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타이어와 체인 고르기 겨울철 안전운전 책임지는
2003-05-20  |   8,416 읽음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는 말이 있다. 눈 위에 서리를 더한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 계속 겹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쓰는 고사성어다. 한자 그대로 보면 운전자에게 이보다 두려운 상황은 없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겨울철 운전은 도로사정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눈과 얼음으로 망가진 노면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조심운전이 제일이지만, 차선책으로 스노 타이어와 체인을 쓰면 안전하다.

산간지방에서 꼭 필요한 스노 타이어

겨울용으로 나온 스노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쓰는 사계절용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양산차에 달리는 타이어가 노면의 접지력과 빗길 배수성을 생각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스노 타이어는 눈과 빙판 위에서 구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타이어도 그에 맞는 접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이 쓰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속 주행용 스포츠 타이어에 못지 않게 스노 타이어에도 여러 신기술이 사용된다.

무엇보다도 스노 타이어는 재질이 일반 타이어와 크게 다르다. 타이어는 단순히 고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내구성을 위한 경화재나 소음 방지를 위한 성분 등이 포함된 복합 화합물이다. 예전에는 타이어가 노면과 만나는 트레드 디자만을 바꾸어 스노 타이어라고 이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재질까지 다른 것을 쓴다. 기온이 떨어지면 타이어 고무가 딱딱해지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승차감이 나빠지고 접지력이 떨어져 잘 미끄
러지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마모가 빨라지는 단점도 감수하면서 부드러운 고무를 쓴다. 여기에 더해 특별한 성분이 포함되기도 한다. 스노 타이어로 많이 쓰이는 것은 발포 고무다. 트레드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둥근 공기방울을 넣어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새로운 트레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트레드가 깊은 스노 타이어는 소음도 큰데, 이런 공기 방울이 소음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이와는 달리 타이어의 기본성분을 만들 때 작은 막대 모양의 섬유질이나 모래 성분을 넣어 이것이 스파이크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접지력을 살리는 방법도 있다. 또 트레드 부분에 4계절용보다 더 많은 작은 옆선(사이프)을 넣어 눈을 찍으며 달리도록 하거나, 이 사이프를 ‘Y’자 형태로 디자인해 타이어가 닳아 트레드가 얕아지더라도 사이프의 숫자는 두 배가 되도록 한 제품도 있다.

스노 타이어는 징이 박힌 스터드(stud) 타이어와 그렇지 않은 스터드리스(studless) 제품으로 나뉜다. 도로 포장비율이 낮았던 10년 전만 해도 50∼100개의 징을 박은 스터드 타이어가 인기를 끌었다. 눈길은 물론이고 빙판길에서도 마치 육상선수가 신은 스파이크 신발처럼 상당한 접지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른 노면에서 소음이 크고 도로를 심하게 망가뜨려 법으로 금지되었다. 강원도 등 눈이 많은 지역에서 일부 판매가 이루어지지만, 이를 묵인 해주는 것일 뿐 엄연한 불법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노 타이어는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다. 대도시 주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눈이 오자마자 제설작업을 하기 때문에 거의 쓸 일이 없다는 얘기다. 또 마른 아스팔트에서 1만∼1만5천km 정도를 달릴 수 있는 스노 타이어는 두 번 정도만 겨울을 넘길 정도로 수명이 짧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 단점도 있다. 강원도 산간지방처럼 11월이면 눈이 쌓이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눈길을 달려야 한다면 모를까 3개월 정도라면 계절이 바뀐 뒤에 버리기는 아깝고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겨울철 노면은 완전히 마른 곳과 눈길, 빙판길이 번갈아 나오는 등 변화가 심해 일반 타이어로 모든 노면에 대응하기는 힘들다. 특히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스키장이 몰려있는 강원도에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스노 타이어가 필수품이다. 스노 타이어는 순정 사이즈와 같은 것으로 네 바퀴에 모두 끼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각의 바퀴가 접지력이 달라지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므로 같은 제품을 써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스노 타이어는 205/70 R14가 개당 7만 원, 255/70 R15가 12만 원 정도 한다. 이는 타이어 회사에서 제시한 자료이므로 할인매장이나 타이어 전문점에 가면 이보다 싼값에 살 수 있다.

