑크가 났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겨우 출발했지만 앞을 달리는 M. 밀러의 먼지구름 속에 묻혔다. 스테이지에는 나무가 많아서 몇 차례 나무를 들이받았다. 때문에 알아티야는 사인츠와의 격차 10분을 4분 30초로 끌어내렸다. 이제 대장정은 겨우 3개 스테이지를 남겼다. 시세릿은 스테이지를 거의 휩쓸었다. 그 사이 팀동료 S. 페테랑셀은 점차 뒤로 밀려났다. 그 사이 JMB 미쓰비시의 O. 테라노바가 스테이지 2위에 올랐다. 개막 이후 최고 성적. 시세릿은 랠리 초반 전기계통 고장으로 1시간을 잃었다. 한데 안전운전을 하라는 팀오더를 무시하고 전력질주.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했다며 기뻐했다. 작년 승자 G. 드빌리에가 초반 부진을 떨치고 스테이지 3위. 테라노바와는 9초차였다. 사인츠와 알아티야 뒤에 M. 밀러가 랭킹 3위로 폭스바겐 1~3위에 가담했다. 1월 14일 목요일 산후안→산라파엘 796km. 연결구간 23km→SS12 476km→연결구간 297km. 강물이 드러낸 공룡 화석지대를 협곡과 ‘요정의 굴뚝’ 바위들이 에워싸고 있다. 약 200km의 화석지대를 통과한 뒤 자연보호구역을 피해 잠시 도로를 달리다 모래들판으로 들어간다. 수많은 점핑 포인트가 앞을 가로막는다.폭스바겐의 C. 사인츠가 SS12를 잡아 다카르 랠리 승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최강 라이벌 N. 알아티야는 불과 52초 뒤진 2위였다. 알아티야는 SS11에서 팀동료 사인츠가 펑크로 주춤하자 시차를 10분에서 4분 30초로 줄였다. 사인츠는 SS12에서 다시 반격. 그러나 스테이지 종반 6km 거리에 운집한 관중이 경기를 가로막았다. 때문에 2개 스테이지를 남기고 격차는 겨우 5분 20초로 줄어들었다. 폭스바겐은 M. 밀러가 3위로 원투스리. X레이드의 BMW 드라이버 S. 페테랑셀이 4위, 그의 팀동료 G. 시세릿이 서스펜션이 부러져 1시간 반을 허비하면서도 종합 5위를 지켰다.1월 15일 금요일 산라파엘→산타로사 725km. 연결구간 76km→SS13 368km→연결구간 281km. 이제 남은 구간은 2개 스테이지. 니후일 모래언덕에 처박히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40km에 가까운 회색 함정을 벗어나면 넓은 고속 루트가 기다리고 있다.다카르의 영웅 S. 페테랑셀(BMW)이 스테이지 정상에 올랐다. 폭스바겐의 N. 알아티야는 최종 1개 스테이지를 남기고 팀동료인 선두 S. 사인츠와의 격차를 2분 48초차로 줄였다. 사인츠는 SS12에서 알아티야와의 시차를 약간 더 벌렸다. 그러나 오늘 알아티야는 스테이지에서 사인츠를 물리치고 격차를 2분 48초로 바싹 당겼다. 사정권에 들어온 사인츠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다카르 우승자 페테랑셀이 2010 다카르 4개 스테이지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테이지 승수는 55회로, 4위를 겨냥한다. 알아티야에게는 1분 21초. 사인츠에게는 3분 53초 뒤졌다. BMW의 G. 시세릿이 스테이지 4위. 전 WRC 챔피언 사인츠는 2분 48초 앞서 최종 스테이지를 맞았다. M. 밀러(폭스바겐)가 5위. 3위 표창대가 눈앞에 보인다. 폭스바겐 트리오를 위협할 라이벌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WRC 챔프 사인츠, 다카르 정상에 1월 16일 토요일 산타로사→부에노스 아이레스 707km. 연결구간 166km→최종 SS14 206km→연결구간 335km. 피니시 라인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지점에서 탈락하는 드라이버가 수두룩하다. 최종 초고속 트랙에서는 정신집중이 최고의 무기다. 2010년 다카르의 영웅을 맞는 첫 마을은 산카를로스 데 볼리바르. 뒤이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수많은 열광적인 관중들이 기다리고 있다. C. 사인츠가 폭스바겐 동료 N. 알아티야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처음으로 다카르 랠리 정상에 올랐다. 알아티야는 선두 사인츠를 사정권에 넣고도 끝내 잡지 못했다. 격차는 2분 12초. 한때 10분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필사의 반격으로 압축했다. 한편 알아티야는 최종 스테이지에서 사인츠를 36초차로 눌렀다. 하지만 전 WRC 챔피언을 종합기록에서 뒤집을 수는 없었다. 그 뒤를 BMW의 G. 시세릿과 S. 페테랑셀이 따랐다. “나에게는 실로 중요한 날이었다. 스페인 출신이 마침내 카 부문에서 다카르를 정복했다. 코드라이버 루카스 크루스와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나를 끝까지 신뢰했다. 우리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경주차에는 긁힌 자국도 없다. 우리는 팀동료끼리 경쟁을 벌였다. 예상했던 바다.” M. 밀러가 3위로 2009년처럼 폭스바겐의 원투스리를 마무리했다. 사인츠는 SS5 이후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나아가 폭스바겐은 X레이드 BMW의 초반 강공을 꺾고 경기 후반을 완전히 장악했다. BMW는 폭스바겐에 맞설 페이스가 있었지만, 일관성이 없었다. SS1 승자 N. 로마는 이튿날 대충돌. G. 시세릿은 심각한 전기계통 고장으로 처음부터 추격전에 여념이 없었다. SS5에서 프로펠러샤프트가 부러진 다카르의 전설 S. 페테랑셀 역시 벌어지는 선두와의 격차를 어쩔 수 없었다. 한데 페테랑셀과 시세릿은 초반 잇따른 고장을 극복하고 4위와 5위에 올랐다. 이번에 JMB 스트라달레가 운영하는 전 워크스 미쓰비시 선두 C. 수자를 꺾었다. 지난해 승자 G. 드빌리에는 초반 연속 고장으로 겨우 7위를 지켰다. NASCAR의 정규 드라이버 R. 고든은 8위. 2010 다카르는 1월 17일 일요일 수많은 관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내년 1월 1일 열리는 2011 다카르를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