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유리와 전기계통 체크하기 빗길 안전운전에 꼭 필요하다
2003-05-20  |   6,529 읽음
날씨는 자동차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가 많지 않은 미국 서부나 호주 내륙은 자동차의 수명이 무척 길다. 습기가 적어 녹이 잘 슬지 않고, 주행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는 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낡아 버린다. 여름철 강한 햇볕과 비, 겨울의 강추위와 눈은 자동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온다. 기상청에서 1971∼2000년 측정한 평균 강수량을 보면 중부지방 1100∼1400mm, 남부 1000∼1800mm, 제주도는 1450∼1850mm이다. 강수량 중에서 50∼60%가 여름에 집중된다.

시야 확보를 위해 꼭 해야 할 일
따라서 여름에는 빗길 안전운전을 위한 점검, 정비가 필수다. 와이퍼만 정상이면 괜찮을 것 같지만 실제로 빗길을 달려 보면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다. 비가 올 때 가장 힘든 것이 시야 확보다. 유리에 떨어지는 빗물이나 안쪽에 서리는 김도 눈앞을 가리기는 마찬가지. 때문에 빗길 운전을 대비한 점검은 시야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앞유리다. 와이퍼 블레이드가 ‘뿌드득’ 하는 소리를 내면서 잘 닦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유리 표면에 배출가스가 부딪쳐서 생긴 기름막이나 수액, 벌레가 부딪쳐서 생겨난 이물질이 주원인이다. 새차를 할 때 비눗물을 충분하게 묻힌 스펀지로 여러 번 닦아 내면 깨끗해진다.

여름밤에 운전을 하면 벌레가 많이 부딪친다. 벌레 자국은 단백질과 지방질이 섞여 있어 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빗물을 동그랗게 만들어 날려 보내는 발수 코팅제를 미리 발라 놓으면 나중에 앞유리를 청소할 때 훨씬 수월하다. 여름용 워셔액 중에는 벌레 흔적이 잘 지워지는 특수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다. 워셔액을 살 때 성분을 살펴보아 특수 계면활성제 또는 발수 코팅제 등이 써 있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

와이퍼 블레이드는 기본적인 점검품목이다. 대체로 여름이나 겨울 전에 교환하는 것이 좋다. 고무로 된 블레이드는 기온에 민감해 쉽게 딱딱해진다. 모래가 묻은 채로 유리를 닦으면 끝부분에 작은 흠집이 생긴다. 이런 상태에서 움직이면 유리에 줄이 생기거나 뿌옇게 흐려진다. 워셔액을 충분히 뿌렸는데도 잘 닦이지 않는다면 블레이드를 교환할 때가 된 것이다.

유리 안쪽도 중요하다. 김은 차 안팎의 온도 차이로 생긴다. 창문에 서리는 김은 외부와 내부의 온도 차이 때문에 생긴다. 차가운 물을 컵에 담아 두면 바깥쪽에 물기가 서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비가 오는 날은 외부기온이 차안보다 낮아 경계가 되는 유리에 물방물이 맺히는 것이다. 김서림 방지제나 세제를 연하게 풀어 안쪽 유리를 닦으면 꽤 오랫동안 김이 서리지 않는다.

빗물받이가 없는 차는 비 오는 날 창문을 열어 김서림을 막기도 힘들다. 이때 김서림을 막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에어컨을 이용하는 것이다. 에어컨을 켜고 바람 방향을 유리쪽으로 맞춰 놓으면 금방 유리가 환해진다. 실내온도가 너무 낮거나 유리 바깥쪽에 김이 서릴 경우 온도조절 스위치를 빨간 쪽으로 움직여 적당히 맞춘다. 에어컨 증발기는 가장 차가운 부분이므로, 여기에 실내의 수분이 응축되면서 물로 바뀌어 밖으로 나간다. 때문에 공기유입 모드는 내부순환에 맞추는 것이 습기를 빠르게 없애는 방법이다.

