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차로제 준수,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2017-01-31  |   28,228 읽음


지정차로제 준수,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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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차로제는 각 차로별로 통행할 수 있는 차종을 지정한 규정이다. 고속도로와 그 외 도로에서의 차종별 통행에 대한 규정이 도로교통법에 명시되어 있고, 지정차로제로 인한 효과는 다양한 분석 자료를 통해 이미 입증되어 있다. 지정차로제만 잘 지켜도 지금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보고 자료도 있다. 교통흐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차로 변경에 따른 위험성이 낮아져 교통사고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정차로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운전자들이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있다. 화물차가 1차로로 주행하거나 고속도로 추월차선에서 주행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위 차로에서 다양한 차종에 섞여 운행되고 있으며, 서로 추월하고 양보는 하지 않으려는 무법과 비매너 행위가 비일비재하다.


잘 알다시피 교통사고 중 많은 경우가 차로 변경 때 일어난다. 사실 잦은 차로 변경은 정체를 더욱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고 갑작스런 차로변경은 사고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위협과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난폭운전과 보복운전도 이러한 무리한 끼어들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실에서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차로를 변경하는 차들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편도 2~3차로에서는 1차로, 편도 4차로에서는 1~2차로로 주행할 수 없는 화물차가 1~2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태연하게 상위 차로에서 계속 주행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때 뒤따라가는 승용차는 시야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대형화물차의 앞뒤에서는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정체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이긴 하지만 버스전용차로가 없는 곳에서 노선버스가 1차로를 통해 승용차들을 앞질러 다시 하위 차로의 정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여러 차로를 막아서는 꼴불견도 종종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정차로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자는 오래 전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리다 무의식적으로 1차로 추월선으로 주행하다 단속된 적이 있다. 지금과 달리 지정차로제를 엄격하게 단속하던 시절의 일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진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전자들이 스스로 법규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지정차로제 준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는 만큼 단속하는 경찰이 있건 없건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교통 문화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나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십 년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개선 정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부끄러울 정도로 심각하다. 필자는 지정차로제야말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주행 중 사고가 나더라도 비슷한 차종끼리의 사고보다 다른 차종 간의 사고에서 훨씬 더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다. 조그마한 승용차가 큰 트럭이나 버스와 추돌할 경우 승용차는 그야말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정차로제만 잘 지켜도 추월이나 끼어들기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못난 운전습관 중 하나인 앞지르기 방법 위반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추월할 때는 당연히 추월차로, 즉 왼쪽으로 추월을 해야 함에도 현실에서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조금이라도 틈만 나면 어느 쪽으로든 추월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추월차로로 주행하는 차들 때문에 주행차로로 추월하는 차들이 심각할 정도로 많다. 1차적으로는 과속과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하는 추월차량에 문제가 있지만, 추월차로를 추월할 때만 이용하지 않고 주행차로로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도 2차적인 책임이 있다. 따라서 지정차로제가 강력하게 준수되면 지금과 같은 끼어들기와 앞지르기 방법 위반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관계기관도 지정차로제 준수를 위해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교통경찰은 여러 과제가 있겠지만 지정차로제 준수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보다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지정차로제 단속 기능을 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차종별 운행 가능한 차로와 운행 방법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부 기능시험에 한정된 것일 뿐이다. 요컨대 면허 취득단계에서 지정차로에 대한 교육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더불어 기존 운전자들에게도 지정차로제 준수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와 보수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편, 지금의 지정차로제가 과연 합리적인지, 보완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지정차로제에 있는 우마차 등은 이제 도로에서 보기 힘들며 이륜차의 통행 방법에 대해서도 선진국의 경우를 참고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찰청이 지정차로제를 소폭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최선인지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륜차의 통행방법은 물론 최근에 등장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같은 차종의 통행방법도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 새로운 지정차로제가 도입되더라도 경찰의 강력한 지도 및 단속과 함께 이를 지키려는 운전자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2017년 한해에는 보다 나은 교통환경을 위해 지정차로제의 정립과 강화, 그리고 법규준수를 최대 과제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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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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