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점검 포인트 건강한 겨울나기는 워밍업에서 시작된다
2003-12-29  |   22,021 읽음
겨울은 LPG차에 힘겨운 계절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시동이 잘 안 걸리는 등 LPG차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LPG차의 매뉴얼을 보면 오너가 할 수 있는 점검사항이 자세히 나와 있다. 여기에 적힌 대로 실천하는 것이 LPG차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매뉴얼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LPG와 LPG차에 대한 기본지식을 익혀 두자.

부탄과 프로판 섞은 연료 써야
LPG는 액화석유가스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이나 유전에서 부산물로 얻은 가스를 액체상태로 압축해서 만든 연료다. 부탄과 프로판으로 구성되지만 LPG차의 연료는 주로 부탄을 쓴다.
LPG는 액체나 기체로 쉽게 변하는 성질이 있다. 특히 기체상태에서 액화시켰을 때 프로판은 약 270분의 1, 부탄은 240분의 1로 줄어들어 수송과 저장이 쉽다. LPG차의 연료탱크인 봄베(bombe)에도 고압 액체가스가 들어 있다.
LPG를 연료로 쓰기 위해서는 액체를 기체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부탄은 영하 0.5℃, 프로판은 영하 42.1℃ 이하에서 액체로 변하고,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기체로 바뀐다. 또 액체상태인 프로판과 부탄은 15℃의 기온에서 각각 7kg/㎠, 1kg/㎠ 이하로 압력이 떨어져도 기체로 변한다. 온도와 압력을 조절하는 핵심부품이 ‘베이퍼라이저’라고 부르는 혼합기다.
LPG의 이런 특성 때문에 봄, 여름, 가을에는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도 기화되는 부탄을 주로 쓰고, 겨울에는 부탄과 프로판을 7:3의 비율로 섞어 쓴다. 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프로판으로 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영하 10℃일 경우 부탄은 액체상태로 가라앉고, 프로판은 기체로 봄베 윗부분에 뜬다. 이 상태에서 프로판으로 시동을 걸어 엔진을 움직인 다음 냉각수 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가라앉아 있던 부탄이 기체로 바뀐다.
LPG 엔진의 구조는 휘발유 엔진과 똑같다. 차이점이라면 LPG를 연료로 쓰기 위한 연료공급장치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액체상태의 LPG는 연료차단 밸브 역할을 하는 솔레노이드 밸브 안의 연료필터를 거쳐 베이퍼라이저로 들어간다. 솔레노이드 밸브는 기체용(노란색)과 액체용(빨간색)으로 나누어져 있고, 베이퍼라이저에 달린 수온 센서의 전기신호에 따라 열리거나 닫힌다. 냉각수 온도가 15℃ 이하일 때는 프로판, 그 이상이면 액체인 부탄을 베이퍼라이저로 내보낸다. 베이퍼라이저에서 기체로 바뀐 LPG는 믹서에서 공기와 섞여 실린더로 들어가 폭발한다.
LPG는 주변의 열을 빼앗아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성질이 있어 베이퍼라이저를 차갑게 만든다. 부탄가스통을 흔들면 액체상태의 가스가 열을 흡수해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베이퍼라이저가 차가워지는 것을 막고, 액체상태의 부탄이 봄베에서 나올 수 있도록 수온 센서를 작동시키는 일을 맡는 것이 냉각수다. 이처럼 냉각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어서 부족하면 보충하고, 녹이 보이면 라디에이터 아래에 달린 드레인 코크를 열어 냉각수를 교환해 주어야 한다.
냉각수가 15℃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베이퍼라이저에서 나오는 연료의 양이 부족해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도 가속이 더디고 힘이 떨어진다. 따라서 냉각수가 40℃ 이상이 될 때까지 평소에는 3분, 겨울철에는 5분 이상 워밍업을 한다. 워밍업을 하지 않으면 출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LPG에 들어 있는 불순물이 베이퍼라이저에 쌓인다. 이것이 바로 타르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베이퍼라이저 앞에 달린 드레인 코크를 열어 타르를 빼내야 한다. 짧은 거리를 자주 오가면 냉각수가 데워지기 전에 시동을 끄게 되어 타르가 더 많이 생긴다. 이를 막으려면 평소보다 높은 rpm을 유지하면서 1시간 이상 달려 준다.

다이어프램과 연료필터도 점검 항목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기 전에 프로판이 섞인 새 연료를 채워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또 추운 지역을 여행할 때는 현지에서 판매하는 연료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추위가 심한 지역일수록 프로판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지의 기온에 맞춰 혼합한 LPG를 넣어야 연료계통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에어필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통 엔진오일을 갈 때 에어필터도 같이 교환하지만, LPG는 휘발유나 디젤유보다 청정도가 높아 엔진오일을 자주 갈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에어필터를 소홀히 하는 운전자가 많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에어필터에 신경을 써서 제때 교환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반드시 ‘LPG OFF’ 버튼을 눌러 저절로 시동이 꺼지도록 한다. 키를 돌려 시동을 끄면 연료라인에 남아 있는 LPG가 액체상태로 변해 다음 번 시동이 잘 걸리지 않게 된다.
베이퍼라이저의 다이어프램과 솔레노이드 밸브 안에 있는 연료필터는 오너가 분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비소에 맡기도록 한다. 베이퍼라이저에는 내부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실린더로 보내는 연료의 양을 조절하는 다이어프램이 있다. 이것이 오래되면 고무막이 딱딱해져 압력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실린더로 들어가는 연료의 양도 들쭉날쭉해진다. 베이퍼라이저에 연결된 진공 호스를 뺐는데도 시동이 꺼지지 않으면 다이어프램을 바꿔 준다.
시동이 잘 안 걸리거나 달리는 도중에 시동이 꺼진다면 솔레노이드 밸브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연료필터를 점검한다. 연료필터는 타르나 이물질로 막힐 수 있으므로 주행거리 5천km마다 청소해 준다.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을 때 매연 체크도 빠뜨리지 말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