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 플래티넘 9000 트랜티노 DV 9000i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2003-11-07  |   7,844 읽음
오프로드 매니아들이 말하기를 ‘튜닝의 끝은 폐차장’이라고 한다. 튜닝을 거듭할수록 차가 망가져 폐차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차 수명이 다할 때까지 튜닝한다’는 뜻이다. 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폐차를 한다고 해도 직전까지 성능을 높이고, 조절하는 튜닝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매니아다운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오프로드 튜닝 기술이 발달되면서 ‘튜닝의 끝’은 계속 바뀌어 왔다. 한때 오프로드용 타이어만 달면 못 가는 곳이 없을 것 같았던, 타이어만 바꿔도 가슴이 뿌듯하던 때가 있었다. 만족감이 채워지면 다음 단계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법. 그래서 리프트업과 프레임 보디업으로 차체를 올리고 더 큰 타이어를 끼우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튜닝의 끝은 33인치 타이어 달기’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타이어 크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수그러들었고, 대신 얼마나 큰 감속기어를 달아 저속 토크를 뽑아 내느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힘 좋은 엔진으로 심장을 바꾸는 ‘엔진 스와핑(swapping)’까지 흔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의 오프로드 전문지에서 볼 수 있는 어른 키만한 타이어를 신긴 ‘롱보디 몬스터’나 프레임과 롤바만 남겨 놓은 ‘록 클라이밍’ 버기카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가장 인기 있는 9천 파운드 제품 비교해
튜닝의 끝은 자주 바뀌었지만 오프로드 튜닝,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궁극적인 마침표는 구난장비다. 엔진을 바꾸거나 트랜스퍼 케이스에 튜닝 감속기어를 다는 것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험로를 달리기 위해서 윈치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구난장비라는 뜻이다.

차에 무언가를 달고 조절하며 성능을 바꾸는 것만이 튜닝이 아니다. 튜닝은 차의 성능을 올린다기보다 성격을 바꾼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는 구난장비를 갖춘 차와 그렇지 않은 차는 분명히 다르다.

구난장비는 장애물에 갇혀 차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윈치, 견인줄과 견인 고리, 삽, 리프트잭 등이 그것이다. 어떤 장애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구난장비를 꼭 갖추어야 한다.

국내에서 팔리는 윈치는 대부분 수입품이고, 국산은 ‘나인 윈치’라는 전동식 한 가지다. 일본 ‘톱 레인저’, 미국의 ‘원’과 ‘램지’, ‘마일마커’ 등이 팔리며 최근 소개된 이태리 ‘트랜티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윈치는 용량에 따라 5천 파운드(2.3톤)부터 1만2천 파운드(5.4톤)까지 견인할 수 있다. 요즘에는 9천 파운드(4.1톤) 안팎의 윈치가 많이 쓰이고 있다.

윈치는 값이 비싸 쓰임새가 큰데도 쉽게 장만하기 힘든 장비다. 큰맘 먹고 윈치를 달기로 했다면 견인 무게와 견인 속도, 전력소모, 사용시간, AS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 봐야 한다.

구난장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윈치의 성능을 비교 테스트해 보았다. 시험대에 오른 제품은 성능이 검증된 미국제 ‘램지 플래티넘 9000’과 새로 들어온 이태리제 ‘트랜티노 DV 9000i’다.

램지 윈치가 전압 변화 폭 조금 커
정확한 테스트를 위해서는 한 차에 두 가지 윈치를 번갈아 설치해 써 봐야 하지만 사정상 배터리와 연식, 엔진 상태 등 시승차의 조건만 비슷하게 맞추어 진행했다. 전동 윈치는 배터리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므로 시승 이틀 전 같은 종류의 배터리를 달았다. 다만 배터리의 충전 여부를 판가름하는 제너레이터의 경우 정확한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음을 밝힌다.

차는 구형 코란도 93년형(램지)과 94년형(트랜티노)이 준비되었다. 램지 윈치 약 1년, 트랜티노는 5개월간 쓴 제품이다.

과도한 테스트를 연속해서 할 수 없으므로 평가기준은 3가지로 정했고, 부하가 가장 많이 걸리는 테스트는 맨나중에 했다.

