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요령과 매너 오너의 운전실력과 인격을 말해주는
2003-10-17  |   17,327 읽음
어느 정도 주행감각을 익힌 초보운전자라 하더라도 복잡한 주차장이나 좁은 골목길에 주차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좁은 곳에서 정확하게 차를 세우기 위해서는 사이드 미러를 통해 거리를 파악하거나 차의 앞뒤 길이와 폭, 회전반경 등을 이해해야 하는 종합적인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두고 몇 번에 걸쳐 전후진을 반복하면 누구나 깔끔하게 주차할 수 있지만 문제는 복잡한 시내 도로변이나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공공주차장에서 다른 차들의 흐름을 마냥 막아놓고 ‘주차연습’을 할 수는 없다는 것. 따라서 미리 주택가 도로변이나 아파트 주차장 같은 곳에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주차하는 연습을 해두어야 복잡한 곳에서도 조급한 마음 없이 차를 세울 수 있다.
한편 주차된 차를 보면 오너의 운전실력뿐 아니라 매너와 성격까지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의 차를 잘 주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차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차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앞머리를 먼저 집어넣는 전진주차와 꽁무니부터 집어넣는 후진주차 두 가지가 있다. 전진주차는 눈으로 주차할 곳을 확인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뒤따라오는 차가 있어 급하게 차를 도로변에 댈 때나 T자형의 주차공간에 재빠르게 주차할 때 많이 쓴다. 그러나 일렬주차를 할 때는 도로변 가까이 바싹 붙이기 위해서 후진주차 때보다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T자형 주차공간에 차를 세울 때는 큰 회전반경을 필요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T자형에서의 전진주차는 차를 세울 때보다 빼기 위해 후진으로 나와야 할 때가 더 조심스럽기 때문에 차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세울 때보다 빼는 것이 힘든 전진주차
후진주차 때는 뒤따르던 차부터 보내야


사이드 미러와 뒤창을 보며 하는 후진주차는 좁은 공간에서 세우기 쉽고 나중에 차를 뺄 때도 편리하다. 그러나 차의 회전반경은 물론 차폭이나 사이드 미러로 보는 뒷모습에 대한 감각까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보운전자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방법이기도 하다.
먼저 T자형 주차공간에 전진과 후진으로 주차하는 연습을 해보자. 전진주차는 회전반경을 생각해 크게 돌면 한 번에 주차할 수 있지만 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2∼3번 정도 전후진을 반복해야 한다. 이때 너무 빨리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차의 뒷부분이 다른 차의 뒷모서리에 걸리고, 늦게 꺾으면 차의 앞부분이 건너편 주차구획선으로 넘어간다. 운전면허를 딸 때는 ‘운전자의 어깨가 주차선과 일직선이 되었을 때 스티어링 휠을 끝까지 꺾으면 된다’고 배우기도 하지만 실제 주차할 때는 차의 크기와 주차공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차에 맞는 주차감각을 익히는 것이 가장 좋다. 항상 차의 앞머리가 돌아가는 것보다 앞뒤바퀴(특히 뒷바퀴)가 그리는 궤적에 신경 쓰면 보다 쉽게 주차 감각을 익힐 수 있다.
후진으로 주차할 때는 주차공간의 모서리 조금 못 미친 곳에 뒷바퀴가 가도록 한 다음 스티어링 휠을 꺾으며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이때 한 손은 조수석 헤드레스트 뒤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서 뒷유리창과 사이드 미러를 번갈아 보며 좌우 공간을 가늠해야 한다. 뒷범퍼와 주차구획선의 끝을 실내에서 구분하기 어려우면 도어윈도를 내리고 얼굴을 내밀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도로변에 일렬로 주차할 때는 공간이 충분하다면 전진주차로 조금씩 보도블록에 차를 붙이면 되지만 주차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후진으로 차를 세울 수밖에 없다. 후진으로 주차하기 전에 뒤따르는 차가 있다면 먼저 비상등을 켜거나 손으로 추월하라는 표시를 한 다음 여유를 갖고 주차해야 한다. 특히 차폭감각이 부족한 초보운전자들은 종종 보도블록과 차 사이 공간을 지나치게 많이 두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트렁크 부분을 집어넣은 다음 너무 일찍 스티어링 휠을 돌렸기 때문이다. 후진주차도 뒷바퀴가 그리는 궤적을 염두에 두고 뒷바퀴를 중심으로 앞바퀴를 잘 조절하면 제아무리 좁은 주차공간이라도 한두 번 전후진으로 주차할 수 있다. 주차한 후 얼마만큼 보도블록과 떨어져 있는지 항상 확인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자신의 차에 꼭 맞는 주차요령을 터득하는데 도움된다.

