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오너를 위한 5가지 팁 준중형 트로이카, 어떤 차를 고를까?
2003-07-08  |   29,152 읽음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정훈(35) 씨는 1남1녀를 둔 가장이며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평소 기름값 부담이 적은 경차를 타고 다니지만 네 가족이 타기에는 좁다는 생각이 들어 패밀리카를 사기로 결심했다. 영업소에 들러보니 소형차와 경차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 준중형차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어떤 준중형차를 사야할까.’ 아무리 홍보팜플렛을 들여다보아도 쉽게 답은 나오지 않는다. 영업사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느 차든 흠 잡을 데가 없는데……. 동호회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자료를 찾아봐도 뚜렷한 비교기준이 없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준중형차 오너가 조언이라도 한마디 해주면 좋으련만. 김정훈 씨처럼 준중형차를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예비오너들을 위해, 현대 뉴 아반떼 XD, GM대우 라세티, 르노삼성 SM3를 한 자리에 모았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차’가 아닌 ‘가장 살 만한 차’를 알아보기 위해 판매조건, 중고차값, 달리기 성능, 편의장비 등 다양한 기준으로 가치를 재보았다. 아울러 준중형차 오너들로부터 각 차의 장단점을 들었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차는 최고급 모델인 뉴 아반떼 XD 1.5 골드와 라세티 1.5 맥스, SM3 LE를 준비했다.

첫 번째 팁, 판매조건

지난 겨울 치열했던 준중형차 다툼은 아반떼 XD의 승리로 일단락 되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반떼 XD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고, 라세티와 SM3가 그 뒤를 힘겹게 쫓고 있다. 그러나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르노삼성과 GM대우는 이 경쟁을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SM5도 처음에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뉴 EF 쏘나타 이상의 평가를 받게 되었다”면서 “SM3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다. GM대우 역시 판매결과에 초조해하지 않고 ‘라세티, 손들면 탈 수 있어요’ 등의 시승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차를 접하고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우차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 없이 라세티를 타보면 소비자들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더불어 파격적인 판매조건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라세티 ‘내마음대로 무이자할부’ 눈길
SM3 36개월 할부금리(3%) 업계 최저


아반떼 XD의 판매조건은 소비자의 입맛을 당길 만한 당근이 부족하다. 정액불 할부 금리는 24개월에 7.5%, 36개월 8%, 60개월 9.5%이고, 마음대로 할부는 기간에 관계없이 8.5%로 다른 자동차 메이커보다 1.5∼5.5% 정도 높은 편이다. 특별판매조건 역시 신입사원, 신혼부부, 사회초년생들에게 2%, 영업소에서 차를 계약하는 고객에게 1%, 교직원에게 2% 에누리해주는 정도이고, 월드컵 4강 기념 이벤트로 6월 고객에게 취득세의 50%(차값의 1%)를 대신 내주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 M카드로 차를 사면 인도금에서 50만 원을 에누리해주지만 3년 동안 카드사용액의 2%씩 모아 갚아나가는 방식이므로 3년 동안 2천500만 원 이상 쓰지 않으면 나머지 금액은 환급해야 한다.

