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운과 리커버리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고급기술
2003-11-07  |   5,405 읽음
Lesson 1.두려움을 이겨라!

내리막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하는 것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쓰이는 기법이다. 그러나 온로드와 오프로드에 따라 엔진 브레이크의 역할은 다르다.
온로드에서 긴 내리막을 달릴 때 브레이크를 계속 사용하면 브레이크 패드와 슈의 마찰면 온도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마찰력이 떨어져 브레이크가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엔진 브레이크를 쓴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한다.

바퀴가 잠기면 타이어는 썰매 구실밖에 할 수 없다. 따라서 제동력을 노면에 전달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핸들을 조작해도 소용이 없다. 아주 위험한 상태다. 이를 막기 위해 오프로드에서는 계속적으로, 그리고 절묘하게 제동을 거는 엔진 브레이크를 자주 쓴다.

하지만 이렇게 머리 속으로 알고 있어도 몸이 따르지 않을 때가 힐다운, 즉 내리막 달리기다. 초보자는 급한 내리막길에서 두려움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없다. 시동이 꺼질까봐 클러치 페달을 밟은 발도 뗄 수가 없다. 이런 자세로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내리막 끝까지 굴러가는 것이 최악의 상태다.

기자도 오프로드 운전 초기에는 겁이 나서 클러치 페달을 뗄 수 없었다. 그때 사용했던 쓸모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① 먼저 천천히 내리막에 들어서서 중력에 따라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기 전에 멈춘다.
② 엔진을 끈다.
③ 기어를 저단-4L에 넣는다.
④ 클러치를 잇고(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고) 왼발을 바닥에 내린다. 이것으로 준비 완료.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스타터 모터를 돌리면 된다.

내리막 어귀에 들어선 차는 스타트 모터의 힘을 빌려 쉽게 움직인다. 동시에 엔진이 걸리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도 잘 듣는다. 그 뒤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이용해 속도를 조절한다. 이 방법을 쓰면 번잡하고 긴장되는 반 클러치를 쓸 필요가 전혀 없다.

Lesson 2.차와 상황에 따른 힐다운 테크닉

안전한 힐다운의 핵심은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는 것. 그러나 트랜스미션과 엔진의 차이에 따라 엔진 브레이크에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AT 차는 동력전달에 유체를 쓰고 있다. 따라서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아주 약하다. 바퀴가 어느 정도 빨리 돌지 않으면 엔진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일이 가득 찬 토크 컨버터 앞쪽의 엔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어비가 아주 높다. 따라서 풋 브레이크에만 의지해서 내려가야 한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것은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노면상태가 좋은 내리막이라면 몰라도, 도중에 서 있을 수도 없는 조건이라면 다른 코스를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기어비가 높은 AT 차로 비탈을 내려오다가 네 바퀴가 미끄러질 때 액셀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브
레이크를 꽉 밟고 차가 서기를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다.

모터사이클에 주로 사용되고 오래된 오프로더에도 쓰이는 2스트로크형의 경우도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다. 4스트로크 엔진의 압축행정에 해당하는 행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휘발유보다 압축비가 높은 디젤차가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듣는다. 이런 이유로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차이에 따라 내리막에 대한 적응력이 달라진다. 자기 차의 성질을 잘 알고 무리하지 않으면 힐다운을 즐길 수 있다.

언덕을 후진으로 내려가는 백 다운
지난 호에 소개한 ‘힐클라임’에서 가장 어려우면서 위험하고 중요한 것이 리커버리(recovery)다. 힐클라임에 실패했을 경우 다시 후진해 되돌아가는 것을 리커버리 또는 백 다운이라고 한다. 백 다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대담하게 힐클라임에 도전할 수 없으므로 이 기술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백 다운은 힐다운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고난도 기술이다. 백 다운만 잘 해내면 아무리 급한 내리막이라도 거뜬히 주파할 수 있다.

백다운은 후진기어를 쓰는 것말고는 힐다운과 똑같다. 기어를 후진으로 넣고 클러치 페달를 밟지 않는다. 그리고 엔진 브레이크와 풋 브레이크를 함께 써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간다. 하지만 후진 기어조작은 평지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굴곡이 심한 지형에서는 핸들을 잘못 조작하기 쉽다. 옆으로 갖다 붙여 구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속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차가 똑바로 내려가도록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급경사에서는 액셀 페달을 밟아야
마지막으로 급경사 힐다운을 살펴본다. 액셀 페달을 밟은 채 차를 컨트롤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지난 호에서 힐클라임은 기어선택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초보자일수록 급경사에서는 낮은 기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경우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급경사 힐다운도 마찬가지다.

