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카 라이프, 올드카를 맞이하는 방법
2018-02-19  |   20,601 읽음

올드카 라이프

올드카를 맞이하는 방법

 

본격적인 올드카 라이프에 동참하기 위해 세부 모델을 찾아보고 점검하고 데려오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딪치게 될 현실들을 짚어본다.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스포츠를 인생에 비유한 경구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차를 가꾸고 즐기는 올드카 복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정에 부침이 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온다. 서두른다고 결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도 뼈져리게 느낀다. 올드카 라이프는 ‘공유’와 ‘여유’가 필수적이다. 시간과 예산에 여유를 갖고 드림카에 다가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남들이 내 차를 알아주지 않거나 반대로 부담스런 관심을 가져도 적절히 넘기는 건 기본. 내 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챙기면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며 표현의 선을 지키는 소양도 잊어선 안 된다. 누가 봐도 멋진 올드카 애호가가 되느냐, 아니면 자기 차만 아는 외곬이 되느냐는 이런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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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올드카는 마니아 간 거래로 사고 팔리는 만큼 일반적인 중고차 거래보다 신경 쓸 부분이 적잖다

 

예의를 갖추고 즐겁게 거래에 임하자.

대부분의 올드카는 개인 간 거래로 사고 팔린다. 사고파는 이들 모두 거래 자체로 이윤을 남기는 중고차 업자가 아닌 만큼, 서로가 존중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거래에 나서야 한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오랜 세월 여러 사람 손을 거친 중고차가 내 맘에 쏙 들 리 없다. 궁금증은 꼼꼼히 물어 점검하되, 상대가 당혹스러워하지 않게끔 신중히 표현하자. 특히 전화나 메시지로 문의할 때 ‘워딩의 기술’이 요구된다. 그리고 관심차종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되도록 전문가나 해당 차종의 선배 오너와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 식견을 보완해줄 조언자의 도움을 받으며 오너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소한 차도 웬만큼 이해하게 된다. 또한 올드카를 선택할 때는 사고 이력과 차의 상태는 물론이고 향후 복원 가능성 등 일반적인 중고차 매물을 평가하는 기준과는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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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는 언제 어디가 고장나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시운전은 금물이다.

 

올드카의 시운전은 신중해야

중고차 시운전은 구매자의 권리가 아니다. 판매자가 시운전을 못하게 한다고 해서 섭섭하게 받아들이거나 문제 있는 차라고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이는 올드카가 아니라 일반 중고차 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래도록 소중히 간직한 자동차를 누군가 함부로 다루면 어떤 느낌일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무엇보다 올드카는 언제 어디가 고장나도 이상하지 않은 차들이 많다. 따라서 처음 운전하는 사람들은 차의 나이와 기계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작부주의로 고장이나 사고 같은 불미스러운 상황을 겪을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수동변속기 차들은 거의 대부분 동승하는 선에서 시운전을 제한한다. 꼭 필요하다면 구매 의사가 섰을 때 오너의 동의를 받고 함께 시운전해 보자. 차 보러 갔다가 사소한 일들로 감정 상하는 일이 흔하니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올드카 동호인은 한두 다리만 건너면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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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를 신뢰하기 어렵다면 성능점검을 통해 사고 등 중요 이력을 확인해보자 

 

구입 전 꼭 확인해야 할 성능점검

마음에 드는 차를 찾았다면 구입 전 성능점검을 받아보자. 개인 간 거래라도 공인업체의 성능점검을 받아볼 수 있다. 등록증에 기재된 차대 번호와 실제 차대 번호가 같은지, 그리고 사고유무와 부식 상태, 동력계통 점검, 누유, 전기장치 작동 등 차의 전반적인 상태를 객관적 기준하에 살펴보고 확인받을 수 있다. 물론 한계는 있다. 점검이 형식적인 수준인데다 보증 및 책임에 대부분 제한을 걸어둬 큰 효력은 없다. 하지만 중요 수리 이력이나 엔진 교체 여부, 누유에 대한 판매자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울 때는 꽤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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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 정비이력을 확보한다면 차의 현재 상태와 향후 유지비까지 가늠할 수 있다. 

차의 현재 상태와 향후 유지비까지 가늠할 수 있는 정비이력
오너의 꾸준한 차 관리를 뒷받침해줄 정비내역서, 영수증, 차계부 등의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현재 차 상태와 앞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비항목, 유지비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아울러 해당 차종 오너들이 즐겨 찾는 전문 업체나 오너가 꾸준히 관리한 정비소에서 점검받는 것도 차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판매자와 업체가 이를 흔쾌히 수락한다면 차 상태에 자신 있다고 볼 수 있다. 약간의 점검 비용이 들지만 중고차 성능점검 업체보다 심도 있게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전담 기술자를 통해 서류에 기술하지 못한 차 상태와 앞으로 다가올 정비를 준비하는 요령 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올드카는 구입 후 유지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복원 완성도를 높은 기준으로 잡은 오너는 구입비용보다 더 많은 복원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비용을 절약하고 싶다면 가급적 가격이 비싸더라도 신뢰할 만한 올드카를 구입하는 편이 현명하다. 앞서 언급한 성능점검과 이력 조회, 그리고 전문 정비업체의 점검 등은 구매를 앞두고 가장 신뢰할 만한 검증자료다. 비록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지만 정보가 다양할수록 올드카의 민낯을 짧은 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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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는 자차담보 가입이 어려울뿐더러 터무니없는 보상금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올드카에 불리한 보험 제도와 사람들의 인식