반면 라세티는 ‘내맘대로 무이자할부(빅제로)’와 ‘전자동 에어컨(66만 원) 무료 증정’ 등의 조건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내맘대로 무이자할부는 처음 1년은 이자 없이 할부금만 내고, 2년 뒤에는 차값의 50%, 3년 뒤에는 60%, 4년 뒤에는 70%를 내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라세티를 살 때 내맘대로 무이자 할부기간을 3년으로 잡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오너는 계약금으로 10만 원을 내고, 처음 1년은 이자 없이 원금만 갚으면 된다. 그리고 2년째부터 차값의 60%에 해당하는 원금과 이자를 자유롭게 갚다가 원금을 다 상환하고 나면 나머지 40%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된다. 따라서 초기 부담 없이 새차를 사고 싶거나 1년 뒤 목돈이 생기는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그러나 2년째부터는 8%의 금리가 적용되므로 원금을 늦게 상환하는 고객들은 더 많은 이자를 내야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GM대우 오토카드 회원에게는 카드 사용액의 3%씩 모은 포인트를 차값에서 빼준다. 적립률(3%), 할인한도(150만 원)가 경쟁사 대비 가장 높고, 포인트로 정비서비스 에누리도 받을 수 있다.
SM3는 가장 파격적인 판매조건을 내걸었다. 3∼36개월 정액불 할부 금리가 3%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운전면허를 딴 고객에게는 핸즈프리와 2딘 오디오(20만 원)를 선물로 준다. 또 현금이나 3∼60개월 할부로 SM3를 사는 고객에게도 ABS 브레이크(45만 원)를 무료로 달아준다. 아울러 르노삼성자동차카드로 차값을 내면 그동안 모은 포인트의 2배를 에누리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6월∼). 따라서 35만 포인트가 쌓여 있다면 차값에서 70만 원을 할인 받는 셈이다. 단 에누리폭은 80만 원까지다.

두 번째 팁, 중고차값

‘중고차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고차 거래에도 일관된 기준과 관행이 있다. 메이커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가 다른 메이커의 차보다 비싸고, 거래되는 매물도 훨씬 많다. 준중형차도 마찬가지. 서울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최도규 과장은 “현대 뉴 아반떼 XD를 사야 차를 되팔 때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중고차시장이 워낙 보수적이라 한번 굳어진 인상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뉴 아반떼 XD가 중고차값 가장 잘 받아
그 차종의 대표색 골라야 되팔 때 유리


대우차의 이미지는 특히 최악이다. ‘잔고장이 많다’, ‘무거워서 기름을 많이 먹는다’, ‘부품값이 비싸다’ 등의 선입관들이 대우차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최근 GM과 합병되면서 이미지가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중고차시장에는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한평 중고차시장에서 만난 한 중고차 딜러는 “대우차는 고장이 워낙 많아 차를 팔고 나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가 있다”며 “그래도 지금은 훨씬 나아졌지만, 예전에 대우 프린스, 수퍼살롱 등은 현대 쏘나타의 절반 정도밖에 차값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반면 르노삼성 차는 SM5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에 힘입어 중고차값이 꽤 안정적이다. SM3가 처음 중고차시장에 나왔을 때는 아반떼 XD보다 높은 값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내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뒷자리가 좁다’는 이유로 상황이 다시 역전되었다.

전문가들은 1년 뒤 뉴 아반떼 XD의 중고차값이 SM3나 라세티보다 100만∼150만 원쯤 높게 매겨질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게 3∼4년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다가 5년이 지나면 라세티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우차는 5년이 지나면 엔진 소음이 심해지고 잔고장이 속출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라세티가 예전 대우차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값을 높게 받으려면 차를 살 때 색깔이나 옵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우선 몸집이 작은 차는 밝은 색 또는 CF나 브로셔 등에 나오는 대표색상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뉴 아반떼 XD는 흰색, 라세티는 은·회색, SM3는 물빛색이 인기다. 이러한 차들은 다른 색상의 준중형차보다 최고 50만 원쯤 비싸게 거래된다. 차를 산 뒤 독특한 색으로 도색을 하는 오너들도 있는데, 이런 차는 중고차시장에서 최고 100만 원 정도 손해를 본다.
편의장비는 AT, 에어컨, 운전석 에어백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찾는 이들이 많아 제값을 받는다. 최근에는 CD 체인저, 듀얼 에어백, ABS 등이 달려있는 차를 원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풀옵션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옵션값은 70% 정도 쳐주는데 그나마 순정이 아닌 것은 거의 값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오디오를 제외한 휠·타이어·서스펜션·엔진 등을 튜닝한 차는 기피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세 번째 팁, 성능 비교