전기계통도 미리 점검해 둔다
여름에는 건물마다 대형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겨울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히터는 엔진에서 데워진 냉각수를 이용하므로 출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에어컨을 켜면 엔진에 직접 부하가 걸릴 뿐 아니라 그만큼 연료가 더 먹는다. 제너레이터에서 만드는 전력의 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가 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낮이라도 헤드라이트나 안개등을 켜야 하고, 온도 차이로 생기는 김을 없애기 위해 뒷유리나 사이드 미러의 열선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자동차 안에서 쓸 수 있는 전기는 거의 다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보다 나은 점은 기온이 높아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전기계통의 상태를 알려면 테스터를 이용해 제너레이터와 배터리의 전압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테스터가 없을 때는 간단한 방법을 써 본다. 우선 배터리의 점검창을 확인한다. 정상상태면 파란색이나 초록색, 충전이 필요할 경우는 무색, 교환할 때가 되었으면 검정색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점검창은 배터리 안에 있는 6개의 셀(cell) 중 하나의 상태를 보여주므로 표시창이 파란색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전부하(全負荷) 상태로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어두운 곳에서 헤드라이트와 안개등, 에어컨, 라디오와 뒷유리 열선을 작동시켜 본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떼면서 헤드라이트 불빛의 변화를 체크한다. 변화가 없으면 정상, 헤드라이트가 어두워지거나 엔진 회전수가 떨어지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오래된 차일수록 문제가 생기기 쉽다. 하지만 제너레이터와 배터리가 정상이면 변화가 미미하다.

오너가 점검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안 된다. 우선 제너레이터와 연결된 벨트의 상태를 살핀다. 장력이 떨어지거나 마찰면이 손상되었을 경우에는 부하가 걸리거나 물이 묻었을 때 미끄러지면서 제대로 발전을 하지 못한다. 벨트를 교환한 지 3만km를 넘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안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터리 단자가 느슨한지 확인한다. 시동 불량이나 충전이 제대로 안 되어 전기 계통에 부담을 주게 된다. 배터리 볼트는 너트를 두 개 채워 이중으로 잠가야만 진동에도 풀리지 않는다. 단자를 분리하고 방청제를 뿌리면서 칫솔이나 깨끗한 천으로 배터리 단자와 점접을 닦아 낸다. 볼트를 단단히 채운 다음 흔들어 보아 움직이지 않은지 확인한다.

이런 작업을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제너레이터와 배터리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다만 배터리를 교환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계속 방전된다면 전기가 새고 있는 것이므로 정비소에 들러 원인을 찾아야 한다. 방전에 의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언제 차가 멈출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에 잠긴 차, 어떻게 해야 하나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어김없이 급물살에 차가 떠내려가는 뉴스 장면을 보게 된다. 낮은 지대에 차를 세워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다. 특히 지난해는 집중호우 때 많은 차가 물에 잠기는 바람에 정비업체의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아까운 차를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기상예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시간당 5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때는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바퀴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면 차를 멈추거나 돌리는 것이 낫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넓은 지역에 쏟아진 비는 낮은 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아래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양이 많고 세차다. 따라서 차를 세울 때는 가능한 높은 지역을 이용하고 주변에 축대나 나무, 전봇대 등 쓰러질 만한 것이 있는지 살핀다.

물에 빠진 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에어클리너 박스를 열어 본다. 에어클리너가 젖지 않았다면 엔진에 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므로 시동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전기계통이 고장날 수 있으므로 퓨즈 박스 등 전기계통의 습기를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차가 완전히 잠겼다면 오일류를 점검하고 정비소에서 전체적인 점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브레이크 오일은 습기가 들어가면 안 되므로 무조건 바꾼다.

수해를 당한 차는 자차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운전자의 과실이 있거나 댐 또는 제방이 붕괴되어 물에 잠긴 경우는 보상이 안 된다. 1999년 이전에는 달리던 도중 수해 피해를 입은 차만 보상했으나 지금은 주차구역에 세워진 차, 홍수와 태풍에 의해 물건이 떨어져 생긴 손해, 홍수지역을 달리다가 파손되었을 때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보험료 할증이 안 되므로 침수가 의심된다면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부르는 것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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