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선 스턱(Ⅱ) 생각하는 운전이 해답이다
2003-11-07  |   8,132 읽음
네 바퀴에 구동력이 걸리는 4WD라고 해도 차가 움직이지 못할 때가 있다. 차가 회전할 때 좌우 바퀴의 회전차를 보상하는 오픈 디퍼렌셜의 한계 때문이다. 대체로 왼쪽 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처럼 대각선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아 ‘대각선 스턱’이라고 부른다. 디퍼렌셜 록 장치가 달린 차는 좌우 바퀴가 직접 연결되어 앞뒤 구동력을 50:50으로 나누기 때문에 한쪽이 공중에 떠도 별 문제가 없다.
요즘 나오는 SUV는 뒷바퀴에 차동제한장치(LSD)가 기본으로 달리거나 바퀴가 헛돌 때 제동을 걸어 오픈 디퍼렌셜의 단점을 보완하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이 달린다. 하지만 순정 LSD는 동력전달 효과가 30%를 넘지 않아 스턱에서 벗어나기에는 부족하다.
또 LSD에 들어 있는 다판식 클러치가 마모되면 힘을 전하지 못하는 오픈 디퍼렌셜로 바뀌어 버린다. TCS는 ABS와 브레이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헛도는 바퀴에 계속 제동이 걸릴 경우 과열된 로터나 제어 유닛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시간 작동이 멈춘다.
앞뒤에 오픈 디퍼렌셜이 달린 차도 스턱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스턱에 걸렸을 때 쉽게 포기하거나 튜닝을 생각하면 운전 테크닉이 늘어날 수 없다. 기계에 의존하기보다는 늘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실전경험을 통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최고다.
대각선 스턱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두 개의 바퀴가 헛돌기 때문이다. 앞쪽 좌우, 혹은 뒤쪽 좌우라면 나머지 두 바퀴의 접지력을 이용해 탈출할 수 있지만 앞뒤 바퀴가 구동력을 잃는다면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최소한 3개의 바퀴가 땅에 닿아 있어야 차가 움직인다. 대각선 스턱이라도 헛도는 바퀴 중 하나를 땅에 닿게 하면 탈출이 가능하다.
먼저 코스를 읽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자신의 애마라면 핸들을 어느 만큼 꺾었을 때 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운전석 쪽은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확인할 수 있지만 조수석은 불가능하다. 앞쪽 펜더나 범퍼 모서리에 보조 미러를 달면 조금 낫지만 범퍼 아래로 들어가는 돌까지 볼 수는 없다. 때문에 평소에 차의 어느 지점이 바퀴와 가까운지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운전석 앞바퀴는 풋레스트에 놓인 왼발의 연장선에 있고, 조수석 앞바퀴는 대시보드 오른쪽 끝의 공기구멍과 보네트 굴곡이 만나는 지점 아래쪽에 있다는 식이다.
운전을 하면서 바퀴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의 운전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주차나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 큰 도움이 된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길에 튀어나온 바위가 있다고 하자.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타고 넘을 것인지는 차에서 내려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바퀴가 지나갈 곳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면 바위를 타고 넘을 수 있다. 바위에 올려진 바퀴 하나만 헛돌기 때문에 세 바퀴로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다.
가장 난처한 것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스턱에 걸릴 때다. 단단한 노면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한 쪽 바퀴가 푹 빠지는 진흙이거나 예상보다 골이 깊어 바퀴가 공중에 뜨는 경우다. 골을 넘을 때나 언덕을 오를 때 대각선 스턱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때도 차 바닥이 장애물에 걸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순정차도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갖고 연습을 하도록 한다.
차가 움직이지 못하면 일단 운전석에서 내려 차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바퀴가 헛도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핀다. 경험이 쌓이면 어느 바퀴가 미끄러지는지, 어떻게 탈출해야 할지 운전석에 앉아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만 초보 때는 무조건 내려서 눈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상황에 맞는 테크닉을 써 본다.

대각선 스턱 탈출 5계명
첫 번째는 세 바퀴 접지가 되도록 라인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언덕을 올라가려고 할 때 비스듬히 진입하면 경사가 조금만 심해도 스턱에 걸린다. 이럴 때는 차를 움직여 경사면과 차 앞머리가 평행을 이루도록 한다. 즉 언덕을 수직으로 보며 진입한다. 차를 앞뒤로 움직여야 하고, 때로는 접근각이 나오지 않아 고생할 수도 있지만 앞바퀴 두 개를 한 번에 경사면에 놓으면 올라가지 못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두 번째는 핸들을 좌우로 돌리는 ‘소잉’을 활용하는 것이다. 소잉(sawing)은 ‘톱질하다’라는 뜻이지만 차에서는 핸들을 좌우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온로드는 코너에서 원심력을 줄이기 위래 이런 운전법을 구사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바퀴를 좌우 끝까지 돌리면서 노면과 닿는 곳을 찾기 위해서 소잉 테크닉을 쓴다. 광폭 타이어라고 해도 접지면은 의외로 좁다. 특히 노면이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에서는 바퀴가 특정 각도에서만 공중에 뜨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각선 스턱에 걸렸을 경우 액셀 페달을 살짝 밟은 채로 핸들을 왼쪽이나 오른쪽 끝까지 돌리다 보면 타이어가 접지력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 후진하거나 차에서 내리기에 앞서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세 번째는 힘차게 달려 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천천히 달리면서 접지력을 살려야 하지만 슬슬 달리고 있는 도중에 스턱에 걸리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먼저 차 바닥에 닿는 장애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1∼2m 뒤로 물러났다가 힘차게 돌진한다. 정지 상태에서 갑자기 액셀 페달을 밟으면 휠 스핀이 일어나므로,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인 후에 가속을 시작한다. 스턱된 지점을 통과한 다음에 다시 액셀 페달을 늦춰 속도를 줄여야 한다.
네 번째는 ‘브레이크 태핑’(brake tapping)을 활용하는 것이다. 오른발로 액셀 페달을 밟고 있는 동안, 왼발로 브레이크를 툭툭 치듯 밟는다. 이렇게 하면 헛도는 바퀴에 제동을 걸어 오픈 디퍼렌셜의 단점을 보완한다. 이 방법은 바퀴가 공중에 완전히 떠 있을 때는 쓸모가 없고, 브레이크를 세게 밟을 경우 출력과 제동력을 견디지 못해 허브나 액슬 샤프트가 부러지기도 한다. 때문에 스핀하기 직전 접지력이 약간 남아 있을 때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야 효과가 크다.
다섯 번째는 네 가지를 조합하는 것이다. 즉 라인을 바꾸면서 힘차게 돌진하거나, 핸들을 좌우로 꺾으면서 태핑을 하는 등 상황에 맞춰 여러 가지 방법을 한꺼번에 쓴다.
대각선 스턱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차가 빠졌다고 당황하거나 창피해 할 필요가 없다.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부쩍 늘어난 운전기술에 놀라게 되고, 운전기술이 늘어나면 로커를 달거나 더 큰 차로 갈아 탔을 때 오프로드 달리기가 훨씬 쉬워진다. 또한 머릿속으로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생각해 두면 현장 적응력이 크게 높아진다. ‘생각하는 운전’보다 더 좋은 운전 테크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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