차는 달려봐야 안다. 아무리 판매조건이 좋고 중고차시장에서 평판이 그럴 듯 해도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 어떤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결정적인 매력이 부족한 차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 번째 팁으로, 비교시승을 통해 준중형차의 장단점을 알아보았다. 이미 본지 2003년 1월호에서 아반떼 XD와 라세티, SM3의 비교시승기를 소개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았다. 더불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평가해 보았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현대 뉴 아반떼 XD’
날카로운 직선과 에지, 블랙베젤 타입 헤드램프……. 뉴 아반떼 XD의 첫인상은 공격적이면서도 야무지다. 푹 퍼져 보였던 뒷모습 역시 트렁크 라인을 살짝 치켜올려 날렵한 느낌으로 거듭났다. 인테리어는 LED 계기판을 달아 시인성이 좋아지고, 송풍구와 핸즈프리 위치에 변화를 주었는가 하면 메탈그레인을 적절히 섞어 세련되게 꾸몄다. 한결 고급스러워진 가죽질감도 마음에 든다. 비상등, 오디오, 에어컨 버튼 등도 운전자를 중심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계기조작을 위한 드라이버의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정도 변화가 구형 아반떼 XD(1천159만 원), 2003년형 아반떼 XD(1천230만 원)보다 70만∼146만 원 비싸진 만큼의 값어치를 할지 의심스럽다.
출발은 비교적 순조롭다. 구형 아반떼 XD가 그러했듯 힘찬 달리기 성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실용적인 세단이므로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엑셀런트 드라이빙’이라는 홍보는 지나치다. 예전(3천rpm)보다 최대토크가 높은 rpm에서 터져 중저속에서 약간 굼뜬 느낌이 든다. 언덕에서도 rpm을 높이 쓰지 않으면 힘이 부치고 서스펜션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물러, 코너를 돌 때 무게중심의 이동이 심해 차체가 갸우뚱거린다. 그러나 4천rpm을 넘어서면 차에 가속이 붙어 시속 130km 이상에서는 안정감 있게 달려나간다.

결론적으로, 뉴 아반떼 XD의 성능은 무난하다. ‘베스트셀러카’에게 야박한 평가가 아닌가 싶겠지만 ‘무난하다’는 말은 ‘어떤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차’ 또는 ‘어떤 사람이 사도 후회 없이 탈 수 있는 차’라는 뜻이기도 하다. 더불어 뉴 아반떼 XD는 넉넉한 실내공간, 적당한 힘, 다양한 편의장비 등 준중형차에 요구되는 것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이만하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해도 후회는 없지 않을까.