도심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스노 체인

이름 그대로 눈길에서 타이어에 감는 체인을 말한다. 얼음길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내지만, 끼우고 벗기기가 쉽지 않은 데다 마른노면이 나오면 바로 벗겨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체인은 재질에 따라 금속, 우레탄, 고무 등으로 나뉘는데 우레탄과 고무제품에는 철로 된 스파이크를 박아 놓아 눈과 얼음을 찍으며 달리게 된다. 지난 겨울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폭설이 내려 많은 사람들이 부랴부랴 길거리에서 체인을 사느라 고생을 했다. 아마도 겨울 준비를 하며 꺼내본 체인은 녹이 슬거나 손상된 곳이 많아 다시 쓰기가 어려울 것이다. 차가 바뀌어 전에 쓰던 체인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해 보고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체인을 고를 때는 용도를 잘 생각해 본다. 강원도 고개를 넘어갈 일이 많다면 금속 제품이 낫다. 적설량이 많고 밤새 차들이 다니면서 다져진 눈은 아침에 빙판으로 바뀌어 상당히 미끄럽기 때문이다. 금속 제품은 완전히 굵은 체인으로 된 것과 6각형의 금속 봉을 길게 이어 놓은 것이 있다. 굵은 체인은 승차감이 떨어지는 대신 가장 확실한 성능을 보이고, 금속 봉은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잘 잡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우레탄과 고무 제품은 승차감이 좋고 소음이 적어 도심에서 급할 때 쓰기 좋다. ‘X’ 모양으로 된 것은 앞뒤는 물론 옆쪽으로도 강한 저항을 만들지만 상대적으로 약해 끊어지기 쉽다. 따라서 패드를 교환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고, 달고 떼기가 얼마나 쉬운지도 확인한다. 수입품 중에는 30초만에 달 수 있는 제품이 있지만, 50만 원이 넘고 미리 허브에 검정색 고정핀을 달아놓아야 하므로 펑크가 나 타이어를 교환할 때 번거롭다.
현재 판매하는 체인은 3만∼50만 원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용도와 예산에 따라 적당한 것을 고르고 길을 나설 때는 장갑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외투도 차안에 준비해두었다가 체인을 감을 때 입도록 한다. 바퀴 뒤쪽에 고리를 걸어야 하므로 팔에 오물이 묻기 쉬우므로, 아예 작업용 토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차를 잭으로 들어야만 체인을 끼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차를 세운 상태에서도 달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체인을 달 때는 제품을 꺼내 길게 펴 좌우를 확인하고, 구동바퀴 바닥에 체인을 넣어 위로 감아 올린다. 그런 다음 뒤쪽 연결고리를 건 뒤 앞으로 잡아 당겨 고정시키고, 둥근 철제 스프링이나 고정 손잡이를 당겨 팽팽하게 조이면 된다. 마지막으로 10m 정도를 달려 타이어에 꽉 붙어있는지 확인한다. 체인이 느슨할 경우 차체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므로 다시 단단히 고정한다. 쓰고 난 후 따뜻한 물로 씻어내 방청제를 뿌려두면 오랫동안 쓸 수 있다.

이런 용품 어때요?
스프레이 체인


도심에서 잠깐 동안 쓰기 편한 간이용품이다. 섬유질이 포함된 스프레이 제품으로 타이어 표면에 고분자 수지막을 형성해 접지력을 높여준다. 주행거리와 노면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30분∼1시간 정도이고, 이후에는 다시 뿌려줘야 한다. 500∼700mX 한 캔에 8천∼1만 원 정도하고 네 바퀴에 모두 쓸 경우 4∼5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앞바퀴는 좌우로 끝까지 돌려 전체에 골고루 뿌려주고 표면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3분 정도 기다려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프레이 체인은 어디까지나 임시로 쓰는 것이므로 본격적인 눈길주행용은 아니지만, 도심에서는 급할 때 도움이 된다. 차체에 묻었을 경우는 스티커 제거제를 뿌려서 충분히 녹인 뒤 닦아낸다. 몇몇 알루미늄 휠 중에는 스프레이 체인이나 윤활제가 묻으면 코팅이 벗겨지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