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렌트비를 낮춰야 하는 이유
2016-01-15  |   32,587 읽음

새해 직장인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승진, 다이어트, 금연과 같은 거창한 계획도 있겠지만 공휴일 숫자도 빼놓을 수가 없다. 주말과 공휴일이 겹치지 않기를 바라며 새해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올해는 월요일과 금요일이 공휴일인 날이 많다보니 설날과 추석은 5일 연휴이고, 3일 연휴도 네 번이나 된다. 게다가 4월에는 임시공휴일까지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이와 함께 4월에는 자동차보험 제도개선도 예정되어 있는데 올해부터 변경되는 내용을 미리  알아본다.

 

과도한 수입 렌터카 비용 개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개정되어 의무보험 보상한도가 올라간다. 사망보험금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부상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대물배상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종합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이번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책임보험만 가입하거나 뺑소니사고로 인해 정부보장사업으로 보상을 받는 경우에는 보상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수입차 보험금 기준도 대폭 바뀐다. 수입차는 수리비도 비싸지만 수리기간 동안 이용하는 렌터카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차량의 연식이나 시세와 관계없이 ‘차종’을 기준으로 렌터카 등급이 결정되는데 이런 허점을 이용해 값싼 중고 외제차를 구입해 사고를 내고 고액의 렌트비를 챙기는 신종 보험사기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앞으로는 동종 차량이 아니라 동급 차량의 최저요금을 지급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배기량 2,000cc인 BMW 520의 경우 지금까지는 1일 28만원인 BMW 520을 대여해줬지만 앞으로는 1일 8만원인 국산 중형차로 대여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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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에 대해 수입차 렌트 업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집단행동까지 할 태세다. 수입차 소유자 중에도 손해배상기준에 맞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이번 개정내용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민법상 손해는 ‘직접손해’와 ‘간접손해’로 구분하는데, 직접손해는 치료비나 수리비처럼 사고로 인해 직접 발생한 것인 반면 간접손해는 휴업손해, 영업손실과 같은 2차적 손해다. 직접손해는 법률상 손해배상의 범위에 당연히 포함되지만 간접손해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보상을 한다. 수험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수능시험을 망쳐 재수를 한 경우 학원비는 간접손해로 보아 배상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렌트비 또한 간접손해에 해당하는 만큼 사회적으로 보편타당한 기준에 맞게 지급하는 것이 옳다. 외국의 경우에도 렌트가 필요한 상황이나 기간, 장소를 따져 동급의 차량을 인정하고 있다.

 

비용 절감 혜택 모두에게 돌아가
현행 자동차보험 렌트비는 다른 피해물에 비해서도 과잉 배상되고 있다. 교통사고로 자전거와 자동차가 파손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자전거는 수리만 해주지, 수리기간 동안 같은 제품을 대여해주지 않는다. 반면 자동차는 수리는 물론이고 수리기간 동안 동일한 차종을 대여해주고 있다. 같은 교통수단인데 형평에 어긋나지 않는가? 게다가 경제적 가치로 보면 국산차보다 싼 중고 수입차도 외제차라는 이유로 더 비싼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은 실손배상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은 피해자의 소득이나 나이, 성별,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통원 1일당 8,000원을 교통비로 지급한다. 따라서 차량이 파손된 경우에도 1일 교통비를 정액으로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배상기준이 아닐까 싶다.


렌트 요금의 거품도 문제다. 손해배상의 기본 원칙은 자기 과실비율만큼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사고 피해자도 자기 과실비율만큼 수리비를 부담해야 정비공장에서 차를 내준다. 그런데 렌트비는 예한    외다. 렌터카 회사는 피해자에게 차액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그 금액을 받지 않아도 이익이 되거나, 다른 이용자에게 손해를 전가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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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도 개선으로 연간 렌트비가 950억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로 인한 혜택은 모든 자동차보험 계약자에게 돌아간다. 보험회사의 수익구조가 개선된 만큼 보험료 인상요인이 사라지고, 수입차 사고에 대비해 고액의 대물배상담보를 가입하지 않아도 돼 보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수입차는 일부 부유층만 타는 것이 아닐 뿐더러 신분을 과시하는 수단도 아니다. 국산차보다 서너 배나 비싼 수리비와 렌트비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뀌어야 할 때다.


이수원 (The-K 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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