GM대우 라세티, “대우차 맞아?”
“이거 대우차 맞아?” GM대우 라세티의 실내를 본 주변의 반응이다. 달라기 실력 역시 예전 대우차에 대한 평가를 머릿속에서 싹 지울 만큼 뛰어나다. 우선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소리가 가장 조용하고, 액셀 페달을 밟기 시작해서 최대토크를 내는 4천200rpm까지 반응이 굼뜨거나 엔진음이 커지거나 하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 3천rpm 부근에서 시속 130km을 내는 라세티의 실력은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 또 최대토크가 가장 높아 경쟁차들이 끙끙거린 언덕을 가뿐하게 올라갔다.
몸으로 느끼는 서스펜션은 뉴 아반떼 XD와 르노삼성 SM3의 중간 정도. 요철이 있는 도로에서 라세티는 뉴 아반떼 XD처럼 출렁이지는 않았지만 서스펜션이 노면진동을 모두 걸러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코너링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고 진입한 뒤 안쪽으로 파고들면 의외로 약간의 오버스티어를 보이며 차체를 잘 추스른다.
실내는 전체적인 마무리가 깔끔하고, 실내공간도 경쟁차 중 가장 넉넉하다. 뒷좌석에는 3개의 분리형 헤드 레스트를 준비해 5명이 타도 불편하지 않다. 이만하면 네 가족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을 듯. 그러나 준중형차치고는 지나치다싶을 만큼 고급 장비들이 20∼30대 초반 젊은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가장 감성적인 차, SM3
SM3는 시승차 중 가장 감성적으로 와 닿는다. 운전석에 오른 순간 단단하게 세팅된 버켓 타입 시트가 어깨부터 엉덩이까지 몸을 잘 잡아 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오랫동안 운전해도 피로가 덜 쌓인다. 핸들은 그립력이 좋아 움켜쥐었을 때 손에 착 달라붙고,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의 느낌도 경쾌해 마음 내키는 대로 어디든지 달려줄 것 같다. 운전자의 기분을 잘 맞춰줄 줄 아는 바로 그런 차다.
겉모습 역시 매끈하게 빠진 보디라인이 몸뚱이만 커진 경쟁차와 비교해 날렵한 인상이다.그러나 센터페시아는 각 부위가 도드라져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음도 의외로 시끄럽다. 직선도로에서 액셀 페달을 힘껏 밟았더니 중저속에서 머뭇거리다가 rpm이 4천을 넘어서자 움직임이 재빠르고 스포티해진다. 특히 시속 100km부터 150km 사이에서는 매서운 달리기 성능을 발휘한다. 서스펜션이 동급차 중 가장 단단해 노면의 상황에 따라 잘 반응하고, 코너에서도 정확한 핸들링을 발휘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몸이 기우는 일이 적다. 그러나 반대로 무른 승차감을 좋아하는 오너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SM3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차다. 뒷좌석 공간이 좁은 편이어서 패밀리카로 선택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르노삼성이 타깃으로 정한 20∼30대 싱글이나 어린 자녀를 둔 부부에게는 알맞다. 특히 스포츠 세단을 좋아하는 젊은 오너들에게 어울린다.

네 번째 팁, 실내공간·편의장비
준중형차의 고급화는 실내공간이나 편의장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중형차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핸즈프리, 전자동 에어컨, 2딘 오디오, 전동접이식 사이드미러 등을 갖추었고, 실내공간은 성인 4명이 타도 넉넉하다. 준중형차의 실내공간과 편의장비를 오너 드라이버 입장에서 살펴보자.

1 계기판
뉴 아반떼 XD는 구형 속도계의 테두리선을 없애 간결해 보이고 입체감이 느껴진다. 왼쪽에 RPM게이지를 놓고 오른쪽에 속도계를 배치한 좌우대칭형이다. 라세티는 속도계를 가운데에 집어넣고 은색 링으로 감싸 집중력을 높였다.
SM3는 속도게이지 눈금이 촘촘하고 조금 밋밋한 디자인이다. 빨간색과 보라색을 섞은 조명이 이채롭다.

2 전동접이식 사이드미러 스위치
뉴 아반떼 XD의 사이드미러 스위치가 제일 쓰기 편하다. 도어패널 파워윈도 위에 자리해있어 자연스럽게 조작할 수 있다. SM3는 핸들 왼쪽 패널에 달려 있고, 라세티는 사이드미러 삼각틀에 붙어 있어 가장 부자연스럽다. 손을 뻗어 조작하기에 너무 멀다. 조작하려면 시트에서 몸을 떼야한다.

3 핸즈프리 조작스위치
라세티와 SM3의 핸즈프리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어 운전 중 전화를 받기 편하다. 반면 뉴 아반떼 XD의 스위치는 천장에 있어 손을 뻗어야 한다. 핸즈프리 성능은 라세티가 가장 또렷하고 뉴 아반떼 XD가 무난한 수준이며 SM3는 ‘웅∼’ 하는 잡음 때문에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듣는 일이 생겼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지역이나 시승차의 상태, 실험자의 느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혀둔다.

4 글로브박스
라세티의 글로브박스는 에어컨바람이 통해서 냉온장고처럼 쓸 수 있다. 크기는 음료수 캔 네 개가 들어가는 정도. 뉴 아반떼 XD의 글로브박스는 마무리가 미흡하다. 테두리 부분이 날카로워 손을 벨 위험도 있다. 반면 SM3는 모서리 단차가 없고 표면이 부드럽게 처리되었다.

