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장길 달리는 요령 노면상태 확인하고 고속주행 피해야
2003-11-12  |   11,642 읽음
요즘에는 시골 구석구석까지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 비포장길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도로를 달리다보면 새로 길을 닦느라 아직 포장을 하지 않은 도로를 종종 만나게 된다. 특히 산 부근에서는 큰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비포장길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와는 달리 비포장길을 달릴 때는 차에 무리가 많이 가고 운전자도 쉽게 피로해진다. 얘기치 않은 장애물이 나타나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수도 있고 진흙길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달에는 비포장길을 달릴 때 도움되는 운전요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가까운 곳에 시선 두고 노면상태 확인
두 손으로 핸들 잡되 느슨하게 쥐어야


비포장도로는 노면 상태가 좋지 않고 언덕과 내리막, 코너 등 조심해야 할 구간이 많기 때문에 예상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을 각오하고 여유를 갖고 달려야 한다. 노면이 비교적 평탄한 비포장길이라도 속도를 내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본. 언제 움푹 패인 곳이 나타날지 모르고 작은 돌들이 튀어 차체에 흠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나 버스, 트럭 등 차고가 높아 비포장길에서 비교적 빨리 달리는 차가 뒤에서 바싹 붙어 따라올 때는 차라리 먼저 보내주는 것이 좋다. 이때도 앞차와 충분히 거리를 벌려야 먼지를 뒤집어쓰거나 앞차에서 튀는 돌에 상처를 입지 않는다.
시선은 먼 곳보다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즉 포장도로를 달릴 때 먼 곳에 70%, 가까운 곳에 30% 정도 시선을 두었다면 비포장도로에서는 반대로 가까운 곳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장애물이나 요철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도로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달려야 안전하다.
스티어링 휠(핸들)을 평소 한 손으로 잡는 운전습관을 가진 오너라도 비포장길에서 만큼은 꼭 두 손으로 잡아야 한다. 두 손으로 잡되 운전대를 꽉 움켜쥐지 말고 느슨하게 잡는 것이 요령. 핸들을 꽉 잡아서 노면의 진동을 억지로 누르면 스티어링 계통에 무리가 갈 뿐만 아니라 노면에서 올라온 진동이 운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쉽게 피로해진다. 또한 스포크 사이로 손을 집어넣거나 엄지손가락으로 핸들을 감싸쥐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불규칙한 노면의 골을 따라 바퀴가 틀어지면서 갑자기 핸들이 돌아 손목이나 손가락을 삘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갈이 많은 비포장길을 오랫동안 달려야 할 때는 타이어 공기압을 표준보다 10% 정도 낮추는 것이 좋다. 물론 타이어 공기압을 조절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었을 때 가능한 방법. 느슨해진 타이어는 작은 돌과 요철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적당히 흡수하기 때문에 타이어의 접지력과 승차감이 한결 좋아진다.
자갈길이나 모래판, 진흙길에서는 바퀴가 헛돌기 쉬우므로 액셀 페달을 급하게 밟지 않는다. 바퀴가 헛돌았을 때는 액셀 페달에서 발을 살짝 들어 접지력을 살린 뒤 다시 부드럽게 밟아 빠져 나오도록 한다. 기어는 평소보다 한 단 정도 낮춰 굴림바퀴의 구동력을 살려 달리는 것이 좋다. 수동변속기를 얹은 차는 변속할 때 미끄러지거나 모래·자갈의 저항 때문에 트랜스미션이 충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기어 변속을 삼가고 어쩔 수 없이 변속해야 할 때는 클러치를 부드럽게 밟고 떼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비포장도로에서는 타이어가 쉽게 미끄러지므로 급브레이크를 삼가야 한다. 부득이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면 브레이크 페달을 몇 번에 걸쳐 나눠 밟는 펌핑 브레이크를 쓰는 것이 좋다. 물론 ABS가 달린 차는 브레이크 페달을 콱 밟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멈춰 설 수 있지만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ABS가 있든 없든 풋 브레이크와 함께 기어단수를 낮춰 속도를 늦추는 엔진 브레이크를 함께 쓰도록 한다.

골이 패인 곳에서는 둔덕 위로 달리고
언덕길은 멈추지 말고 한번에 올라가야


비포장길에서 운전자를 난감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움푹 패인 골이다. 골이 그다지 깊지 않다면 두 바퀴를 골에 넣어 지나가도 괜찮다. 그러나 오일팬 등 하체부분이 닿을 정도로 깊은 골을 지나갈 때는 한쪽 둔덕에 바퀴를 걸쳐 지상고를 높인 상태로 천천히 지나가야 한다. 이때 좌우 바퀴의 접지력이 다르기 때문에 액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가 균형을 잃어 골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달려야 한다. 타이어가 골에 빠졌다면 당황하지 말고 일단 골을 타면서 액셀 페달에 힘을 줘 속도를 낸 다음 보통 때보다 핸들을 크고 빠르게 꺾어 앞바퀴를 둔덕 위에 올린다. 이후 뒷바퀴가 골을 타고 올라오는 순간 재빨리 핸들을 반대쪽으로 돌리면 어지간한 골은 탈출할 수 있다.
코너링할 때는 일반 도로에서보다 훨씬 조심해야 한다. 속도가 빠를수록 접지력이 약해지고 달리던 관성 때문에 차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 코너가 보이면 일단 속도를 충분히 줄인 다음 부드럽게 스티어링 휠을 꺾는다. 급하게 핸들을 돌리거나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액셀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서 무게 중심을 앞바퀴로 옮겨 접지력을 되살리면 방향을 손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앞바퀴굴림 차).
경사가 급한 언덕길을 오를 때는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달려야 한다. 비포장 오르막길 중간에 선 다음 다시 출발하려면 구동바퀴가 헛돌기 쉽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데도 바퀴가 헛돌기 시작하면 일단 후진으로 평탄한 곳까지 내려온 다음 다시 탄력을 받아 바퀴가 헛돌았던 지점을 살짝 비켜 가면 어렵지 않게 언덕을 오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되도록 풋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엔진 브레이크로만으로 내려오는 것이 좋다. 그러나 로(low)기어가 없는 승용차는 1단에서도 제법 속도가 많이 붙기 때문에 살짝살짝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서 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진흙과 물이 뒤섞인 진흙탕길은 낮은 기어로 천천히 달려야 한다. 노면의 저항이 크기 때문에 액셀 페달을 깊이 밟으면 바퀴가 진흙 속에 빠질 수 있으므로 엔진회전수가 3천rpm을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진흙길에서는 멈춰 선 다음 다시 출발하기가 어려우므로 항상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한 한 기어변속과 브레이크 조작을 줄이고, 기어를 꼭 바꾸어야 한다면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살짝 밟아 엔진회전수를 올린 뒤 기어를 바꿔주면 차가 움찔거리지 않아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 노면 바닥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핸들에서 힘을 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닥이 여기저기 패어있거나 돌이 널려있는 길에서는 시속 10km 이하로 천천히 달려야 출렁거림으로 인해 하체가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얕은 개울을 통과할 때는 강폭보다 물의 깊이와 바닥의 상태를 보고 건널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머플러가 물에 잠길 정도로 깊은 개울은 아예 건너가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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