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안전운전 수칙
2015-08-31  |   13,106 읽음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고 화가 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눈물이 난다. 관련 사진이나 기사만 봐도 울컥 하며 눈물을 쏟는다. 자식 같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죄책감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이번 사고도 허술한 안전점검과 무리한 운행이 일차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어른들의 부주의와 안이한 생각 때문에 애꿎은 아이들과 탑승객들이 희생된 것이다. 예전에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수차례 거론됐지만 당장의 편리함을 좇다보니 안전의식은 아직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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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는 안전띠, 자전거 탈 때는 헬멧
교통사고에서도 어른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아이가 차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차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안전띠 착용률이 70%를 넘는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주로 타는 뒷좌석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안전띠만 맸어도 작은 부상으로 끝날 사고가 치명적인 장애를 남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아이들이 안전띠를 맸는지 점검하는 일은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안전수칙이다.

 

아이들이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때 헬멧을 씌워주는 것도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사고가 났을 때 우리 몸이 받는 충격의 정도는 충돌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자전거 사고는 부상의 위험이 훨씬 더 높다. 특히 머리를 다치면 몸이 마비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그런데도 학교와 가정에서는 이런 문제에 소홀하고, 아이들은 헬멧 쓰는 것을 귀찮거나 창피하게 여긴다. 차를 타면 안전띠를 매야 하듯이 자전거를 탈 때는 헬멧을 쓰도록 어려서부터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범위 밖에 있을 때 사고의 위험이 더욱 높다. 교통사고도 아이들이 도로에 나와 있을 때 가장 많이 일어나며 사망사고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순간이다. 아이들은 상황 인식 및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가 더 신경을 쓰는 수밖에 없다. 학교 근처나 아파트 단지를 주행할 때는 시속 30km 이하로 속도를 줄이고, 통학버스 옆을 지날 때는 아주 서행하여야 한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의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11대 중과실’에 해당되어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이 탄 차에 대한 배려 절실
이번 사고로 올해 실시하기로 한 수학여행이 대부분 금지되었지만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한 후 다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 바뀌더라도 단체 여행은 항상 대형사고의 위험이 뒤따른다. 수학여행길 교통사고는 대부분 여러 대의 버스가 무리를 지어 운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앞 차와의 거리를 좁힌 상태로 운행하다 보니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학여행 차량에 대한 경찰의 에스코트 활동이 확대되어야 하고, 일반 운전자들도 버스 대열에 무리하게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대열운행이 불가피한 차량에 대해서는 긴급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진로를 양보해주는 운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장례 운구차량에 대해서도 경찰의 에스코트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운전자들도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양보운전을 한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민안전종합대책을 새로 마련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정부와 국가에 맡긴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가는 국가대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도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띠를 매고 헬멧을 쓰는 데 익숙하도록 어려서부터 가르치고, 운전을 할 때 아이들의 안전을 먼저 배려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거창한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이번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어른들의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이수원 (The-K 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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