5 수납공간
라세티의 조수석 언더트레이는 비에 젖은 신발이나 잡동사니를 보관하기 좋다. 다만 덮개가 없어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담아둔 물건의 일부가 밀려 뒷좌석으로 쏟아진다. SM3의 시트사이드 트레이에는 3단 우산을 보관할 수 있고, 뚜껑이 달려있는 팝업트레이는 시계 같은 귀중품을 보관하기 좋다. 뉴 아반떼 XD는 센터페시아에 카드 보관함이 있어서 주차티켓이나 고속도로 통행티켓을 꼽아두면 편리하다.

6 운전석
뉴 아반떼 XD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가 ‘ㄱ’자로 되어 있어서 운전석이 독립된 듯한 느낌을 준다. 운전할 때 자연스럽게 집중이 되고 작동이 쉬운 편이다. 반면 새로 덧댄 메탈그레인은 ‘ㄱ’자 연결 흐름을 끊어 센터페시아가 도드라져 보인다.
라세티는 우드그레인이 고급스럽고 대시보드 위를 덮은 검정색 패드의 촉감이 좋다. 반면 스티어링 휠의 그립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SM3 대시보드는 볼륨감과 모던한 느낌이 좋지만, 플라스틱의 질감은 ‘감성품질’과는 멀어 보인다. 반면 손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 휠이 돋보인다.

7 센터페시아(센터트레이 포함)
세 차 모두 비상등 스위치가 같은 위치에 있다. 위급한 상황에 누르기 쉬운 자리다. 뉴 아반떼 XD는 사각형의 간결한 배치를 보여준다. 핸즈프리 코드를 연결해 전화기를 놓을 수 있는 센터트레이도 쓸모 있다. 라세티의 U자형 센터페시아는 가장 개성 있지만 시계 옆에 있는 핸즈프리 접속구에 휴대폰을 연결하면 선이 늘어져서 지저분해 보인다. SM3의 센터페시아에는 컵홀더와 팝업트레이가 내장되어 있다.

8 센터콘솔(컵홀더 포함)
라세티의 컵홀더가 음료수를 가장 잘 받쳐 준다. 1단 센터콘솔은 속이 깊어 물건을 넣기 좋고 안쪽에는 카드보관함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SM3의 컵홀더는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있는데 눌러도 잘 나오지 않고 음료수를 잘 잡아주지도 못한다. 2단으로 나뉘는 센터콘솔에는 핸즈프리 기능이 들어있다. 뉴 아반떼 XD는 사각형 우유팩을 끼울 수 있는 컵홀더와 2단 센터콘솔을 갖추었다.

9 뒷좌석
재봉선을 기준으로 왼쪽 한 사람이 앉는 자리만큼의 길이를 쟀더니 뉴 아반떼 XD 55.5cm, 라세티 55cm, SM3 56.5cm이다. 수치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몸으로 느끼는 편안함에는 차이를 보였다. 라세티는 등받이 각도가 적당하고 공간이 넉넉해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고, 시트쿠션도 적당하다. 뉴 아반떼 XD의 뒷자리 암레스트는 공중에 떠있어 팔에 힘이 들어간다. 차라리 도어패널에 있는 암레스트에 손을 얹는 것이 편하다.
실내공간은 만족스러운 수준. SM3는 등받이가 곧게 세워져 있어 불편하고 좁은 레그룸은 개선이 필요하다. 소형차와 별반 차이가 없어 준중형 세단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

다섯 번째 팁, 오너들의 평가

준중형차 오너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승차로 준비된 뉴 아반떼 XD, 라세티, SM3를 살펴보고 비교시승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들 자신이 타던 차와 비교해가면서 전문가 못지 않은 평을 내놓았다. 주행거리 1만km 이상 뛴 오너들이 말하는 준중형차, 그 속내를 들여다보자.

