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길 운전요령 꼼꼼하게 준비하고 침착하게 운전한다
2003-07-09  |   6,730 읽음
어느덧 뜨거운 여름 한 가운데에 자리한 7월이 되었다. 밖을 나서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7월이 좋은 것은 신나는 여름휴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휴가철 막히는 도로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특히 초보운전자들은 여행가방과 캠핑용품을 트렁크에 가득 싣고 피서를 떠나고 싶어도 ‘피서철에 차를 갖고 떠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라고 위협하는 주위 사람들의 협박(?)에 곧잘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떠나기 전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출발 전에 계획을 잘 세우고 피서길에 도움되는 몇 가지 운전상식을 알고 출발하면 피서길 운전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차의 각 부분 미리 점검·정비하고 떠나야
지도·선글라스 등 준비물도 꼼꼼히 체크


기온이 높은 여름철, 자동차는 사람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평소 보네트를 열어보지 않는 오너라도 일년에 단 한 번 열어보아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여름철 장거리 운행을 떠나기 전이다. 미리 점검하고 필요한 정비를 해두지 않으면 차는 휴가길에서 정직하게 보답(?)한다.
여름철 가장 많이 쓰는 에어컨의 성능이 시원치 않다면 주저말고 피서를 떠나기 전에 수리하자. 수리비 몇 푼이 아까워 그냥 길을 나서면 즐거워야 할 피서길이 땀과 짜증으로 뒤범벅이 되고 만다. 에어컨 성능이 좋지 않은 차는 정상인 차가 1단으로 충분할 때 2~3단을 틀어야 하므로 연료소모도 당연히 많아진다.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면 스프레이식 곰팡이 제거제를 앞유리창 앞의 공기흡입구와 실내 송풍구에 뿌려주면 냄새가 줄어든다.
요즘에는 오버히트를 하는 차가 드물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오버히트는 여름철 장거리 운행의 복병이다. 대부분의 오버히트는 냉각수 부족과 팬벨트 불량이 원인으로, 냉각수의 양이 부족하면 미리 채워주고 팬벨트를 손으로 눌러 지나치게 느슨하면 갈아준다. 냉각수가 조금씩 새는 차로 여행을 떠날 때는 미리 페트병에 수돗물을 담아 트렁크에 넣어두자. 낯선 길에서는 그 흔한 물조차 찾기 힘들 때가 있다.
엔진 오일이나 배터리 상태 등 기본적인 항목의 점검은 물론 여름철 폭우를 대비해 와이퍼의 상태와 워셔액의 양도 미리 확인해둔다. 그리고 자신의 차에 자주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면 미리 정비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평소 가끔씩 말썽을 일으켰더라도 여름철 장거리 운행이란 가혹한 환경에서는 병이 쉽게 도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점검이 끝났다면 이제 꼼꼼하게 준비물을 챙길 차례다. 평크가 났을 때 쓸 잭이나 렌치 등 비상공구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보고 예비 퓨즈나 삼각대, 배터리 방전에 대비한 점프 케이블 등을 잊지 말고 챙기자.

