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세그먼트 푸조의 발자취
2014-06-16  |   17,476 읽음

유럽 소형 해치백 하면 많은 사람들이 폭스바겐 골프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물론 골프가 유럽 베스트셀러로서 오랜 세월 인기를 끌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푸조의 20X와 30X 시리즈 역시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려온 걸작들이다. 패션 명품으로 유명한 프랑스는 자동차에 있어서만큼은 실용주의로 무장한 작은 차를 사랑해왔고, 이런 문화적 배경은 개성과 매력 넘치는 소형차들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2014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푸조 308 역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주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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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3으로 시작하는 모델명 첫 등장
세 자리 숫자의 푸조 이름에 300 단위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9년. 당시 푸조에는 204와 404, 504 세 가지 라인업이 있었는데, 304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형차 204와 중형 404 사이에 위치하는 또 하나의 소형차였다. 르노 12의 인기에 자극받아 등장한 1.3 클래스의 304는 사실 204의 트렁크를 연장하고 얼굴을 504 풍으로 다듬은 모델이었다. 기본형은 세단이었으며 쿠페와 카브리올레, 왜건형도 만들어졌다.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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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304에 이어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후계차 305가 등장했고, 85년에는 오리지널 디자인의 309가 뒤를 이었다. 원래 탈보를 위해 개발 중이었던 이 모델은 탈보 브랜드가 사라지면서 푸조 엠블럼을 달았다. 세단 대신 해치백이 기본 형태로 바뀐 것도 이때부터다.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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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낯익은 306은 1993년 선을 보였다. 306도 왜건과 카브리올레, 세단형이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해치백이 주력 모델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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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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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데뷔한 307은 306 플랫폼에서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차체 사이즈를 키워 거주성과 안전성을 개선했고 디자인은 푸조가 직접 다듬었다. 국내에서도 판매된 이 차는 프랑스 이외에 아르헨티나와 중국에서도 생산되었는데, 2004~2005년에 연간 50만 대 이상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당시 소형차 206의 판매량이 연간 70만~80만 대에 달해 폭스바겐 폴로/골프에게는 크나큰 위협이었다.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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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이 등장한 것은 2007년. 푸조 모델 중 맨 뒤에 8자를 붙인 첫 모델이었다. 벌려진 입처럼 디자인된 범퍼 흡기구와 경주차 느낌의 노즈 선단부 그리고 날카로운 삼각형 헤드램프를 갖추었다. 이 호전적인 모습은 2011년 페이스리프트 때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3도어와 5도어 해치백, 왜건(SW), 쿠페 카브리올레(CC)가 만들어졌으며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한 308 세단 외에 약간 사이즈를 키운 408이 개발되어 중국과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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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308은 2012년까지 125만 대 판매된 후 지난해 신형 308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푸조는 1929년 201 이래 중간에 0을 넣은 세 자리 숫자를 사용해왔다. 그런데 오랜 전통을 깨고 1단위 숫자까지 동일한 모델명을 유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이유는 309라는 이름을 이미 사용했기 때문. 게다가 1단위 숫자가 얼마 남지 않아 푸조 작명법에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푸조가 선택한 방법은 모델명의 유지였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워진 308의 후계차는 여전히 308로 불린다. 보디는 5도어 해치백과 왜건으로 간략화되었고 3도어 해치백과 쿠페/컨셉트에 대한 소문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우선은 힘을 분산시키기보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착실하게 판매 증진에 힘쓰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308의 성공이야말로 PSA 그룹의 미래를 결정짓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푸조는 그 첫 번째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듯하다. 308이 올 봄 제네바모터쇼 직전에 결정된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에서 BMW i3, 테슬라 모델 S 등 쟁쟁한 경쟁자를 누르고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PSA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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