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월동준비, 이 정도면 OK! 안전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맞자
2003-05-20  |   7,605 읽음
많은 사람들은 해마다 이맘때쯤 첫눈을 기대하며 겨울을 맞이한다. 날이 아무리 추워져도 순백색 눈을 떠올리면 가슴 한가득 따뜻해지는 기분은 누구나 느껴보았을 것이다. ‘첫눈 오는 날’의 약속을 기다리는 연인들, 겨울 스포츠의 묘미인 스키, 눈 내리는 바다 등 겨울은 아름다운 추억거리로 가득하다.

그러나 운전자에게는 겨울만큼 혹독한 계절도 없다. 이른 아침에는 차의 눈을 치우느라 지각을 하고, 눈이나 비가 내린 뒤 꽝꽝 얼어붙은 도로는 사방에서 미끄러지는 차들로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히터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안전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장갑을 끼고 주차장으로 향하자. 미리 준비하고 손봐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겨울나기를 위한 점검정비

겨울이 되면 사람만 추위에 떠는 것이 아니다. 2천℃ 이상의 뜨거운 심장을 지니고 강철 옷을 입고 있는 자동차도 한겨울 추위에 방치되면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겨울철 자주 고장나는 부위를 점검해두면 부담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냉각수 : 엔진은 차를 움직이는 힘을 얻기 위해 공기와 연료가 섞인 혼합기를 폭발시키고 이 과정에서 2천∼3천℃의 높은 열을 만들어낸다.

이때 엔진 주위를 돌면서 열을 식혀주는 물을 냉각수라고 한다. 냉각수는 엔진 열을 식히는 것뿐 아니라 히터 코어로 들어가 차안에 훈기를 보내는 역할도 한다. 공조장치를 고온에 두었는데도 송풍구에서 찬바람이 나온다면 냉각수 부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먼저 보네트를 열고 예비 냉각수통을 찾는다. 라디에이터와 연결된 호스를 따라가면 불투명한 흰색 물통(예비 냉각수통)을 찾을 수 있다. 냉각수통 옆면을 살펴 수위가 최대선 부근에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면 채워 넣는다.

부동액 : 부동액은 겨울나기를 위한 점검 1순위라고 할 수 있다. 냉각수가 얼지 않게 하는 부동액이 부족하면 한겨울에 라디에이터 호스나 워터 펌프, 라디에이터 그릴이 터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올 여름 오버히트나 냉각수 누수로 수돗물로 채운 적이 있다면 반드시 부동액을 보충해야 한다. 카센터나 정비소에 맡기면 2만 원 정도에 부동액을 교환할 수 있지만 손수 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물과 부동액의 혼합 비율은 50: 50이 적당하다.

먼저 차 시동을 끄고 엔진이 완전히 식은 뒤에 라디에이터 밑에 달린 꼭지를 풀어 냉각수를 뺀다. 폐냉각수는 독성이 있으므로 잘 받아내어 부동액을 산 곳에 뒤처리를 부탁하도록 한다. 라디에이터 아래 꼭지를 잠근 다음 위에 달린 라디에이터 캡을 풀어 부동액을 넣는다. 캡을 열 때는 뜨거운 물이 올라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헝겊으로 감싸고 연다. 시동을 걸면 냉각수가 순환해 라디에이터 안의 수위가 약간 내려간다. 부족한 양은 물을 부어 주면 된다.

부동액은 에틸렌글리콜이라는 화학물질을 주성분(90%)으로 하고 라디에이터와 엔진블록이 녹슬지 않도록 부식방지제가 들어 있다. 부동액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장갑을 끼고 작업하도록 한다. 차체에 묻은 부동액은 얼룩이 남을 수 있으므로 즉시 닦아낸다.

