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사과를 모르는 운전행태, 개선이 절실하다
2017-11-09  |   24,450 읽음

배려와 사과를 모르는 운전행태, 개선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동차문화는 아직 후진국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제 절름발이 상태를 벗어나 자동차산업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선진 자동차 국가로 발돋움할 때다. 원칙과 배려, 사과를 잊은 운전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건 건전한 의식을 가진 운전자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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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수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동안 다양한 개선 노력을 하였으나 아직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의 개선과 법적, 제도적 단속기준을 마련했다고 해도 결국 관건은 운전자의 교통안전의식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일상화된 법규 위반으로 인해 운전 중 민망한, 때로는 황당한 경험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급격한 차로 변경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상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입하려 하면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는 푸념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급격한 끼어들기로 상대를 놀라게 해놓고 최소한의 사과의 제스처조차 없이 쌩하니 달아나 버리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상하기 일쑤다. 위험한 끼어들기로 놀랐을 후방차량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만 해도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 같은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창문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많다. 특히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 때면 고속도로변에 내던져진 쓰레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기 차에는 절대로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으면서 창문 밖으로 던지는 데는 당당한 운전자들을 보노라면 서글픈 생각이 들곤 한다. 선진 시민의식이 자리잡기까지 멀고도 멀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선진 자동차문화의 첫 단추, 운전자 의식개선
지정차로제를 어기고 대형트럭이나 버스가 1, 2차로를 점거하는 모습을 보면 왜 상위/하위차로 분간 없는 추월로 인한 사고가 줄지 않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독일 아우토반 같은 무제한 고속도로의 사고율이 의외로 적은 이유는 지정차로제가 잘 지켜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곳에서는 추월은 무조건 상위차선으로 진행한다는 상식이 통하는 반면 불법적인 1차선 점거로 인해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는 추월차선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심지어 초보운전자에게 우측만 신경 쓰면 되니 추월차로인 1차로로만 달리라고 가르치는 운전학원도 있다고 한다.


단 이틀 만에 딸 수 있는 운전면허 시험제도도 문제다. 최근 기준을 강화해 면허 취득률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호주나 독일 등 선진국의 운전면허 시험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주차 문제도 심각하다. 좁은 주차장 면적도 문제지만 감당도 못하면서 큰 차를 끌고 나오는 운전자들 역시 문제다. 주차칸 두 개에 걸쳐 주차해 놓거나, 이중주차시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워놓고 연락처 하나 남기지 않은 운전자도 적지 않다. 남의 차에 흠집을 내거나 문콕 테러를 한 후에 연락처를 남기지 않는 철면피 운전자도 있다. 법규 위반을 밥 먹듯이 하는 택시운전자, 차선 구분 없이 마음대로 달리는 버스도 많다. 이륜차들은 보행자 도로를 제 마음대로 누비고 아무 곳이나 주차하기 일쑤다. 


우리나라 도로 위엔 배려도 사과도 없다.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에게 사과하기보단 법적으로 처리하면 되지 않느냐며 되레 큰 소리 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예의는 고사하고 교통법규 위반을 밥 먹듯 하는 운전자들을 보며 질서의식에 대한 재고가 절실함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운전자 안전운전교육 강화가 시급하다. 배려와 양보운전의 필요성과 자신에게 맞는 운전방법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의 구축도 중요하다. 지역 거점 에코드라이브 교육센터를 구축하여 항상 단체나 개인에게 맞춤 교육을 시행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특히 3급 운전(급출발, 급가속, 급정지)을 지양함으로써 안전운전과 함께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출가스를 낮추면서 교통사고도 줄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전자의 안전의식 강화와 정부의 법제도 구축이 조화를 이루어야 선진형 안전운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동차문화는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절름발이 상태를 벗어나 자동차산업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선진 자동차 국가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


김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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