올드카를 유지하는 데 가장 아쉬운 점은 차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사회 제도와 사람들의 인식이다. 이전등록을 위해 종합보험에 가입하거나 취득세를 낼 때 “내가 값어치 없는 고철을 괜히 돈 주고 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취득세는 자동차등록증에 적힌 신차 출고가에 차령별 잔존가치율을 곱해 매기는데 약 10년이 넘어서면 가액이 거의 증발해버린다. 보험 가입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험 체계가 철저히 신차 위주다 보니 올드카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차(자기차량손해) 담보 가입이 어려울뿐더러 힘들게 가입해도 사고 수리에 도움이 안 될 만큼 터무니없는 보상금이 책정된다. 그래서 보험의 본래 취지인 원상복구는커녕 피해를 입고서도 폐차시키는 일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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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과 보험가입과정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인장빋이애 향후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소량 한정 직수입 차의 등록 이전은 더욱 꼼꼼히 살피자

대부분의 직수입 올드카는 국내에 잔존개체가 소량이거나 한정적이다. 따라서 등록과 보험가입 과정에서 과표 미등록 차량으로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가액을 정하기 위해 동일 차종 혹은 비슷한 모델의 최근 수입 신고가격을 참고하거나 이마저 없을 땐 신차 가격을 적용한 뒤 연식에 맞게 감가상각시켜 가치를 매긴다. 아울러 수입

된 전례가 없는 경우 앞서 말한 방법을 보완해 중고차 거래시 객관적인 평가 자료로 쓰이는 미국의 켈리블루북(KBB)을 추가로 참고하기도 한다. 과거에 비해 제도가 많이 개선돼 최초 또는 극소량 수입돼 기준이 모호하거나 없는 경우 오너가 일일이 찾아 검증해야 했던 것들을 요즘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등록 및 보험가입 과정에서 모델과 배기량이 잘 표시됐는지 확인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사고시 보험금 청구 자료로 사용되므로 오너가 직접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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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기준에 맞춰 강화되는 자동차검사의 배충가스 항목은 올드카에 불리하다. 

 

뜻밖의 올드카 존폐 위협요소인 자동차검사 

정기적으로 받는 자동차검사 역시 올드카에 위협요소다. 검사의 핵심인 배출가스 항목은 신차 기준에 맞춰 나날이 까다로워지는데 이를 올드카나 클래식카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문제는 메이커 보증이 남은 짧은 연식의 차들조차 검사에서 종종 떨어진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검사는 어떻게든 노후차를 없애고 신차로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드카와 클래식카를 철저히 유지 관리하는 것만으론 불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번 비싼 수수료를 내고 검사 대행업체에 맡기는 게 관행으로 통한다. 하지만 환경 이슈에 더 민감한 자동차문화 선진국들은 저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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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비싼 수수료를 내고 검사 대행업체에 맡기는 게 관례처럼 굳어졌다.

 

그밖에 고려할 것들

올드카는 요즘 차들보다 대체로 배기량이 큰 편이다. 국내 과세 체계는 배기량에 등급과 차량 가액까지 따져가며 복합적으로 산정한다. 비록 연식이 있지만 등급이나 배기량의 영향으로 인수 후 건강보험이나 공공주택 청약 자격 요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몇 해 전, 15년 이상 된 자동차에는 건강보험료를 매기지 않겠다는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까지 오너에게 두 배 이상의 보험료 폭탄이 떨어졌다. 그밖에 올드카 운행 중 고장에 대비해 50~100km까지 무료 견인 범위를 늘려주는 견인거리 확장 특약이나 낮은 주행거리 운행에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행거리 제한 할인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험사마다 연간 주행거리 제한에 따른 보험료 할인율이 다르지만 보통 1만km 내외로 주행한다면 약 15% 이상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올드카와 클래식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올드카 문화 정착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지만 자동차문화 저변확대의 일환으로 올드카 보존을 장려하는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 오래되었다고 도태를 강요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이것은 특혜 요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지금 신차도 언젠가는 올드카가 된다.

 

지난 호에 이어 올드카 거래 구입 요령과 구입 전 확인할 이력 및 점검절차, 이전등록 과정에서 느낄 올드카의 현주소, 그밖에 고려할 사항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다음 호에는 내게 맞는 정비업체를 찾고 부품을 수급해 관리하는 요령과 수입차 서비스센터의 시기별 할인 이벤트, 제조사가 운영하는 클래식 센터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글 심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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