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이제는 피할 수 없다 후방 감지기 DIY 후 미등 관련 조명 모두 꺼져
2006-05-15  |   21,636 읽음
DIY는 여전히 산 넘어 산
이달에는 만사 제쳐두고 지난달 센서만 달았던 후방감지기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센서 배선이 트렁크를 어지럽히는 것을 두고 보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DIY는 겉으로 흔적이 드러나지 않도록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선의 위치를 잡고 어떻게 감출 것인가가 이번 작업의 가장 큰 과제였다.
고민거리였던 컨트롤러의 전원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했다. 해치에서 지붕쪽으로 연결되는 테일램프 배선이 운전석쪽 C필러 안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낸 것이다. C필러 트림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떼어낼 수 있었고, 테스터를 가지고 테일램프의 후진등 배선이 C필러 안에 있는 배선 중 어느 것과 연결되는지 확인해 쉽게 전원선을 연결했다. 컨트롤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트렁크 잠금고리쪽 트림을 뜯어 안쪽에 달았다. 전원선을 부직포 내장재 안쪽으로 집어넣고 나니 트렁크 부분은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표시장치 배선 역시 운전석쪽 도어 아래의 내장재 안쪽으로 밀어 넣어 대시보드 부근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끌어올 수 있었다.
남은 것은 표시장치를 다는 것. 원래는 대시보드 위쪽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시계의 뒤편, 앞 유리 바로 아래에 달고 싶었다. 그러나 대시보드를 뜯지 않는 한 배선을 원하는 위치까지 끌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대시보드 아래쪽의 여러 부품들을 골고루 떼어가며 배선을 뺄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대안으로 스티어링 휠 뒤, 계기판 앞에 다는 방법을 선택했다. 깔끔한 선 처리를 위해 계기판 테두리와 연결된 대시보드 장식을 떼어내고 그 안쪽으로 선을 돌렸다. 배선과 대시보드가 닿아 생기는 잡음을 막기 위해 스폰지 테이프로 배선을 둘둘 감아 달고 다시 대시보드 장식을 다니 겉으로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후진 기어를 넣고 테스트를 해보니 좌우 센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작업 성공!
여기까지는 기분 좋게 잘 마무리가 되었는데, 작업을 끝내고 나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날이 어두워져 헤드램프를 켰는데 계기판 주변이 컴컴한 것이다. 주의 깊게 살펴보니 미등과 연결된 조명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계기판에는 경고등 이외에는 불이 켜지지 않고, 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조명도 켜지지 않는다. 안개등도 마찬가지. 실내등은 앞뒤 모두 정상적으로 켜지고 트렁크 조명도 잘 들어오는데 글러브 박스의 조명은 들어오지 않는다. 엔진룸과 대시보드 옆의 퓨즈 박스도 모조리 살펴보았지만 끊어진 퓨즈도 없다. 어찌된 일일까. 이 정도면 기자가 더 이상 손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정비소를 찾는 수밖에. 여전히 DIY는 산 넘어 산이다.

스포츠 드라이빙 용품 3종 세트 완비
3월 말의 어느 날, 기자가 속한 모 조직(폭력단체는 아니다)의 인터넷 게시판에 친한 선배가 올린 글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버킷 시트 불하.’ 내용인 즉슨, 자동차 비디오 게임을 위해 게임용 스티어링 휠 및 페달과 함께 구입했던 염가형 국산 버킷 시트를 중고로 싸게 내놓는다는 것이다. 한동안 눈독을 들이고 있다가 예산부족으로 포기했던 제품이라 더더욱 관심이 쏠렸다. 아무래도 새것 같은 상큼함은 없지만, 새 물건의 5분의 1도 안 되는 값에 기능은 다를 바 없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 놓칠 수 없었다. 앞뒤 잴 것도 없이 게시판에 댓글을 남겼다. ‘감사합니다.’
며칠 뒤 번개모임에서 선배를 만나 물건을 넘겨받았다. 그런데 뜻밖의 보너스가 있었다. 모임에 함께 참석한 후배에게 일전에 튜닝 스티어링 휠을 준 적이 있었는데, 답례라며 4점식 안전벨트를 기자에게 안겨준 것. 이렇게 고마울 데가. 이렇게 해서 GM대우 마티즈에 쓰다 떼어놓은 튜닝 스티어링 휠까지 스포츠 드라이빙 용품 3종 세트가 골고루 갖춰졌다.
그러나 아직 이들을 달지는 못하고 있다. 4점식 안전벨트를 다는 것은 썩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버킷 시트와 스티어링 휠이다. 버킷 시트를 달려면 시트 레일에 맞는 브라켓이 필요한데, 버킷 시트 제조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아직 라세티용 브라켓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게시판에 문의 글을 남겼더니 얼마 뒤 관리자가 ‘빠른 시일 내에 제작하여 공지하겠습니다’라고 답변을 남겼다.
한편 스티어링 휠은 구조변경신고 대상인데, 선배는 이왕 차에 손을 댈 것이라면 손이 많이 가는 배기 튜닝을 하면서 스티어링 휠을 함께 신고하는 것이 번거로움이 적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스티어링 휠 바꾸려다 배기 튜닝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것저것 튜닝할 돈을 마련하려면 정말 적금을 부어야 할 모양인데…. 가만, ‘순정제일주의’는 도대체 언제 실종된 거지?
결론은 본격 튜닝이란 말인가
크라잉넛의 노래 ‘말달리자’의 가사 중에는 ‘차 있으면 빨리 가지’라는 부분이 있다. 맞다. 차가 있으면 빨리 간다. 속도를 높이면 더 빨리 간다.
