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차량, 리콜 받으시겠습니까?
2016-08-01  |   24,03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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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차량, 리콜 받으시겠습니까?

디젤게이트는 리콜 명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성능저하를 염려해 리콜을 거부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리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규정치의 40배에 이르는 질소산화물이 계속 대기 중에 배출될것이며, 해당 기업은 중대한 이행사항을 게을리 하게 된다.  정부가 문제 기업을 징벌함과 아울러 소비자와 환경을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이유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차량은 전세계적으로 약 1,10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디젤게이트로 불리는 전세계적인 파문에 대해 해당 차종이 유통된 각국 정부에서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다양한 제재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징벌적 보상등 강력한 규제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천문학적인 벌금과 보상금액을 합의한 것은 물론 진행과정 중 약 1,000달러의 바우처를 소비자에게 지급하게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우리나라의 경우는 소비자 보상은 고사하고 아직도 리콜에 대한 정확한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도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를 규제하는 국내법 자체가 미약하고 체계적이지 못해 불법을 저지른 기업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이루어지기 어렵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메이커가 버티거나 대응을 소홀히 해서 소비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이나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물론 최근 발생한 미쓰비시의 연비조작 문제, 환경부에서 발표한 실제 도로에서의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등 다양한 문제가 한꺼번에 노출되면서 국내 관련법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차량에 대한 조치다.  현재 국내 리콜 대상은 약12만 대.  리콜 여부에 대한 정부의 발표나 리콜 방법에 대한 폭스바겐의 발표는 아직없는 상황이다.

리콜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과연 리콜을 발표했을 때 소비자가리콜에 응할 것인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경우 연비와 출력이 감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의 시민단체에서는 일부 차종의경우 연비와 출력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좋은 연비가 마음에 들어 해당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리콜을 받아들이기에 망설여지는 게 사실.  일부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리콜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90%에 이른다고 한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결국 폭스바겐이 리콜하겠다고 발표를 해도 리콜 대상 차량이 리콜을 받는지는 차주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해당 차량의 연비 하락이 자명하다면 소비자는 리콜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정부는 소비자에게 강제적으로 리콜을 받으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며, 그 사이 규정치의 40배에이르는 질소산화물은 계속 대기 중에 배출될 수밖에 없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와 스모그를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폭스바겐의 범죄사실에 대한 징벌도 징벌이지만 소비자를 위한 리콜은 가장 중요한 이행사항이다.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보건대 정부가 리콜 시행률을 확인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폭스바겐이 미국과 같이 소비자에게 금전적인 보상과 바이백(제조사의 차량 되사주기)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폭스바겐은 기존의 관행대로 특별한 죄의식 없이 국내법에 따라 리콜을 이행하면 그만이라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연비와 출력 하락이라는 손실과 중고차값 하락은 물론 정신적 피해와 시간적 피해도 그대로 소비자의 몫이다.  손해를 입은 소비자는 당연히 보상을 기대하겠지만 뾰족한 해결방법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2,000명 이상의 국내 소비자가 폭스바겐을 소송 중이거나 소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도 이루어져야 한다. 법규는 미비하지만 필요하다면 유권해석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리콜이 이루어져야 하고 대체 보상 등 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주어져야 한다.  자동차 관련법을 적용해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판매 자체를 금지하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으로 소비자에게 상황과 사실을 정확히 인지시키고 국민의식 제고에 힘써야 한다. 특히 국내 소비자를 두 번 울리는 사례가 관행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수습이 필요하다. 더불어 미흡한 제도 개선을 통해 소비자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조치가 이루어져 이번사례가 향후 진행되는 각종 자동차 문제에 대한 지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김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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