이선영 기자(이하 이선) 바쁘신 가운데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들 초면이라 어색하겠지만 자신의 차와 비교해가며 자유롭게 느낌을 말해주세요. 그럼 스타일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이영권(아반떼 XD 오너, 이하 이영) 아무래도 아반떼 XD를 타다 보니 뉴 아반떼 XD가 제일 눈에 들어옵니다. 돌출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베젤 타입 헤드라이트가 전보다 공격적이랄까. 강렬한 느낌이에요.

김재열(SM3 오너, 이하 김재) 뉴 아반떼 XD가 남성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긴 했지만 아직도 베르나와 닮은 것 같아요. 생김새만 놓고 보면 SM3가 가장 날렵해 보이지 않나요? 라세티와 뉴 아반떼 XD 모두 준중형차 치고는 몸뚱이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이세원(라세티 오너, 이하 이세)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중형차급 편의장비와 달리기 실력이 마음에 들어 라세티를 고르기는 했지만 SM3가 잘 빠진 그랜저 XG라면 라세티는 구형모델인 ‘각그랜저’ 같아 보여요.
이영 SM3도 뒷모습은 별로인데요. 윗부분이 잘려나간 듯한 리어램프가 왠지 어색하고요. 또 다른 차처럼 머플러를 감췄으면 깔끔해 보였을 텐데…….
이세 라세티 디자인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앞의 3분할 라디에이터 그릴은 산만해 보여요. 대우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꼭 그래야 했나 싶을 정도로 스타일이 뒤떨어져 보이지요. 대신 인테리어는 이전의 대우 이미지를 많이 벗어난 것 같아요.
김재 맞아요. 대우차라는 생각을 갖고 봤는데 놀라울 정도로 마무리가 깔끔하더라고요. 거기에 비하면 SM3는 각 부위가 너무 도드라져 보이지요. 그리고 컵홀더를 마련한 건 좋은데 직접 사용해보니까 음료수를 꽂아 놓으면 에어컨 버튼을 가려서 조절하기가 영 불편하답니다.
이세 라세티도 실내가 고급스러워진 것은 사실인데 오래되니까 평평했던 가죽시트가 조금 울어서 실망이에요. 이런 사소한 부분은 실제 타고 다니지 않으면 잘 모르는 거거든요.
이영 구형 아반떼 XD와 비교했을 때 뉴 아반떼 XD는 시트 질감이 아주 고급스럽네요. 센터페시아가 운전자를 중심으로 디자인되어 버튼을 조작하기도 편하고요. 그런데 핸즈프리 버튼을 왜 선글라스 케이스 옆에 달았는지 이해가 안가요.

SM3 트렁크가 경쟁차 중 가장 넓어
뉴 아반떼 XD, 감성품질 제일 뛰어나


이세 맞아요.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누르려면 불편할 텐데……. 뭐니뭐니해도 핸즈프리는 핸들 옆에 붙어있는 게 제일 편하지요.
김재 아반떼 XD의 푹신하기 만한 시트도 마음에 안 들어요. 단거리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타고 다니면 허리가 뻐근해지거든요. 시트는 SM3가 좋지 않나요? 버켓 타입이라 양옆에서 등을 잘 잡아주니까요. 다만 몸에 맞게 조절하는 다이얼이 하나란 게 좀 아쉽습니다.
이세 SM3는 다 좋은데 뒷좌석이 너무 좁은 게 마음에 걸려요. 저도 SM3와 라세티 가운데 어떤 것을 살까 고민하다가 뒷좌석 때문에 라세티를 샀거든요.
김재 맞아요. 우리나라에 들여오려면 시장상황에 맞게 연구를 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가져온 건 분명 르노삼성의 잘못이에요.
이세 아까 앉아봤는데 무릎공간은 물론 발을 둘 데가 마땅치 않더라고요. 앞좌석을 조금 파고들어 레그룸을 만들면 좋을 텐데……. 뒷좌석에는 여자들이 타기에도 버겁겠어요.
이선 그럼 트렁크등 짐 공간은 어떤가요?
김재 트렁크는 경쟁 차종 가운데 SM3가 제일 넓어요. 라세티처럼 분할시트는 아니지만 스키스루 기능도 있구요. SM3가 일본에서는 40대 중반 주부들이 타는 차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을 태울 일은 별로 없고 장볼 일이 많으니까 뒷좌석을 줄이고 트렁크를 넓힌 거래요.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초년생이나 자녀가 없는 부부들을 타깃으로 들여와서 그대로 두었다는데 시장을 엉뚱하게 바라본거지요.
이영 사실 준중형차는 패밀리카로 많이 쓰이잖아요. 신혼 부부라고 해도 어른들도 모시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좁은 차로는 턱도 없지요. 나이 어린 사람들도 친구들 여럿이 몰려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불편해해요.
김재 제 생각에는 SM3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예 더 젊은 사람들을 공략하는 쪽이 좋을 것 같아요. 핸들링이나 서스펜션은 경쟁차 중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엔진파워를 조금 높여 스포츠카의 감성을 가진 세단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연비에 연연하다 보니 기어비도 느슨해 변속이 느린데 차라리 아반떼 5도어 스포츠처럼 나가면 더 잘 팔리지 않을까요.

