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탔을 때의 운전요령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하게 운전해야
2003-08-20  |   11,688 읽음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한 초보운전자는 ‘기쁨 반 두려움 반’의 심정을 갖게 된다. 운전면허를 따기 전부터 도로연수에 나설 때까지 항상 옆에 탄 사람으로부터 들어야 했던 잔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고 다른 운전자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부심에 마음이 우쭐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혼자 차를 몰고 나선 도로는 생각만큼 그리 녹록치 않다.
반대로 혼자서가 아니라 일행을 가득 태우고 운전하는 것 또한 초보운전자에게 진땀나는 일이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을 앞뒤 좌석에 가득 태운 채 시끌벅적하게 운전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평소 저지르지 않던 실수까지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함께 탄 일행을 적절히 활용(?)하면 오히려 쉽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고, 다른 일행을 배려해 운전하다보면 더욱 유쾌한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옆자리 탄 사람 도움 받으면 운전 손쉬워
‘어른 모시듯’ 편안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


나 이외의 사람, 즉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을 태우고 운전할 때는 무엇보다 ‘일행의 안전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안전을 최우선해야 한다. 또한 혼자 운전할 때와는 달리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코너에서 차가 쏠리면 운전자뿐만 아니라 차에 함께 탄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되므로 항상 차분하게 차를 몰아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여유 있는 마음을 갖고 ‘급’자가 붙은 모든 행동을 피하며 안전수칙을 지키다보면 오히려 초보운전 딱지를 뗄 수 있을 만큼 실력 있는 운전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운전석 옆자리는 보통 배우자나 친구 등 운전자와 친한 사람이 앉는다. 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혼자 운전할 때보다 덜 지루하지만 이야기에 너무 깊게 빠져들거나 옆 사람을 간간이 쳐다보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운전에 방해될 정도의 깊은 대화는 피하는 것이 좋고 시선을 앞에서 떼거나 스티어링 휠에서 한 손을 떼는 일이 없도록 유의한다.
운전석 옆자리를 ‘조수석’이라고 부를 때가 많다. 자동차가 보급되던 초창기, 운전석 옆자리 승객은 운전자를 돕거나 차의 주인인 뒷좌석 승객의 문을 열어주는 등 그야말로 조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수가 하던 일을 기계가 거의 다 해주고 차의 주인이 운전을 할 때가 많아졌기 때문에 조수석이란 말보다는 ‘동승석’ 혹은 ‘동반자석’이란 말이 더 적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초보운전자는 옆에 탄 일행을 조수(?)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표를 받은 후나 지갑에서 통행료를 꺼낼 때, 조수석쪽 수동 사이드 미러의 각도를 조절하거나 유리창에 낀 서리를 닦아내는 일, 오디오나 에어컨 조절 등을 옆 사람에게 부탁하면 운전자는 한결 여유 있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옆좌석과는 달리 뒷좌석에 일행이 탔을 때는 운전자가 좀더 긴장하게 된다. 뒷좌석에는 모셔야 할 어른이나 아주 가깝지 않은 사람이 주로 앉기 때문이다. 이때는 뒷좌석 일행을 모시는 듯한 기분으로 정숙하게 운전해야 한다. 즉, 도로의 요철이나 ‘급’자가 붙은 급정지, 급차선 변경 등을 피해 뒤에 탄 일행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운전해야 한다. 특히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룸미러로 뒷승객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은 안전운전에 도움되지 않을뿐더러 예의도 아니다. 평소 과속방지턱을 한쪽 바퀴로 타고 넘는 습관을 가진 오너라도 뒤에 일행이 있을 때는 속도를 충분히 줄여 양쪽 바퀴로 얌전하게 턱을 넘는 것이 좋다. 뒷승객의 입장에서 보면 차가 좌우로 요동치는 것보다 앞뒤로 출렁이는 것이 덜 불쾌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갑자기 신호등이 바뀌어 급하게 속도를 높이거나 줄일 때는 미리 상황을 간단히 말해주면 뒷좌석 일행의 불안을 한결 줄여줄 수 있다.

