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차의 크로스컨트리 성능을 생각한다 장단점을 알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2003-11-07  |   5,938 읽음
AT차의 구조적 특징을 알자
여기서는 AT의 특징을 살펴보고 실제로 드라이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본다. 적을 알려면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동 트랜스미션’은 아주 편리하지만 융통성이 조금 모자라는 시스템이다. 이런 특징을 알면 대책도 있는 법이다.

크로스컨트리 전제로 하면 AT의 장단점이 보인다
엔진 회전수가 낮으면 토크가 아주 작다. 따라서 발진, 가속, 등판처럼 큰 토크가 필요할 때는 낮은 기어를 선택해 큰 토크를 끌어내야 한다. AT는 이 조작을 대신 해준다.

예를 들어 긴 비탈을 오를 때를 생각해 보자. 회전수가 올라가 기어를 올리고 싶다. MT차는 클러치와 기어조작을 재빨리 하면서 회전수에 맞춘다. 토크에 변화를 주어 슬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AT차는 액셀로 속도를 조절한다. 그 뒤에는 시프트업이든 다운이든 기계에 맡긴다. 이 덕택에 기어 체인지가 확실하고 실패가 없다. 트랙션이 끊어지는 법도 없다.

발진도 마찬가지. 가령 노면의 뮤(μ, 마찰력)가 낮은 진창에 빠졌을 때 MT차는 반클러치를 쓴다. 아무리 절묘하게 조절해도 딱 맞는 회전수와 필요한 토크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와는 달리 AT의 특성인 크리핑(check 내용 참조)을 이용하면서 액셀 조작만으로 타이어 회전을 치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브레이크로 회전을 제한해도 된다.

다시 말해 노면에 대해 적절한 구동력을 전하는 일이 비교적 간단하다. 이처럼 AT차는 MT차에 비해 운전이 편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편한 만큼 차 밖으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예측과 판단력 그리고 빠른 대응력을 필요로 하는 세계다. 따라서 잦은 조작에 정신을 팔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어비가 높고,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다. 토크가 오일을 거쳐 전달되기 때문에 액셀 조작의 반응이 둔하고, 차의 거동을 산뜻하게 조율하기 힘들다.

특히 발진할 때는 토크 컨버터가 ‘토크 증폭장치’ 구실을 한다. 이럴 경우 생각대로 차가 반응하지 않는다. 그밖에 스턱 탈출 수단으로 차를 앞뒤로 재빨리 움직이는 ‘흔들어 빠지기’ 조작이 잘 먹히지 않는다. 이런 장단점을 알고 코스에서 실험해 보자.

크로스컨리에서 AT의 실력을 잰다
AT차와 MT차의 조작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 보자. 적어도 “AT가 크로스컨트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어려운 조작을 즐기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르막에서 조작성의 차이 생생히 드러나
MT차의 오르막 발진은 아주 까다롭다. 운전학원에서 잘 배웠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오프로드에서는 훨씬 가파른 오르막이 나온다. 이처럼 가파른 경사에서는 차가 밀리지 않도록 엔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주차 브레이크를 함께 쓰면서 반클러치로 발진한다. 더구나 오프로드에서는 μ가 낮기 때문에 트랙션이 지나치지 않도록 정교하게 발진해야 한다. 그러나 AT는 쉽게 발진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떼고 액셀을 살짝살짝 밟기만 해도 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힘차게 발진할 때에는 AT가 불리할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오른발로 액셀을 밟고 토크 컨버터 안에 힘을 비축한다. 그런 다음 브레이크를 떼면 차는 힘차게 나간다. 왼발을 함께 써서 AT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가파른 내리막 달리기. MT차로는 먼저 ①중력에 의해 차가 움직이는 곳까지 천천히 차를 몰아간다. ②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클러치를 떼고 엔진 브레이크를 걸면서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한다.

아무리 노련한 운전자라도 굉장히 가파른 곳에서는 두 발이 굳어 버린다. 클러치는커녕 브레이크도 뗄 수 없다. 결국 트랙션을 조금도 살리지 못해 잠겨 버린 타이어는 접지면적이 엽서 크기로 줄어든다. 타이어가 썰매로 바뀐 차는 방향감각을 잃고 멋대로 돌아간다. 최악의 경우 옆으로 구르기도 한다.

이런 위기를 막으려면 비탈에 자주 도전해 조작을 익히는 길밖에 없다. “어떻게 하든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라!”는 충고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로/로(트랜스퍼) 기어로 가파른 비탈을 내려갈 때 어정쩡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기는 어렵다.

따라서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엔진 스톨을 겁내지 않고 클러치를 이으면 자연스럽게 비탈을 내려간다. 그 뒤에는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엔진이 꺼지면 브레이크 페달을 놓고 차의 관성을 이용해 기어를 넣은 채로 내려가면 된다.

MT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다. 페달 조작이 간단한 점에서는 역시 AT차가 앞선다. 운전자는 타이어가 잠기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약간 조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AT차는 기어비가 높고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들지 않는 것이 약점이다. 때문에 조작은 어려워도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으면 MT차가 안전하다.

기술을 살려 MT차를 날려 버려라!
진흙탕을 비롯하여 μ가 낮은 곳에서 발진할 때를 생각해 본다. AT차는 비교적 간단한 조작으로 노면에 알맞은 트랙션을 줄 수 있다. 상황을 바꾸어 스턱할 때를 생각해 보자. 4WD가 스턱할 때 대체로 대각선상의 앞뒤 2바퀴가 헛돈다. ‘대각선 스턱’이라고 하는 상태다. 디퍼렌셜이 헛도는 타이어에 트랙션을 줄 수 없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때 AT차는 간단히 쓸 수 있는 스턱 탈출법이 있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그 힘에 걸맞게 타이어를 회전하도록 액셀을 밟는다. 그래서 좌우 바퀴에 같은 부하를 걸어 가상의 노면을 마련해 한쪽 타이어가 헛도는 것을 막는다. 약간만 스턱한 상태라면 효과는 그만이다. 그대로 빙판길이나 눈길에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MT차도 가능하다. 하지만 ‘태핑’ 조작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AT차는 타이어의 초저회전 상태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 또 구동계에 약간 무리가 되기는 하지만 AT차는 토크 컨버터가 흡수해 준다.

이처럼 AT차는 크로스컨트리라는 한정된 영역에서도 멋진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징을 최대한 살리면서 오프로드를 달려 보자 MT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의 AT의 장단점은?

장점
1. 클러치 페달이 없고, 반클러치는 토크 컨버터가 대신한다. 복잡한 기어조작이 필요 없다.

2. 기본적으로 엔진 스톨이 일어나지 않는다.

3. 핸들링에 집중할 수 있다.

4. 시프트업과 다운이 자동이고 확실하다. 변속 때 트랙션이 끊어지지 않는다.

5. 비탈길 발진이 간단하고 안전하다.

6.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 발진이 간단하고 안전하다.

7. 브레이크를 함께 쓰는 ‘대각선 스턱 탈출법’이 쉽다.

8. 엔진과 구동계는 유체가 이어 주기 때문에 무리한 힘이 걸리지 않는다.
단점
1. 차의 거동을 조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게이동이 어렵다.

2. 일반적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다.

3. 시프트 레버 때문에 ‘미세한 조정’을 하기 어렵다.

4. 밀어서 시동을 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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