워셔액 : 겨울운전에는 눈만큼 골치 아픈 존재도 없다.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기본이고, 녹아서 흙탕물이 되거나 제설용 염화칼슘과 섞여 차를 더럽히기 십상이다. 유리에 눈 녹은 물이 튀면 시야가 가려 제대로 운전할 수가 없으므로 워셔액을 든든하게 채워두고 트렁크에 여분을 준비해두도록 한다. 겨울나기를 위한 워셔액은 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우선이다.

워셔액 통에 물을 넣어두었다면 한겨울에 얼어붙게 되고 워셔액 펌프 모터가 고장날 수도 있다. 어는점이 -20℃ 이상인 4계절용을 원액 그대로 사용해야 아주 추운 날에도 탈 없이 쓸 수 있다.

뒷유리 열선 : 와이퍼와 워셔액이 앞시야를 확보해준다면 뒷시야는 뒷유리 열선이 책임진다. 겨울에는 차 안과 밖의 온도차가 커 창문에 성에나 김이 서리기 일쑤다. 앞유리는 워셔액으로 닦아내고 히터로 녹일 수 있지만, 뒤쪽은 더운 바람이 직접 닿지 않으므로 열선을 이용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열선이 끊어지는 등 이상이 생기면 카센터나 정비사업소를 찾아도 되지만 손수 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윈도에 성에가 덮여있을 때 열선 스위치를 켜 녹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찾아 끊어진 곳을 확인하고, 1만8천∼2만 원쯤 하는 열선 수리제를 사서 고치도록 한다. 열선처럼 구멍이 파인 틀을 끊어진 열선 사이에 이어 붙이고 수리제를 발라주면 된다.

브레이크 : 차는 달리는 것보다 제대로 멈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이상한 소리가 난다면 브레이크의 이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브레이크 라이닝이나 디스크가 심하게 닳은 경우, 브레이크액이 부족한 경우 제동력이 떨어진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가 한쪽으로 기울면 네 바퀴의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보도록 한다. 적정 공기압은 차마다 다르다. 타이어의 사이드 월에 ‘psi’라는 단위로 찍혀있는 숫자가 그 타이어의 최대 공기압이다. 적정 공기압은 그 수치의 90%쯤으로 조절한다. 브레이크 이상 원인은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믿을 만한 정비소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배터리 : 추운 날 아침 거리에서는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부스터 케이블로 다른 차의 전기를 끌어오는 안쓰러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배터리 방전이 아니더라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온도가 내려갈수록 비중이 낮아지고 전압이 떨어지는 배터리액의 특성 때문이다. 배터리 수명은 2∼3년, 주행거리 4만∼5만km 정도지만 평소에 청소만 제대로 해주면 이보다 오래 쓸 수 있다. 겨울 배터리 청소 주기는 1주일에 한번이 적당하다. +, - 터미널 주변의 이물질을 떨어내고 녹슬지 않도록 방청제를 뿌려준다.

청소와 함께 배터리 충전상태도 점검한다. 요즘 차에 많이 쓰이는 무보수 배터리(MF 배터리)는 윗부분에 달린 점검창으로 충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정상은 초록색, 충전부족은 흰색으로 나타나고 방전이 되면 빨간색으로 바뀐다.

히터 : 오랫동안 히터를 쓰지 않다가 오랜만에 켜면 퀴퀴한 냄새와 송풍구에 쌓여있던 먼지가 날려 건강에 해롭다. 추운 날씨 때문에 창문을 닫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히터 청소는 빠질 수 없는 점검부분이다. 보네트와 윈도가 만나는 곳을 보면 공기흡입구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여기에 쌓인 먼지를 진공청소기나 걸레로 깨끗이 털고, 공조장치는 외기에, 히터 바람은 가장 세게 한 뒤 바깥의 공기흡입구에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면 악취와 세균을 없앨 수 있다. 더운 바람이 나오지 않을 때는 퓨즈를 살펴본다. 히터 호스에 구멍이 났거나 히터 코어가 막힌 경우, 라디에이터 팬이 돌지 않는 경우 더운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 이 때는 정비소를 찾아야 한다.