첫 번째 실험은 굴곡이 없는 오프로드에서 1톤 트럭을 끄는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견인했고, 전압 측정기를 이용해 배터리의 전압 변화를 살폈다.
두 번째는 부하가 없는 상태에서 윈치의 와이어를 모두 풀었다. 와이어 길이가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와이어를 완전히 푼 다음 감는 속도를 체크했다. 와이어가 빨리 감긴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견인력이 같다면 속도가 빠른 쪽이 작업하기 편하다.

세 번째는 25∼30도 경사에 굴곡이 심한 20여m 길이의 언덕에서 아래쪽에 있는 1톤 트럭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먼저 테스트 윈치 와이어를 감고 있는 드럼 두께와 폭을 ‘캘리퍼스’를 이용해 재보았다. 거짓말 같이 두 윈치의 드럼은 두께 6.4cm, 폭 23cm였다. 또 테스트 전 각각의 전력을 전압측정기를 이용해 재보았다. 두 차 모두 12V를 쓰고 배터리를 2일 전에 바꿨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었다. 트랜티노 테스트 차가 평균 12.4V를 보였고 램지 테스트 차는 13V를 조금 넘었다.

첫 번째 테스트, 1톤 트럭을 평지에서 끌어당긴다면 전력 소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주차 브레이크를 최대한 당긴 다음 시동을 끈 상태에서 차를 끌어당겼다. 견인은 아이들링 상태에서 했다.

먼저 트랜티노 윈치를 작동시켰다. 윈칭을 시작하자 전압이 떨어지면서 11.7과 11.6V 사이를 오고 갔다. 차를 끄는 동안 수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는 램지 윈치. 처음 전압을 쟀을 때는 13V 정도였으나 차를 끌기 시작하자 11.3V으로 떨어지고, 모터에서 불규칙한 소음이 들렸다. 전압의 변화 폭은 램지가 조금 컸다.

와이어 감는 속도 트랜티노가 조금 빨라
두 번째로 와이어를 감는 속도를 재 보았다. 윈치는 와이어가 한 번 감겨 있을 때와 여러 번 감겨 있을 때의 견인력이 다르다. 물체를 끌어당기지 않으므로 윈칭 속도를 가장 확실하게 살필 수 있는 기회다.

와이어를 모두 풀고 20m 지점에 청테이프를 붙인 상태에서 똑같이 윈칭을 시작, 감는 속도를 체크했다. 와이어가 차곡차곡 감기도록 해야 정확한 속도를 알 수 있다. 테스트 결과 20m를 견인하는 데 트랜티노는 2분 정도 걸렸고 램지는 이보다 6초가 늦었다.

와이어 감는 속도는 감속기어에 따라 달라지므로 어느 제품이 좋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또 무조건 빨리 감기는 것이 좋은 윈치라고 말하기 어렵다. 속도는 윈치의 특성을 나타낼 뿐이다.

세 번째 테스트를 위해 언덕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험장은 경사 25∼30도, 길이 20m 정도 되는 언덕으로 노면 굴곡이 심하다. 언덕에서 아래쪽에 있는 1톤 트럭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테스트 결과 램지 윈치가 트랜티노에 비해 30여 초 빨랐다. 트랜티노의 경우 테스트 도중 윈치 와이어가 겹쳐서 돌았기 때문에 힘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다시 시험한 결과 두 차가 같은 1톤 트럭을 끌어올리는 데 든 시간은 처음과 달리 트랜티노가 10여 초 빨랐다. 와이어의 감김 상태가 윈치 성능을 뒤바꿔 놓은 셈이다.

테스트가 끝날 무렵 윈치는 와이어가 얼마나 고르게 감겨 있느냐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윈치는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을 바르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아래의 <표>는 널리 쓰이고 있는 3가지 윈치의 공식 제원표로 각 메이커에서 만들어 놓은 자료이다. 각 윈치 드럼에 한 번씩 와이어가 감겼을 경우의 측정값이다.


구분


램지 플래티넘 9000


트랜티노

DV 9000i


원 XD 9000i


와인딩 속도(m/1분)


8.8


13.4


11.6


사용 전압(amp)


90


33


70


감속기어비


138:1


156.1


156:1


전기 모터 힘(Hg)


3.6


4.6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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