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키 - 당신의 차를 더욱 똑똑하게
2015-08-31  |   50,975 읽음

비싼 가격 때문에 한동안 고급차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스마트키가 이제는 소형차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차에 달린 안테나가 스마트키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 자동으로 도어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기본 역할에 원격 시동, 시트 포지션 메모리 등 다양한 편의기능을 추가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키의 기능을 스마트폰에 이식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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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는 독일 지멘스사가 1997년 개발한 기술이다. 양산차에 실제 적용된 것은 1998년 데뷔한 메르세데스 벤츠 4세대 S클래스(W220)가 최초. 국산차에는 한참 뒤인 2004년부터 선택이 가능했다. 뛰어난 편의성, 높은 보안성능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한동안 고급차의 전유물로 인식되었지만 점차 값이 낮아지면서 이제는 소형차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키는 일반적인 리모컨과는 다르다. 굳이 주머니에서 끄집어내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디자인부터 차이가 있다. 작동원리는 차에 달린 안테나가 스마트키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 자동으로 도어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차에 다가서는 것만으로도 도어 잠금이 풀렸는데 최근에는 도어핸들이나 트렁크 개폐버튼을 당겨야만 잠금장치가 풀리는 방식이 많아졌다. 0.1초 만에 스마트키를 인식하고 ‘락’이 풀리기에 운전자 입장에서 도어를 당기면 그냥 열려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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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형 스마트키. 굳이 주머니에서 꺼내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리모컨 방식과 비교해 디자인부터 차이가 있다

 

 

갖가지 편의기능 담은 똑똑한 키
운전자가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는 순간 자동차는 스마트키의 위치를 예의주시한다.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게 키로 도어를 열었는데 키가 없는 다른 이가 차에 올라 시동을 걸 수 있다면 그만큼 차를 도난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키에서 나오는 저주파 신호의 세기를 감지하는 방법으로 차 안에 키가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시동을 걸기 전에 또 다른 보안기술인 이모빌라이저를 해제해야 한다. 이모빌라이저는 키 속의 마이크로칩과 엔진 ECU 사이에 암호화된 코드를 대조, 서로 일치할 때만 시동을 걸게 해주는 장치다. 기존 열쇠 시절에도 무단 복제한 키로는 시동을 걸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키의 금속 부분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았지만 스마트키는 이 과정을 모두 암호화된 무선으로 처리한다. 고도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암호패턴이라 해킹과 같은 방법으로 개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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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에서 나오는 저주파 신호의 세기를 감지해 차 안에 키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릴 때는 앞서 언급한 과정이 역순으로 진행된다. 도어를 닫고 스마트키를 지닌 운전자가 차에서 멀어지면 스스로 잠금장치를 작동하는 식이다. 일부 오너들 가운데는 눈으로 도어가 잠긴 것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이 있는데 이를 위해 도어의 특정 부분을 슬쩍 터치하면 잠금장치가 작동하는 방식도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차를 올라타면서 그 때마다 주섬주섬 키를 챙기던 오너 입장에서 스마트키로 그냥 타고 내리는 편리성은 가히 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키를 쓰면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하는 성가심도 없지만 주차된 차에 다가서면 스스로 알아서 조명을 밝히는 등 갖가지 부가기능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신 스마트키는 운전자의 특성을 기억해서 시트 포지션,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미러 각도를 미리 설정한 대로 맞춘다. 게다가 공조장치와 오디오 볼륨까지도 스스로 조절한다. 포드의 최신 스마트키는 최고 제한속도까지 세팅할 수 있다. 철없는 아들이 차를 쓰겠다고 덤빈다면 미리 시속 90km 이상은 못 밟게 설정한 키를 던져주면 고민 끝이다. 정말 멋진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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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스마트키 기능을 스마트폰에 이식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토록 편리한 스마트키이지만 단점도 있다. 먼저 운전자가 키를 분실하거나 챙기지 않았는데도 까맣게 모르다가 자동차 도어를 열 때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 문제다. 또 외진 곳에서 키를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출동하기 전까지는 차를 움직일 수 없는 것도 불편하다. 스마트키를 다시 제작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부담스럽다.


스마트키는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여기저기 같은 스마트키를 공유하는 곳이 많아 동일 메이커에서 다른 차종의 키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메이커마다 명칭이 달라 어드밴스드 키, 어댑티브 리모트, 핸즈프리 키, 키리스 드라이브, 인텔리전트 액세스, 패스트키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으며 가장 먼저 스마트키를 선보이며 특허를 보유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키리스 고’(keyless go)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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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가 방전됐을 경우 자동차 도어를 열 수 있도록 보조키를 스마트키에 삽입해둔다

 

스마트키는 이름 그대로 똑똑하다. 차 안이나 트렁크에 키를 놔두고 내리면 바로 알아채고 문이 잠기지 않는다. 스마트키 2개가 차 안에 있어도 감지하는데 그 가운데 1개를 들고 내리면 경고 메시지가 뜬다. 이렇게 똑똑한 스마트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배터리가 방전되는 등의 전원공급 문제에 기인한다. 따라서 스마트키에는 자동차 도어를 수동으로 열 수 있는 보조키가 삽입되어 있다. 또 차 안 홀더에 꽂아두면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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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는 스마트키를 지니고 차 뒤쪽에 서 있으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기능을 갖췄다

 

자동차산업은 스마트폰으로 요약되는 최근의 IT쪽 기술진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야다. 따라서 최근에는 스마트키 기능을 스마트폰에 이식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미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고 원격으로 시동을 거는 기능이 실현된 만큼 스마트폰이 스마트키를 완전히 대체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물론 예상하지 못한 스마트키 관련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두 가지의 똑똑한 디바이스가 공존할 수도 있다.

 


변성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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