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렌셜 록을 철저히 활용한다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열쇠
2003-11-07  |   15,066 읽음
디퍼렌셜 록의 종류와 기능을 알자
“역시 디퍼렌셜 록 옵션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아니, 그 사파리에 디퍼렌셜 록이 달리지 않았다는 거야? 내 디스커버리에는 디퍼렌셜 록이 기본장비라구.”

“그래? 좋겠는데.”

이런 대화는 한 마디로 터무니없는 것이다. 어디가 이상한지 알아보자.

액슬 디퍼렌셜과 센터 디퍼렌셜 헷갈리지 말아야
디퍼렌셜의 짜임새와 기능에 대해서는 여러 번 설명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디퍼렌셜에는 또 하나가 있다. 오른쪽 페이지 위 그림을 보기 바란다.

도요타 랜드크루저 80의 도면인데 앞뒤 프로펠러 샤프트 사이에 센터 디퍼렌셜이 보인다.

아주 훌륭한 디퍼렌셜이다. 게다가 풀타임 4WD에 고유한 장비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보통 때는 디퍼렌셜이라고 부르던 부품을 이번에는 액슬 디퍼렌셜로 구분했다.

센터 디퍼렌셜은 어떤 일을 하는가. 기본구조는 액슬 디퍼렌셜과 같다. 디퍼렌셜 앞뒤에 이어지는 프로펠러 샤프트에 구동력을 전한다. 동시에 회전하는 차의 앞쪽 프로펠러 사프트를 빨리, 뒤쪽 프로펠러 샤프트를 천천히 돌린다.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차가 회전할 때 내륜차가 생긴다. ①안쪽 뒷바퀴 ②안쪽 앞바퀴 ③바깥쪽 뒷바퀴 ④바깥쪽 앞바퀴 순으로 회전반경이 커진다. 이 때문에 ①+③의 뒷바퀴 한쌍보다는 ②+④의 앞바퀴 한쌍이 많이 돌아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센터 디퍼렌셜이 등장하게 된다.

센터 디퍼렌셜이 없으면 앞뒤 프로펠러 샤프트의 회전차가 조정되지 않는다. 뮤(마찰력)가 높은 노면에서 차가 그대로 돌아가면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속도가 뚝 떨어진다. ‘급커브 브레이킹 현상’이 일어나거나 구동계에 지장이 있다.

그러나 일단 오프로드에 들어가면 액슬 디퍼렌셜과 마찬가지로 센터 디퍼렌셜도 스턱을 일으킨다. 오른쪽 그림①처럼 하나의 바퀴가 헛돌아도 전진할 수 없다. 이 현상을 막기 위해 센터 디퍼렌셜의 기능을 멈추는 ‘센터 디퍼렌셜 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풀타임 4WD는 직결식 파트타임 4WD로 탈바꿈한다.

첫머리의 대화를 생각해 보자. 풀타임 4WD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에 달려 있는 것은 단순한 센터 디퍼렌셜 록이다. 그와는 달리 파트타임 4WD의 닛산 사파리에는 센터 디퍼렌셜이 없다. 주인공이 아쉬워했던 것은 액슬 디퍼렌셜 록. 두 사람은 내용도 모르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센터 디퍼렌셜과 액슬 디퍼렌셜 록을 혼돈하는 사람이 많다.

디퍼렌셜 록의 장점과 단점
지금부터 액슬 디퍼렌셜 록만 다루기로 한다. 장애지형을 달릴 때 디퍼렌셜 록은 대단히 매력적인 도구다. 오픈 디퍼렌셜이면 대각선 스턱을 일으킬 만한 곳에서도 거침없이 달려 나간다. 그러나 사용법을 어기면 위험하고, 주파성이 떨어진다.

험로 주파력 좋아지지만 핸들링 떨어져
장애지형을 천천히 달리는 이른바 ‘크로스컨트리’ 팬들. 그들에게 디퍼렌셜 록은 대단히 매력적인 도구다. 디퍼렌셜 록을 온(ON)에 놓으면 미니카의 바퀴처럼 드라이브 샤프트는 하나가 된다. 반대쪽 타이어가 떠 있든 슬립하든 관계없이 땅에 닿은 타이어가 차를 힘차게 끌어 나간다. 대각선 스턱도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크로스컨트리 팬들 사이에 ‘디퍼렌셜 록을 쓰는 겁쟁이’이라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라이얼 같은 경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쓰여 떳떳이 자리를 굳혔다. LSD를 고를 수도 있지만 크로스컨트리에는 실용적인 수준까지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맞춤작업은 스즈키 짐니를 중심으로 몇몇 차종에 한정된다.

게다가 신축성 있는 하체로 개조하려면 비용도 많이 든다. 때문에 시중에서 팔리는 디퍼렌셜 록을 다는 쪽이 간단하고 싸다. 이런 이유로도 관심이 높은 부품이라 하겠다.
또 오픈 디퍼렌셜 차는 대각선 스턱을 뛰어넘고 관성을 붙여 돌파해야 하는 곳이 있다. 이때 디퍼렌셜 록을 달면 여유 있게 달릴 수 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운전할 수 있어 안전하기도 하다.

디퍼렌셜 록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디퍼렌셜 록을 넣으면 예상보다 직진성이 강화된다. 모글지형을 천천히 달릴 때라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제법 긴 언덕을 속도를 붙여 공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힐클라임 도중 차 앞부분이 좌우로 흔들릴 때가 있다. 오픈 디퍼렌셜일 때보다는 핸들을 조작해도 차가 잘 따라 주지 않는다. ‘앞뒤 디퍼렌셜 록이라면 몰라도 단지 뒤 디퍼렌셜 록이라면 별 일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얕잡아 보다가는 큰코다친다. 그대로 코스를 벗어나 뒤집어지는 사고를 여러 번 보았다.

특히 파워핸들이 아닌 차는 주의해야 한다. 디퍼렌셜 기능을 정지시키면 그 만큼 조향의 자유를 빼앗기게 된다.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용처를 철저히 알아두면 멋진 무기
디퍼렌셜을 죽이면 거동이 얼마나 불안정해질까. 이것을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캠버 주행이 그것이다. 오른쪽 사진처럼 캠버 위를 원호를 그리듯 달린다. 사진으로 보아도 상당히 큰 회전반경을 그리고 있다. ‘좌우 바퀴의 회전차는 미미하다. 디퍼렌셜이 살아 있든 죽었든 관계없다’고 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좌우 바퀴의 회전차를 조정하지 않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그립을 잃는다.

그 순간 차 뒤쪽이 흘러 나간다.
‘트라이얼을 하려면 디퍼렌셜을 용접하는 편이 낫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러나 사실과는 다르다. 좌우 바퀴가 노면을 단단히 잡고 있을 때는 디퍼렌셜이 살아 있어야 한다. 종합적인 그립 수준과 조작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퍼렌셜을 죽이면 차가 돌아갈 때마다 강제 슬립이 일어난다. 따라서 불안정한 자세로 경기를 해야 할 때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회전반경이 커진다. 그러면 급커브를 돌아가려고 해도 돌 수가 없다. 반대로 의도적으로 차 꼬리를 흘려 보내고 싶을 때는 디퍼렌셜 록 상태가 유리하다. 그런 까닭에 필요할 때만 디퍼렌셜 록을 넣어야 한다.

이렇게 쓸 때와 쓰지 않을 때를 알아두면 훨씬 잘 달릴 수 있다.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면 디퍼렌셜 록은 훌륭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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