내리막도 경사가 급할수록 천천히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큰 잘못. 일정한 경사각을 지나면 1단-4L로는 내려갈 수 없다. 비탈을 내려가는 차의 가속도에 비해 엔진 회전 상승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바퀴를 잠궈 버리기 때문이다. 엔진이 과회전 직전인데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2단-4L을 고른다. 바퀴가 잠길 우려가 있을 때는 액셀 페달을 밟아 차가 내려가는 속도와 타이어 회전을 맞춘다. 그러면 타이어는 구동력을 회복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힐다운 때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으면 베테랑에 대열에 올라선다.

힐다운 기본요령

1. 내리막을 향해 정면으로 들어간다
비스듬히 비탈에 들어가면서 힐다운을 시작하면 옆으로 구르기 쉽다. 몇 번 방향을 바꾸어도 좋으므로 내리막은 똑바로 들어간다.

2. 내려가는 첫 속도를 억제한다
MT- 될 수 있는 대로 천천히 내리막에 들어서야 한다. 반 클러치를 쓰면서 차가 중력에 따라 자연스레 움직일 때까지 앞으로 나아간다.

AT- 수동 기어 모델과 마찬가지로 내리막의 첫 속도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요령이다. 바퀴가 잠기지 않을 만큼 적당히 브레이킹하면서 차가 중력에 의해 내려갈 때까지 전진한다.

3.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느냐가 열쇠
MT- 중력에 의해 차가 제멋대로 내려가는 순간 곧바로 왼발을 클러치 페달에서 떼고 엔진 브레이크를 건다. 풋 브레이크를 함께 써도 좋다.

AT- 저단-4L 기어상태에서도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풋 브레이크를 쓰면서 최대한 속도를 줄인다.

4. 풋 브레이크만 의지하는 AT는 조작이 어렵다
MT- AT 차와는 달리 MT 차는 엔진 브레이크가 잘 듣는다. 따라서 풋 브레이크를 조금씩 함께 쓰면 속도를 비교적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AT-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떨어지는 AT는 어떻게 하면 바퀴가 잠기지 않게 브레이킹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단히 어려운 동작이다.

5. 겁먹지 말고 끝까지 방심하지 말라
MT- 마지막까지 똑바로 밑을 보고 내려가야 한다. 사람은 겁에 질리면 보고 있는 방향으로 차를 몰게 마련이다. 차가 옆으로 향해도 눈은 똑바로 아래를 보아야 한다.

AT- 만일 바퀴가 잠겨 차가 옆으로 돌아섰다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어 바퀴를 회전시키고 컨트롤을 되찾는 배짱이 필요하다.

클러치를 잊어버리자
엔진이 꺼질까봐 클러치 페달을 밟은 왼발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오른발이 함께 움직인다면 훈련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크로스컨트리 4WD는 로(트랜스미션)/로(트랜스퍼) 기어 때 아주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므로 내리막에서는 가볍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가 서지 않는다.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엔진 브레이크를 쓴다. 여기에 더해 풋 브레이크로 강약을 붙이면서 내리막을 여유 있게 내려가 보자.

브레이크 페달을 너무 세게 밟아 엔진이 꺼졌을 때는 재빨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이 되살아난다. 또는 그대로 스타터 모터를 돌려도 좋다. 그 사이 클러치나 기어조작은 필요 없다. 클러치 페달을 밟지 않는 운전연습을 해두면 산길을 내려올 때 큰 도움이 된다.

리커버리(내리막 후진주행) 조작법
MT- 차는 반드시 클러치를 조작하지 말고 엔진 브레이크를 단단히 걸면서 내려가야 한다. 중간에 어떤 경우가 있어도 클러치 페달을 밟아서는 안 된다. 후진기어를 넣은 뒤 오른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밟으면서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는 저절로 움직인다. 발진 때 액셀 페달을 밟을 필요도 없다. 그대로 브레이크 페달에 얹은 오른발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간다.

AT- 차의 리커버리 조작은 아주 간단하다. 후진기어에 넣고 풋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하며 내려간다. 다만 브레이크를 습관적으로 부릉부릉 밟으면 바퀴가 잠겨 엉뚱한 방향으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한다. 그래도 어려울 때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조금 당겨 리어 브레이크를 끌면서 풋 브레이크를 함께 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CHECK!!
반 클러치가 자신 없는 사람은 앞서 설명한 힐다운 도중의 발진법을 그대로 응용한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엔진을 끄고 기어를 후진에 넣은 다음 클러치 페달에서 발을 떼고 시동키를 돌린다. 오른발은 브레이크를 가볍게 밟고 있어야 한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한다.

천천히 똑바로 간다
숙달되지 않았을 때는 사진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보자가 똑바로 내려가려면 반대로 위를 똑바로 보아야 한다. 차 머리가 똑바로 보고 있으면, 차 꼬리도 똑바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뒤로 내려올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차의 방향이다. 똑바로 내려가려고 해도 차츰 옆으로 빠진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 혼자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사정이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백 다운 때 속도가 높다면 조금 늦게 핸들을 수정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따라서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핸들은 너무 꺾지 않도록 한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