외부공기 유입해 실내공기 순환시키고
모든 일행에게 안전벨트 매도록 일러야


4~5명의 일행을 태우고 달릴 때는 달리고 서는 것이 확실히 느려진다. 특히 배기량이 작은 차는 토크가 부족해 힘 부족이 더욱 두드러지므로, 이때 도로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면 평소보다 높은 rpm에서 변속하고 멈출 때도 조금 일찍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야 한다. 특히 긴 내리막길에서는 차가 무거워 가속도가 많이 붙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를 꼭 쓰도록 한다. AT차는 OD(오버 드라이브) 스위치를 끄거나 기어 레버를 한 단 내리면 되고 MT차는 3천rpm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어를 넣고 달리면 안전하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사람을 가득 태우고 급가속할 때는 엔진에 부담을 주는 에어컨 스위치를 잠깐 꺼두는 것도 요령이다. 에어컨을 끄더라도 차가운 냉매기온이 얼마 동안은 남아있어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으므로 충분히 가속한 다음 에어컨을 다시 켜면 문제될 것이 없다. 또한 앞좌석에서는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더라도 뒷좌석에서는 더울 때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특히 사고가 나서 뒷문을 바꾼 차는 몰딩이 원래 상태만 못해 문틈 사이로 열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이럴 때 온도차는 더 벌어진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운전자가 종종 뒷좌석 일행의 상태를 물어 에어컨의 세기와 송풍 방향을 조절하면 모든 승객이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사람이 많이 탔을 때는 유리창에 김이 쉽게 서리고 실내 공기도 금방 탁해진다. 터널을 지나지 않거나 앞차의 매연이 심하지 않은 곳에서는 스위치를 외부공기가 유입되는 쪽에 맞춰놓으면 김이 서리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실내 공기도 순환되어 좋다. 김이 서리면 즉시 에어컨 바람을 앞창 쪽으로 틀어 없애고, 옆창의 서리가 더디게 없어질 때는 조수석 승객에게 창을 닦아달라고 부탁해서라도 빨리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뒷좌석에 3명이 앉으면 가운데 사람의 얼굴이 룸미러에 비친 뒷시야를 가릴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룸미러 대신 좌우 사이드 미러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룸미러에만 익숙한 운전자들에게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평소 혼자 운전할 때 가끔씩 사이드 미러로만 뒤쪽 상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두면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결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다.
규정치보다 높게 만들어진 과속방지턱이나 지하주차장 입구같이 도로의 경사가 갑자기 바뀌는 곳에서는 속도를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 특히 오래된 차일수록 서스펜션이 원래보다 주저앉아 있기 때문에 차 바닥이 긁힐 위험이 크다. 바닥이 긁힐 것처럼 높은 과속방지턱은 비스듬하게 진입해 넘어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즉 차가 사선 방향으로 진입하면 턱을 넘는 동안 어느 한쪽 바퀴가 턱의 높은 부분을 밟기 때문에 차 바닥이 긁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도로 가장자리가 움푹 패인 비포장 길을 달릴 때도 마찬가지로 왼쪽이나 오른쪽 바퀴를 가운데 솟은 부분에 걸치고 달리면 역시 차 바닥을 보호할 수 있다.
시속 80km 이상의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는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야 하지만 아직도 앞좌석 승객만 안전벨트를 맨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나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뒷자리 승객이 앞으로 퉁겨 나가면서 자신은 물론 앞 승객에게까지도 치명적인 위험을 안길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가 나서서 모든 일행이 안전벨트를 맬 수 있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 특히 뒷좌석 가운데에 앉은 승객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몸을 지지해줄 것이 없으므로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조수석 에어백은 평균적인 성인을 기준으로 팽창 압력과 방향을 조절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사람에게는 도리어 큰 해를 끼칠 수 있다. 일부 승용차 중에는 승객의 몸무게를 감지해 팽창압력을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백을 얹은 차도 있지만 어쨌거나 어린이는 항상 뒷좌석에 바른 자세로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주는 것이 어린이를 위한 최선의 안전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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