기자의 출퇴근길은 코스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편도 35∼41km 정도의 거리다. 출근할 때에는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리지만, 퇴근할 때에는 시간에 따라 차이가 크다. 남들 다 퇴근하는 6시쯤 길을 나서면 출근할 때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11시 이후로는 교통량이 조금씩 줄어들어, 규정속도대로 달리면 보통 45분에서 50분 정도가 걸린다. 물론 속도를 붙일수록 집에 더 빨리 갈 수 있다. 오가는 차가 거의 없는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에는 정말로 미친 듯이 달릴 수 있다. 그리고 미친 듯이 달려야 한다. 졸지 않기 위해서. 천천히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고들 말하지만, 새벽까지 야근하다가 퇴근하는 길에서 천천히 달리면 졸음이 쏟아져 더 위험하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가장 빠른 퇴근 소요시간 기록은 25분이다. 서울 여의도 파천교 공공주차장에서 시동을 건 순간부터 집이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을 끄는 순간까지 걸린 시간이다. 평균시속 약 98km로 달렸다는 뜻이다. 이달에는 유난히 야근이 잦아, 25분까지는 아니더라도 30∼35분 정도 걸릴 만큼 퇴근길에 서두르는 일이 많았다.
라세티5의 1.6ℓ 엔진은 최대토크가 3,800rpm에서 나온다. 기어 단마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을 잘 활용하려면 약 4,000rpm에서 변속해야 한다. 흔히 라세티 오너들이 ‘라세티는 고속주행에 강하다’고 말한다. 유럽 감각의 묵직한 핸들링도 영향을 미치지만, 실용고속주행영역인 시속 120∼150km에서 비교적 가속이 자유로운 것도 그런 평가에 한몫을 한다. 기자의 차(1.6ℓ, 수동 5단, 185/65 R14 타이어) 기준으로 시속 100km 부근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4단 3,500rpm, 5단 3,000rpm 부근이다. 4단에서 회전수를 4,000rpm까지 올리면 시속 115km 정도가 되고, 이때 5단으로 변속하면 회전수는 3,200rpm 부근까지 떨어진다. 다시 가속해 4,000rpm까지 올리면 시속 150km 정도가 된다.
즉 시속 120∼150km 정도의 속도에서도 높은 토크로 가속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운전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정도 속도에서도 스티어링 조작과 요철에서의 서스펜션 움직임에 부담이 적은 것이 라세티5의 장점이다. 다만 스티어링 반응이 반 박자 느리고, 둔한 스티어링 초기 반응 때문에 코너 진입 때에 언더스티어가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고질적인 불만거리다. 이 부분은 서스펜션 튜닝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주변에서도 자꾸 서스펜션 튜닝을 부추기는 분위기. 모든 불만의 해소 방법은 어김없이 튜닝으로 수렴된다. 거, 희한하네.
이달에는…
이달에는 계획한 대로 앞뒤 타이어를 맞바꿔 끼웠다. 앞바퀴굴림차는 뒤보다 앞 타이어의 마모가 심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꿔주면 타이어가 고르게 닳아 오래 쓸 수 있다. 위치를 바꿔주면서 트레드 블록 사이에 낀 이물질을 확인하고 빼주는 것도 좋다. 예상하지 못한 펑크의 위험은 물론, 타이어의 마찰소음도 줄일 수 있기 때문. 정비소에 맡길 수도 있지만, 스페어 타이어를 이용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작업할 수 있다. 타이어 위치를 바꾼 뒤에는 잊지 않고 공기압도 체크했다. 결과는 정상. 앞 타이어가 30% 정도 마모되었으니 별 탈이 없으면 앞으로도 1년 반 정도는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보인다.
집에 빨리 가서 쉬겠다는 일념으로 과속을 일삼다 보니 지난달보다 평균연비는 나빠졌다(<표1> 참조). 극도로 심각한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다. 그리고 이달에는 장거리 출장도 겹쳐 한 달 동안 주행거리는 3,000km, 적산거리는 2만 km를 넘었다. 차를 구입한 지 9달여 만에 2만 km를 넘겼으니 주로 출퇴근용으로 쓰이는 차로는 비교적 많이 달린 편이다. 휘발유 값도 떨어질 줄을 모르니 연료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경제적인 측면과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측면 사이에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한 때다.
이달에는 유난히 심한 황사가 수시로 엄습해 차가 안팎으로 많이 지저분해졌다. 채 점검하지는 못했지만, 흡기 필터도 황사 때문에 많이 더러워졌을 것이 분명하다. 엔진 오일과 에어컨 필터 교환시기도 다가왔으니, 미등 관련 조명을 손보는 것과 더불어 정비소에서 대대적인 점검을 한 번 하고 나서 세차로 묵은 때를 깨끗이 씻어야겠다. 영국에서 토플리스 세차장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어디 그런 곳이 없을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현대 아반떼XD 해치백(스포츠/레이싱), 기아 쎄라토 해치백(유로), GM대우 라세티 해치백(라세티5) 오너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차를 구입하게 된 동기, 지금까지 몰면서 느낀 점, 실제 차를 쓰면서 해치백이어서 좋았던 점이나 나빴던 점 등을 차 구입시기, 정확한 모델명, 변속기 종류, 지금까지의 주행거리와 함께 적어 E-mail(chryu@carlife.net)이나 팩스(☎02-786-1271, 표지에 ‘자동차생활 류청희 기자 앞’이라고 써주세요)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접수된 여러분의 이야기는 롱텀 테스트 마지막회에 정리해 실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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