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과태료 내기 마우스만 클릭하면 된다
2003-05-20  |   10,124 읽음
지난해 3월부터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고속도로 갓길주행 위반을 신고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제(일명 교통 파파라치)’가 실시되고 있다. 신고 건수가 올해 7월까지 400만 건을 넘어설 만큼 많은 운전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파파라치’ 카메라에 걸려 단속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보상금 지급액이 100억 원을 넘어섰고, 10개월 동안 한 장에 3천 원씩 지급되는 보상금을 9천만 원이나 타낸 파파라치가 있는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대도시 교통상황에서 ‘슬그머니’ 법규를 위반해오던 오너라면 이제는 단속의 손길을 빠져나갈 틈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게다가 경찰청은 현재 922대인 과속방지용 무인 단속카메라를 해마다 1천 대씩 늘려, 오는 2006년까지 모두 5천 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역자치단체들도 주정차 위반이나 버스전용차선 위반 행위를 꾸준히 단속할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해 범칙금 처분을 받는 오너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태료 받은 사람 가운데 54%만 납부
경찰청, 인터넷 지로납부 시스템 운영

법규를 어긴 운전자를 확인할 수 없을 때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차주에게 위반사실이 통보된다. 차주는 15일 안에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거나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교통법규위반 행위가 운전자에게 범칙금과 함께 벌점을 부과하기 때문에 많은 운전자들이 벌점 없이 할증된 과태료를 받는 쪽을 택한다.

실제로 운전자가 두 번만 속도를 위반해도 누적된 벌점 때문에 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제한속도 위반이 시속 0~20km범위 내에서는 벌점이 없지만(범칙금 3만 원, 과태료 4만 원) 시속 21~40km를 어겼을 때는 벌점 15점(범칙금 4만 원, 과태료 7만 원), 41km 이상 달렸을 때는 벌점 30점(범칙금 9만 원, 과태료 10만 원)이기 때문에 면허정지처벌을 받는 누적 벌점 40점을 넘어서기 쉽다. 따라서 많은 오너들이 벌점을 받지 않기 위해 과태료를 선택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과태료를 제때 내기는 쉽지 않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91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과태료 체납건수가 2천105만 건이나 되고, 금액은 8천343억이라고 밝혔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5년 동안 부과된 과태료 가운데 54%만 걷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경찰에서는 9월 1부터 인터넷을 이용해 교통범칙금과 과태료를 납부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을 반영한 조치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제휴한 인터넷 지로납부 시스템은 먼저 납부자가 인터넷으로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나 금융결제원 홈페이지(www.giro. or.kr)에 접속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교통범칙금 인터넷납부’ 항목을 선택한 뒤 납부자 개인별 범칙금이나 과태료 고지내역을 확인, 거래은행의 계좌에서 범칙금을 자동 이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조흥, 외환, 주택, 농협, 제일, 부산, 대구, 광주, 경남, 제주 등 10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사람만 금융결제원을 통한 인터넷 납부를 할 수 있다. 단, 납부자는 이용하기 전에 금융결제원에 실명으로 ID를 신청하고 자신의 은행계좌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금융결제원은 올해 말까지 모든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범칙금 납부제는 무척 편리하지만 아직 몇 가지 단점이 있다. 현재 교통범칙금은 일선 경찰관이 직접 고지서를 작성하고 있다. 일선 파출소에서 위반사실을 상급 경찰서에 제때 전달하지 않거나 상급 경찰서에서 실시간으로 금융결제원에 관련정보를 넘기지 않으면 납부기한 안에 인터넷으로 범칙금을 내기 어렵다. 다시 말해 이미 누적된 과태료를 인터넷 지로납부 시스템을 이용해 납부하기는 제격이지만 아직 과태료로 처리되지 않은 범칙금을 인터넷으로 해결하기는 다리품을 팔아 손수 은행에 내는 것보다 불편한 점이 많다.

서울 강남구, 인터넷 결제방식 처음 도입
올 연말까지 모든 지자체로 확대될 예정

한편 각 지역자치단체가 부과한 주차·버스전용차로 위반 과태료나 환경개선부담금은 국세가 아닌 지방세로서, 금융결제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납부할 수 없다. 지방세로 분류되는 과태료는 해당지방자치단체가 보낸 지로 고지서를 들고 지정한 은행에 가서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경찰이 부과한 범칙금·과태료와 마찬가지로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돈을 내지 않으면 독촉고지서가 발송되며 이때도 납부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압류한다.

자동차등록원부를 확인하면 어떤 기관에서 어떤 항목으로 압류를 해놓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때 해당경찰서 교통과나 각 지자체 교통지도과에 문의하면 과태료를 입금할 은행계좌를 알려주는데 과태료 입금이 확인되면 두세 시간 안에 압류가 해제된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차 위반 과태료를 인터넷에서 신용카드(BC, 국민, 외환, 삼성, LG, 현대, 동양)로 낼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오너가 강남구 인터넷 홈페이지(www.gangnam.go.kr)에 접속해 자신의 차에 부과된 주차위반 과태료를 확인하고 인터넷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으로 해당 금액을 납부하면 압류가 자동으로 해제되는 방식이다.

이용방법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조회하려는 차번호와 차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과태료 납부’ 메뉴 바를 클릭한다. 마지막으로, 결제할 카드 종류와 납부자 인적사항(이름, 연락처, E-mail)을 입력한 뒤 ‘지불 및 인증정보’ 난에 신용카드번호, 유효기간, 인증번호(개인주민등록번호 뒤 7자리), 카드비밀번호를 써넣으면 된다.

아직 몇몇 지자체에서만 인터넷 과태료 납부제를 실시하고 있고, 예전과 같이 온라인 계좌송금 방식으로 압류를 해제해야 하는 지자체가 훨씬 많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주정차 위반 과태료뿐만 아니라 버스전용차로 위반 과태료나 환경개선부담금을 인터넷으로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문을 열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과태료를 납부하려는 오너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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