디젤.LPG차의 겨울준비

SUV나 RV는 일반 승용차와 달리 디젤이나 LPG를 동력원으로 한다. 이들 차의 겨울 트러블 대부분은 시동과 관련되어 있다.

예열 플러그 점검과 타르 제거 : 디젤 엔진은 실린더 안의 공기를 압축시켜 온도가 500℃까지 올라가면 경유를 뿜어 불을 붙이는 자연발화방식을 쓴다. 온도가 낮으면 발화가 어렵기 때문에, 디젤 엔진에는 기통마다 1개씩 예열 플러그가 달려 차가운 실린더를 따뜻하게 데우고 연료가 쉽게 터지도록 돕는다.

여름에는 예열 플러그가 1, 2개쯤 끊어져도 시동을 걸 수 있지만 겨울에는 1개만 끊어져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스타터 모터가 빠르게 돌아가는데도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는 예열 플러그 이상으로 보고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도록 한다. 이 때 플러그에 달린 릴레이도 함께 점검한다. 릴레이는 예열 플러그에 전기를 전달하고 과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는 장치다. 플러그와 릴레이는 공임 포함 6만∼8만 원에 바꿀 수 있다.

LPG는 다른 연료와 달리 연소과정에서 타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 달에 한번씩은 타르를 제거해야 한다. 타르가 쌓이면 시동이 원활하게 걸리지 않고 출력도 떨어진다. 겨울에는 타르가 응고되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므로 좀더 자주 손보도록 한다.
먼저 시동을 걸어 수온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핸들을 왼쪽 끝까지 돌리고 다시 시동을 끈다. 오른쪽 앞바퀴와 차체 사이에 달린 베이퍼라이저(vaporizer: LPG액을 기체로 바꾸는 장치)를 찾아 그 밑에 달린 코크를 돌리면 타르가 배출된다.

시동 요령 : 디젤엔진 차는 시동을 걸기 전 예열 플러그가 실린더를 충분히 데울 때까지 예열을 한다. 시동키를 온(on) 위치로 돌리면 계기판에 돼지꼬리 모양의 예열 표시등이 들어온다. 15∼20초쯤 지나면 ‘딱’ 소리(실린더가 데워져 릴레이가 전류를 차단하는 소리)와 함께 예열 표시등이 꺼지는데 이때 시동을 걸면 된다.

LPG차는 연료공급 스위치를 누르고 초크밸브를 당긴 뒤에 시동을 건다. 시동을 끌 때도 마찬가지. 연료공급 스위치를 오프(off)로 한 뒤 시동키를 돌려야 LPG 파이프에 가스가 남지 않는다. 영하의 날씨에 키만 돌려 시동을 끄면 파이프에 남은 가스가 얼어 몇 시간만 지나도 시동이 안 걸릴 수 있다. LPG는 냉각수 온도가 5℃ 이상 되어야 공급이 원활해지므로 시동을 건 뒤에 충분한 워밍업을 한다. 계기판에 나타나는 촛불모양의 경고등이 꺼진 뒤, 수온계가 올라가고 rpm이 1천 아래로 떨어졌을 때 출발하면 무리 없다.

겨울용품 준비하기

겨울철에는 준비해야 할 자동차용품도 많다. 부스터 케이블과 삼각대, 각종 공구는 겨울이 아니어도 늘 트렁크에 넣어두도록 하고, 스노체인은 자주 쓰지 않아도 안전을 위해 꼭 준비하도록 한다. 김서림 방지제나 성에 제거제, 따뜻한 시트커버 등도 갖춰두면 좋을 용품들이다.

