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의 상해등급 적용기준
2015-08-31  |   41,544 읽음

얼마 전 지방의 한 도시에서 건물 지붕이 무너진 사고가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숨지거나 다친 안타까운 일이었다. 대형사고가 나면 경찰과 언론은 ‘중상 ○명, 경상 ○명’과 같은 방법으로 인명피해 규모를 집계한다. 의학적으로는 중상과 경상을 나누는 기준이 없어 아마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운전면허 벌점부과 기준을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준을 보면 중상은 3주 이상, 경상은 5일 이상 3주 미만, 부상은 5일 미만의 치료를 요하는 의사의 진단이 있는 사고로 여겨진다. 중상과 비슷한 개념인 형법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중상해’는 생명 위험·불구·불치(난치)의 질병이 남을 정도의 상해로서, 남에게 중상해를 입히면 일반 상해보다 엄하게 처벌받으며 교통사고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형사처분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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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의 부상 판정기준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상해등급’을 부상의 판정기준으로 삼고 있다. 상해등급표에는 1급부터 14급까지 각 등급에 따른 병명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부상의 정도를 구분하기가 쉽다. 책임보험만 가입하면 상해등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는데 1급은 2,000만원, 14급은 80만원이다. 종합보험의 경우에도 자기신체사고 담보는 상해등급별 보상한도액이 정해져 있으며 대인담보 합의금의 ‘부상 위자료’도 상해등급에 따라 1급(200만원)부터 14급(15만원)까지 다르게 주어진다.
정부는 지난 2월 7일, 1992년 이후 22년 만에 상해등급 분류기준을 바꾸었다.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합리적인 보상을 위해 상해의 경중을 다듬은 것이다. 이번에 바뀐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추·요추 염좌’(목·허리 주변 인대의 늘어남 또는 손상)를 9급에서 12급으로 낮춘 것이다. 경미한 사고라도 목·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쉽게 진단받았었기 때문에 등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책임보험 보상한도액도 2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줄었다. 책임보험만 가입한 운전자는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해야 할 금액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따라서 자동차보험은 책임보험만 가입하지 말고 종합보험에도 함께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상해등급
상해등급을 결정할 때는 정식으로 발급된 진단서를 기준으로 하며, 진단서가 없으면 ‘단순 타박상’이 인정되어 가장 낮은 14급을 받는다. 진단 병명이 여러 가지인 경우에는 각각의 병명을 기준으로 해당 등급을 정하고, 등급 차이가 3등급 이내면 그 중 가장 높은 등급에 1등급을 올린다. 예를 들어 2급과 5급에 해당하는 병명이 함께 있으면 1급이 된다. 다만 이 기준은 2급부터 11급까지만 적용되고 12급 이하에서는 제외된다.
또 같은 신체부위의 골절이라도 치료방법이나 골절형태에 따라 상해등급이 달라진다. 수술을 하면 보존적 치료(깁스 등)만 했을 때보다 2등급 높고, 개방성 골절(뼈가 피부 밖으로 노출된 골절)은 폐쇄성 골절보다 1등급 높다. 그리고 팔이 골절된 부상은 성인이 어린이(만 13세 미만)보다 1등급 높다. 어린이는 회복이 빠르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리가 골절되거나 성장판 손상이 함께 오는 골절은 나이와 관계없이 같은 등급을 받는다.


이밖에도 무릎 인대파열은 전후방 십자인대(5급)가 내외측 인대(6급)보다 1등급 높고, 같은 부위 인대파열이라도 수술을 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3등급 높다. 치아 손상은 보철 개수에 따라 5급부터 14급까지 나뉘며, 일반 외상과 치아 손상이 함께 있으면 1급 한도액(2,000만원) 범위 내에서 각각의 상해등급에 따른 금액을 더해 보상한다.

 


이수원 (The-K 손해보험 부장 goodforu@edu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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