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지변과 자동차보험
2016-11-02  |   77,657 읽음

 

천재지변과 자동차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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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 지진뿐만 아니라 분화,태풍, 홍수,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은 물론 전쟁이나 핵연료물질에 의한 손해도 보상에서제외한다. 다만 태풍은 자동차보험 면책사유인 천재지변에 해당하지만

자차담보와 자기신체사고담보에서는 예외적으로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고, 침수차량은 수리비가 많이들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는 대부분 전손(全損)으로 처리한다.

중학교 1학년 때 난생 처음 지진을 경험했다.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책꽂이의 책들이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아주 잠깐 동안이었고 규모도 크지 않았지만 머리가 쭈뼛섰다. 벽이 계속 움직이는 것 같았고 불길한 상상들이 빠르게 스쳐갔다. 곧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때의 충격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추정컨대 필자가 경험한 그것은 리히터 규모 2 정도에 해당하는 작은지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9월 12일, 이보다 3만 배이상 강도가 센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역대 최대 규모다. 진도 9.0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이나 7.0의 중국 쓰촨성 지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현실에 많은 국민이충격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제라도 지진에 대비할 준비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의행동요령도 많이 알게 되었고 지진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진으로 인한 차량 손해는 보상 못 받아

우리나라는 아직 ‘지진보험’ 단독상품이 없다. 화재보험에서 지진담보특약을 추가로 가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화재보험 가입율이 7.2%로 저조할 뿐더러 가입자 중에서도 0.14%만 지진담보특약을 들었을 정도로 지진에 대한 대비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하다. 그동안 지진발생이 없어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정부나 보험회사, 국민 모두가 대비를 소홀히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 이후 보험가입 문의가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한때 손해액 증가를 우려해 보험회사에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연 1만원 이하의 적은 금액으로 최대 1억원까지 보장이 가능하니 보험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참고로 같은 조건의 일본지진보험료는 연간 20만원 정도이고 전체 가구의 30%이상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 지진은 사고발생 확률과 손해액 규모를 예측하기가어렵고, 한 번 발생하면 피해규모가 커서 보험회사의 경영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뿐만 아니라 분화, 태풍, 홍수,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도 자동차보험에서는 보상이 되지 않는다. 천재지변은 아니지만 전쟁이나핵연료물질에 의한 손해도 같은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번 경주지진과 관련하여 필자가 근무하는회사에 접수된 자동차 사고 중에는 건물 낙하물에 의한차량피해가 가장 많았다. 이 경우는 지진으로 발생한 손해이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 보상을 받을 수 없고, 건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건물주는 민법상 공작물 점유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되어있다. 주차된 차량이 미끄러져 건물과 충돌한 사고도 있었다. 이 경우에도 차량과 건물피해는 자동차보험에서 보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건물이 아니라 보행인이 다친 사고였다면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책임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대인배상은 천재지변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도록 되어 있다. 이 밖에 지진 때문에 놀라 기어를 잘못 넣어 교통사고를 낸 경우도 있었다.지진과의 관련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된 사고원인은 운전자의 과실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보험처리가 되었다.

침수차량은 대부분 전손으로 처리해

안타깝게도 지진피해 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태풍 차바가 남부지역을 또 휩쓸고 지나갔다. 피해규모는 오히려 지진보다 더 컸다. 보험회사에 접수된 침수차만 해도4,600대가 넘었고, 태화강이 범람한 울산지역이 2,300여 대로 가장 피해가 컸다. 태풍은 자동차보험 면책사유인 천재지변에 해당하지만 자차담보와 자기신체사고담보에서는 예외적으로 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다.

1996년이전에는 모든 침수사고가 면책항목이었지만 그해 7월약관개정을 통해 ‘도로운행 중 발생한 침수’는 자차담보에서 보상이 가능하도록 바꾸었고, 1999년 5월에는 ‘주차 중에 발생한 침수’도 보상범위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창문이나 선루프를 통해 빗물이 들어간 침수는 여전히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간혹 보험료를 아낄 요량으로 ‘차대차 충돌사고와 도난사고’만 보상이 되는 자차담보를 가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급적이면 침수사고까지 담보하는 상품에 가입해야 완벽한 대비가 가능하다. 또한 침수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도 자기신체사고담보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2003년 1월에 개정).

침수차량은 수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는 대부분 전손(全損)으로 처리한다. 보험회사가 전손보험금을 지급하면 잔존물은 보험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되고 경매를 통해 다시 매각을 한다. 이때 매각은 폐차를 원칙으로 진행한다. 과거에는 중고차로 되판 경우도 있었지만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급적 폐차를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자차보험 미가입율이 30%를 넘기 때문에 침수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고차를 구입할 때는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 사이트에서 침수사고 여부를 반드시 조회하고,매매계약서에도 침수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기재하는것이 안전하다. 만약 침수차량인데도 속아서 구입한 경우에는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매매대금 반환을 요구할수 있다. 한편 이번 태풍처럼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혼란한 틈을 이용해 차에 실린 물건을 훔쳐가는 일도발생한다. 그러나 분실된 물건은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견인이 끝나면 차에 실린 물건을 신속히 빼놓도록 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경주지진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천재지변을 피할 수 없다면 이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부차원의 예방 및 복구 시스템도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일본의 자동차보험 지진담보특약처럼 다양한 보험상품이 개발되어 개인적으로도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으면 한다.

* 글 이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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