스노타이어 : 스노타이어는 특수 배합 고무를 써 낮은 온도에서도 뛰어난 탄력과 접지력을 보이고, 눈길 제동거리가 일반 타이어보다 40∼50%쯤 짧다. 하지만 겨울에 맞춰 개발된 상품이기 때문에 일상 도로환경에서는 여러 가지 불편함이 따른다. 우선 타이어 표면이 부드러워 쉽게 닳고 소음도 심하다. 또 마찰계수가 높아 접지력은 좋지만 연비가 떨어지고 일반 타이어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겨울 한때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과 비싼 값, 겨울이 지난 뒤에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 등이 스노타이어의 단점이다. 요즘은 눈이 내려도 제설작업이 빠르게 이뤄지는 편이므로 스노타이어의 필요성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강원도나 경기 북부, 기타 산간지역을 자주 찾는 운전자라면 스노타이어를 갖춰 두는 것이 도움된다. 스노타이어의 값은 개당 8만∼12만 원. 제대로 된 효과를 얻으려면 네 바퀴에 모두 달아야 하지만 구동축 두 바퀴에만 달아도 4계절용보다 나은 눈길 접지력을 얻을 수 있다.

스노체인 : 스노체인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얼어있는 구간에서 감았다가 다시 풀 수 있어 스노타이어보다 쓰기가 간편하다. 스노체인은 크게 와이어와 쇠사슬, 우레탄 세 종류로 나온다. 와이어 체인은 싸고 가벼우면서 부피가 작아 보관하기 편하지만 쉽게 끊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쇠사슬 체인은 견인력과 내구성이 좋으나 소음이 심하고 승차감을 떨어뜨린다. 우레탄 체인은 땅과 닿는 부분이 우레탄으로 되어 있어 진동과 소음이 덜하고 견인력도 좋은 편이지만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체인을 고를 때는 타이어 사이즈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와이어와 쇠사슬 체인은 각각 3만∼5만 원, 5만∼6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우레탄 체인은 6만∼8만 원, 수입품의 값은 30만∼40만 원까지도 한다.

체인은 구동바퀴에 다는 것이 상식이다. SUV의 경우 4WD라면 네바퀴 모두에 달고 2WD는 뒷바퀴에 걸면 된다. 체인을 감을 때는 단단히 조여 맨다. 헐렁하게 감으면 휠에 상처가 생기고 헛돌아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한번 썼던 체인은 녹이 슬지 않게 물기를 닦아내고 꼬인 곳을 풀어 보관해야 오랫동안 쓸 수 있다.
스노체인이나 타이어가 없을 때는 스프레이 체인으로 긴급조치가 가능하다. 일반 타이어의 접지면에 뿌려준 뒤 3∼5분이 지나면 일시적으로 접지력이 높아진다. 값은 6천∼8천 원.

김서림 방지제와 얼음·성에 제거제 : 습기가 많은 날 창문을 닫고 히터를 켠 채 운전하다보면 유리 안쪽에 김이 서리는 경우가 많다. 창 전체에 김서림 방지제를 뿌리고 스폰지나 부드러운 헝겊으로 골고루 발라 놓으면 3~4일쯤은 깨끗한 시야를 얻을 수 있다.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살 수 있고 값은 2천∼7천 원 정도다.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차에 하얗게 성에가 껴 있거나 눈이 가득 쌓였을 때는 얼음·성에 제거제가 큰 도움이 된다. 성에나 눈을 대충 걷어낸 뒤 성에 제거제를 뿌리면 얼음이 금새 녹고 다시 어는 일도 거의 없다. 조금씩 뿌려 얼음을 살짝 녹인 다음 깨끗하게 긁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얼음으로 막힌 도어 열쇠 구멍이나 사이드 미러에 쌓인 눈을 녹이는데도 효과만점이다. 값은 7천∼1만 원.

시트커버 : 꽁꽁 언 차의 운전석에 앉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겨울용 시트커버를 씌우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1인용 겨울 시트커버는 인조나 천연 양털로 짜여 있어 일반 시트보다 보온성이 뛰어나다. 값은 커버 하나에 4만∼7만 원 정도. 한 개에 7천∼1만 원쯤 하는 털방석만 마련해도 그럭저럭 냉기를 쫓을 수 있다.
촬영 협조: 잠실 오토코스 ☎ (02)343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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