낯선 길에서는 지도가 가장 든든한 안내자다. 요즘에는 내비게이션을 갖춘 차도 많이 늘었지만 지도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피서지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보는데도 요긴하게 쓰인다. 자동차 열쇠도 하나 더 챙기자. 복장이 간편하고 활동이 많은 피서지에서는 열쇠를 잃어버릴 위험도 크지만, 여분의 열쇠를 일행에게 맡겨 놓으면 캠핑지 등에서 필요한 짐을 꺼낼 때마다 일행이 운전자를 찾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다. 또한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도로에서 오랫동안 운전할 때는 몸보다도 눈이 먼저 피로해지므로 선글라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먹은 음료수나 음식 찌꺼기를 담을 비닐도 여러 장 준비해두면 요긴하게 쓰인다. 운전할 때 신는 편안한 신발을 챙겨 가면 피서지에서 물에 젖거나 더러워진 신발을 일일이 말리거나 털지 않아도 갈아 신을 수 있어 편리하다. 진흙이 묻은 짐이 트렁크 바닥을 더럽히지 않도록 바닥에 깔 신문지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평소 트렁크에 싣고 다녔던 불필요한 짐을 모두 들어낸 다음 차곡차곡 짐을 싣고, 피서지에서 먼저 꺼내거나 자주 꺼내야 할 짐은 맨 나중에 싣는다. 차 안에서 먹을 음료수나 과자 등을 따로 챙기는 것은 좋지만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는 뒷선반에 올려놓지 않도록 주의한다.
자동차 점검과 짐 꾸리기가 끝났다면 이제는 떠날 차례다. 피서길 운전요령의 첫째는 여유 있는 마음이다. 나 혼자 탄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타고 떠나는 여행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말고 돌아오는 순간까지 여유 있는 마음으로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자.
온 가족과 함께 짐을 가득 싣고 에어컨까지 켠 차는 평소보다 힘이 모자랄 수밖에 없으므로 가감속을 할 때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가속할 때는 변속 타이밍을 늦춰 주고 브레이크를 쓸 때는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기 때문에 조금 일찍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한다. 무거운 차를 세우기 위해서는 풋 브레이크와 엔진 브레이크를 함께 쓰는 것이 좋다.
밀폐된 차 안에서 환기 없이 오랫동안 에어컨을 틀어 놓으면 실내 공기가 탁해져 쉽게 피로해진다. 특히 실내에서만 공기가 순환하도록 스위치를 돌려놓으면 공기가 탁해지는 정도가 훨씬 빨라진다. 가끔씩 창문을 열거나 조절 스위치를 ‘외부공기 유입’ 쪽에 맞춰 실내 공기를 신선한 바깥공기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여유 있는 마음 갖고 안전운전해야
실내공기 자주 바꿔줘야 피로 덜해


일행이 여러 명일 때는 자리에 따라 체감온도가 다르고 승객마다 원하는 온도도 서로 다를 수 있다. 특히 운전자는 칼로리 소모가 많아 에어컨을 세게 틀지만 이때 조수석 승객이 춥다고 느낄 수 있고, 또한 앞좌석이 시원하더라도 뒷좌석은 더울 때가 많다. 몇몇 고급차들에는 좌석별로 온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는 전자동 에어컨이 달려 있지만, 그 같은 고급장비가 없더라도 어느 정도는 승객별 요구온도를 맞출 방법이 있다. 즉, 조수석 승객이 추위를 타면 조수석 쪽의 송풍구만 닫거나 반쯤 열어 바람의 양을 줄이고, 뒷좌석 승객이 더위를 느끼면 송풍구의 방향을 뒤 승객 쪽으로 맞추거나 발 아래와 앞 유리창 위쪽으로 돌리면 된다.
갑자기 만나는 여름철 폭우도 초보운전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빗길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 타이어가 물위를 떠 달리는 수막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비가 오면 평소보다 70%(폭우에서는 50%) 이상 속도를 줄이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폭우가 내릴 때는 가시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낮이라도 차폭등과 안개등을 켜는 것이 좋고 비바람이 불고 안개가 자욱하면 비상등을 켜는 것이 안전하다. 비가 오는데 와이퍼가 돌지 않으면 먼저 퓨즈박스를 열어 점검해보고 퓨즈가 끊어졌으면 퓨즈박스에 붙어있는 여분의 퓨즈로 바꿔 끼운다. 와이퍼의 모터는 도는데 와이퍼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와이퍼 끝의 나사가 풀려 있는 것이므로, 렌치를 사용해 조여주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래도 와이퍼가 돌지 않는다면 응급조치로 비눗물이나 담배 가루를 앞 유리창에 발라보자. 빗방울이 잘 맺히지 않는 효과를 내므로 어느 정도는 앞을 보며 달릴 수 있다.
피서지 주변이나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길을 횡단하는 피서객이 많기 때문에 미리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특히 한적한 지방 터널은 대도시 터널과는 달리 조명이 어두운 곳이 많기 때문에 터널을 지날 때는 꼭 선글라스를 벗도록 한다. 차는 그늘진 곳에 세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늘이 없다면 앞유리를 신문지 등으로 가려 직사광선을 조금이라도 덜 받게 하는 것이 좋고, 창문을 1cm쯤 열어두어 공기를 순환시키면 더욱 좋다. 나무그늘 아래에서는 도장 면을 손상시키는 수액이나 새의 배설물이 많이 떨어지므로 유의하고, 이물질이 묻었을 때는 즉시 닦아내야 도장 면의 변색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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