라세티는 준중형치고 힘이 좋은 편
아반떼 XD의 시내연비 불만족스러워


이선 운전자로서 느끼는 차의 성능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김재 SM3 오너들은 아마 다 똑같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주행거리가 7천km 미만일 때까지는 ‘언덕에서 빌빌거린다’, ‘기어를 1단에서 2단으로 바꿀 때 변속 충격이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지요. 영업소에서 시승을 마친 뒤에도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해요. 국산차는 2천km면 엔진이 잘 돌아가는데 SM3는 길이 조금 늦게 드는 편이거든요. 대신 7천km만 넘으면 그때부터는 쌩쌩 잘나가요. 연비도 좋고요.
이세 라세티는 준중형치고는 힘이 넘치는 편이지요.
김재 SM3는 최대토크가 높아서 시속 40∼80km까지는 아마 제일 느릴 거예요. 대신 고속도로만 나가면 펄펄 날지요. 서스펜션이 단단해서 안정감 있고, 핸들링은 드라이버가 원하는 대로 차를 잘 이끌어줘요. 핸들도 그립력이 좋아 손에 착 달라붙고요.
이세 라세티는 핸들이 묵직한 편이에요. 처음에는 좀 어색한데 익숙해지면 고속에서 안정감 있고, 타이어에 작은 돌멩이 같은 것이 걸려도 핸들이 한쪽으로 틀어지지 않고 잘 걸러집니다.
이선 라세티는 오버드라이브 버튼이 없는데 불편하지는 않으세요?
이세 힘이 좋아서 그런지 오버 드라이브 버튼 없이도 운전하기 편하던데요. 추월할 때도 액셀만 밟으면 쭉 나가거든요.
김재 그래도 있으면 더 좋을 텐데. 내리막길에서나 고속에서 속도를 줄일 때 오버드라이브를 쓰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되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SM3를 타면서 오버드라이브를 잘 이용하는 편이랍니다.
이영 뉴 아반떼 XD는 VVT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이 늘어났다는데 직접 타보니까 제 차(아반떼 XD)와 별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이선 차체가 무거워져서 그런 게 아닐까요?
이영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데 라세티의 파워나 SM3의 핸들링처럼 뚜렷한 매력은 없는 것 같네요. 또 값도 100만 원 정도 올랐는데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까 싶어요.
이선 혹시 오늘 시승차를 타보고 다른 차에 더 아음이 끌린 분 있나요?
김재 여러 차의 장단점을 직접 들어보는 기회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라세티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네요.
이선 표정들을 보니 대부분 그러신 것 같아요. 처음부터 꼼꼼히 따져보고 마음에 드는 차를 골랐을 테니까요. 다만 어떤 차를 사야할지 고민중인 예비오너들에게는 오늘 나눈 얘기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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