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ata F20 Turbo
2015-09-02  |   12,709 읽음

쏘나타 F20 터보는 시속 200km까지 시원하게 가속할 수 있는 가속력에 연비는 12.8km/L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 차가 본격 스포츠 세단이 되었을 거란 착각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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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숲 속, 보호색을 버리고 갑자기 빨갛게 변해버리는 카멜레온과 우물 밖에서 우렁차게 울어대는 개구리. 모두 쏘나타 터보 광고들이다. 국내에서는 쏘나타의 남다름을 동물에 비유해 표현해낸 데 반해 미국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방법이 사용되었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인상 푸근한 아저씨가 달리는 쏘나타 터보 안에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머리카락은 계속 뒤로 쏠리고 표정은 놀라움과 기쁨, 환희로 가득하다. 강력한 가속감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다.

 

터보 엔진의 등장은 최근의 친환경 바람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직분사 시스템으로 연소효율을 높이는 한편 터보를 더해 작은 배기량에서 큰 출력을 뽑아내는 것. 그 결과 쏘나타의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271마력의 최고출력과 37.2kg•m의 토크를 얻어냈다. V6에 필적하는 힘이다.

 

이런 쏘나타 터보를 서킷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9월 3일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2전 도중 잠깐 짬을 내 트랙을 달리는 이벤트가 열린 것. 5랩이라는 짧은 구간, 게다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초단기 테스트 주행이라 제대로 성능을 맛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다.


일단 외형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 트렁크 끝에 F20 TURBO라는 로고와 LED를 사용하는 브레이크램프 정도를 제외하면 기존 쏘나타와 구별하기 힘들다. 하지만 시동을 켜고 오른발을 살짝 밟아 보니 신속하게 오르내리는 회전계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액셀 페달의 응답성은 여느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약간 굼뜨지만 곧바로 두터운 토크감이 느껴지면서 강력한 추진력이 이어진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지녔지만 0→시속 100km 가속은 7초대. 특히나 대부분의 4기통 엔진들이 힘을 잃는 시속 160km 영역에서도 꾸준한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짧은 직선로에 선두차 블록킹으로 계기상 170km/h를 내본 것이 고작이었지만 시속 200km까지도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강력해진 엔진에 맞추어 서스펜션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 마치 곡선구간에 약점을 가진 우사인 볼트 같다고나 할까. 직선로만 달리는 100m에서는 좋은 기록을 내겠지만 곡선주로를 달려야 하는 200m 종목에서는 약점을 드러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서킷주행 역시 직선 가속은 인상적이었지만 코너에 접어들면 속도를 크게 줄여야 했다.

 

결론적으로 쏘나타 터보는 ‘터보’라는 명칭이 주는 강력함과 달리 스포츠 세단의 노선은 타지 않았다. 반면 V6 수준의 넉넉한 토크는 저속부터 고속 크루징까지 여유를 잃지 않아 쏘나타에 또 하나의 새로운 매력을 더해준다. 스포츠카 잡는 세단?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정쩡한 성능의 상대와 뻥 뚫린 직선도로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만 만족시킬 수 있다면 말이다. 

 


이수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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