T자형과 일렬주차 감각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이제 다양한 상황에서 주차하는 요령과 매너를 익혀볼 차례다. 먼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 주차할 일이 많은 주택가부터 살펴보자. 좁은 골목길에서 담벼락에 바싹 붙여 주차할 때는 조수석 쪽과 벽이 만나야 운전자가 타고 내리기 쉽다. 요령은 후진으로 일렬주차할 때와 같고, 주차한 다음에는 꼭 타이어를 바로 펴고 사이드 미러를 접어 두어야 지나가는 차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차도 보호할 수 있다.

이중주차 때는 바퀴를 똑바로 정렬해야
백화점에서는 전진주차가 짐 싣기 편해


남의 집 담벼락에 주차할 때는 연락처를 메모해 두는 것이 기본 매너. 주차구획선이 잘 그려진 곳에 차를 세울 때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획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미리 인터넷으로 주차쿠폰을 받지 않고 거주자 우선 주차구획에 차를 세우면 불법주차로 견인대상이 된다.
요즘 아파트 주차장은 세대별로 차를 한두 대씩 갖고 있다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보통이다. 특히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고 평수가 작은 단지는 세대수가 많아 주차공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주차구획선의 간격도 일반 주차장보다 좁을 때가 많다. 이런 곳에서는 대개 이중주차를 하게 되는데, 이때는 안쪽에 주차한 차가 이중주차한 차를 밀고 빠져나갈 수 있도록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놓고 기어를 중립에 두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로가 살짝 경사진 곳이나 과속방지턱 근처에서는 차를 밀기 힘들므로 주차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중주차한 다음에는 주차구획선과 수평으로 정확하게 주차했는지, 스티어링 휠을 바르게 돌려놓았는지 꼭 확인해보아야 한다. 바르게 주차되어 있지 않은 차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밀다보면 어느새 주차장 한가운데에서 도로를 막고 서있을 수도 있다. 이밖에 화단 앞이나 지하주차장에서는 머플러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화초나 벽면을 더럽힐 수 있으므로 전진주차가 기본 매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옥상이나 지하 주차장은 진입로의 폭이 좁고 급경사인 곳이 많아 초보운전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대표적인 곳이다. 커브가 심한 곳에서는 벽을 긁고 지나갈 위험이 크고 갑자기 경사가 바뀌는 곳에서는 차 바닥을 긁기 쉽다. 이런 곳에서는 기어를 1∼2단에 넣고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 최선. 조심스럽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경사가 급하게 바뀌는 곳에서는 속도를 더 줄여야 한다. 진입로가 어둡다면 헤드램프를 켜 적극적으로 길을 확인하고, 양방향으로 차들이 오가는 진출입로에서는 범퍼가 중앙선을 넘을 수 있으므로 상대차를 만나면 서로 조심해야 한다. 주차장 내에서는 쇼핑한 물건을 트렁크에 싣기 편한 전진주차가 적당하고, 주차한 다음에는 몇 층 어디에 주차했는지 확인해두어야 나중에 주차한 차를 찾기가 쉽다.
이밖에 주차금지 표지판 아래나 횡단보도, 도로 모퉁이로부터 5m 이내, 버스 정류장으로부터 10m 이내, 소방전으로부터 5m 이내 등은 주차금지 구역이다. 노란색으로 표시해둔 ‘소방전용도로’나 공공건물의 주차장에 있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도 마찬가지. 주차공간이 부족한 시내 중심가에 갈 때는 가급적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주차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길이지만, 꼭 차를 갖고 가야 한다면 돈이 들더라도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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