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리오 '새천년의 희망'
2013-11-29  |   20,296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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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프라이드를 출시하며 국내 소형차 시장을 휘어잡았던 기아였지만 그 기세를 잇지 못하고 90년대 현대 엑센트에 밀려 소형차 시장에서 조연에 머물렀다. 와신상담한 기아는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해 1996년 9월 개발 컨셉트를 잡고, 글로벌 소형차 프로젝트(B-III)를 가동했다. 그리고 97년 2월 확정된 모델을 기반으로 33개월 동안 2,800억원을 투입해 1999년 리오(Rio)를 완성했다. 리오는 1999년 11월 5일 소하리 공장에서 보도발표회를 가지며 다가오는 ‘기아 새천년의 희망’ 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스페인어로 ‘즐거운’, ‘힘이 넘치는’, ‘역동적’이라는 뜻을 지닌 리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취향의 글로벌 소형차를 컨셉트로 잡아 당시 큰 인기를 끌던 폭스바겐 골프, 피아트 브라보/브라바, 포드 피에스타, 토요타 터셀 등을 참고했다. 기아는 그 중에서도 적자 수렁의 피아트를 건져낸 영웅 브라보/브라바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19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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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어나더데이’에 출연한 릭윤을 주인공으로 쓴 기아 리오 티저 광고

 

리오의 길이×너비×높이는 4,215×1,675×1,440mm로 대우 라노스보다 길이는 25mm, 너비와 높이는 5~10mm 컸다.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도 주목받았는데 당시 보수적이던 기아 디자인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 선과 선이 만나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곡선의 끝에 에지를 줘 다이내믹함을 살렸다.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지층을 지닌 4도어 세단 이외에 유럽에서 인기 높은 5도어 왜건도 함께 내놓다.

 

티타늄 성분이 들어간 녹황색을 메인 컬러로 내세우는 등 겉모습에선 개성을 물씬 풍겼지만 실내는 의외로 차분했다. 라노스보다 5~50mm 넓은 실내는 리오의 큰 장점이었는데 밝은 대시보드와 대비해 검은색 센터페시아를 적용했고 운전자의 손이 자주 닿아 세균이 자라기 쉬운 스티어링 휠, 변속레버, 주차브레이크레버는 음이온 항균 처리했다. 또 5도어 모델의 경우 5:5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적용해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엔진은 1.3L 84마력과 1.5L 95마력, 1.5L DOHC 108마력 3종류를 얹었다. 그 중 ‘MI-TEC’이라 불린 DOHC 엔진은 전자 배전방식인 DLI 시스템을 적용하고 연소실과 흡배기 시스템을 개선해 1,500~4,500rpm의 넓은 토크밴드와 아벨라보다 최대 20% 향상된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19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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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과 왜건(RX-V) 2종류로 데뷔했다

 

여기에 5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리버스 울림방지기구 및 2단 더블 싱크로나이저를 단 수동과 크레도스용 솔레노이드 밸브를 적용한 자동변속기 모두 부드러운 조작감을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서툰 것은 서스펜션도 마찬가지였다. 토요타 터셀을 벤치마킹해 기아 소형차로는 처음으로 뒤쪽에 토션 빔 타입을 썼지만 완성도가 뛰어나진 못했다.

 

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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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페이스리프트 개념의 리오SF가 등장했다

 

데뷔 당시 리오의 라인업은 1.3 DLX, 1.5 STD와 EL, 1.5 DOHC KL로 이뤄졌다. 이중 STD는 4도어 세단만 나오고 나머지는 세단과 5도어(RX-V)가 함께 나왔으며 차값은 기본형이 575만원, 최고급형은 710만원이었다.
엑센트와 라노스 등 쟁쟁한 라이벌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아는 고객의 요구를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글라스안테나, 알루미늄 휠 및 광폭타이어, 뒷좌석 파워원도, 틸트 스티어링 등을 적용하면서 NVH를 개선한 ‘밀레니엄 리오’를 2000년 6월에 선보였고 2001년 4월 6일 그릴 사이즈를 키우는 등 앞 얼굴을 손보고 실내 편의장비를 보강한 뉴 리오를 발 빠르게 출시했다.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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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Si 기본형에 CDP와 발수글라스 등을 적용한 2005년형 리오SF 스페셜

 

그리고 2002년 8월, 창살 모양의 그릴을 가로로 눕히고, 뒤 범퍼의 번호판 자리를 옮기는 등 스타일을 손질하는 한편 센터페시아에 메탈 그레인을 쓰고 운전석 에어백과 안전벨트 프리텐셔너를 전모델에 기본 장비로 갖춘 리오 SF를 출시하며 국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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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을 보강한 밀레니엄 리오

 

그러나 4도어 세단과 동시에 유럽 취향의 5도어 왜건을 선보이며 국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던 기아의 의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전체 판매량에서 엑센트에 눌려 고전을 면치 못했을 뿐더러 왜건형인 RX-V의 판매량은 리오의 모든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적게 팔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는 당시 국내 운전자들의 ‘세단 편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말해준다. 하지만 이란에서 생산되는 등 해외에서는 인기를 누렸다. 이를 반영하듯 2005년 4월 신형 프라이드 데뷔와 동시에 국내에서는 그 이름이 사라졌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프라이드가 ‘리오’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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