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또 다른 이름 - NISMO
2009-06-18  |   22,547 읽음

독일과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역사가 오래된 나라에는 워크스 튜너(works tuner)가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똑같은 포맷으로 나오는 차들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조율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소비 패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볼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동차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워크스 튜너는 자동차를 기획-설계-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엔지니어링에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견고하고 완성도가 높은 차를 만드는 장점이 있다. 애프터서비스도 해당 메이커의 자동차 정비소에서 할 수 있으니 편하다.

모터스포츠가 근간이 된 튜너
워크스 튜너 중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BMW의 M이 있는 독일이 문화와 기술력에서 가장 발전했다. 하지만 일본도 다양성 측면에서는 독일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혼다 무겐(Mugen)과 닛산의 니스모(Nismo)는 ‘D1 그랑프리’라는 일본 드리프트 선수권 대회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D1 그랑프리’는 튜닝카를 이용해 드리프트 기술과 실력을 겨루는 경주로 일본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한데 이 경주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차의 많은 수가 닛산이고, 닛산차의 절대 다수가 니스모의 튜닝 부품을 사용한다. 닛산의 성격과 니스모 제품의 견고함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니스모는 개인 튜너가 닛산에 흡수된 케이스가 아니다. 모터스포츠를 위해 1984년 닛산이 100% 출자한 자회사이다. 닛산 모터스포츠(Nissan Motorsports)의 줄임말로 닛산의 모든 모터스포츠 활동을 총괄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리고 경주차를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로 튜닝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니스모는 설립 직후인 1986년부터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출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터스포츠에 참여했다. 첫 출전에 2대의 프로토타입 경주차를 출전시켜 그 중 1대가 완주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1990년에는 예선 1위와 3위, 종합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경기규정의 변경으로 르망 경주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니스모는 데이토나 24시간 내구레이스로 방향을 바꿔 첫 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1994년 시작된 일본 GT카 선수권에 이어 현재 열리고 있는 일본 수퍼 GT 선수권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니스모에서 직접 개발한 제품들은 종류가 다양하면서 성능도 우수하다.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을 비롯해서 엔진계통 튜닝 프로그램과 에어로파츠 등을 판매한다. 또 자동차 개발단계에서부터 함께한 덕분에 닛산 엔진에 맞는 스포츠 타입 촉매변환기까지 마련하고 있다. 특히 니스모가 내세우는 특화된 기술인 슬립 제한 디퍼렌셜 LSD(Limited Slip Difference)는 일본 GT 선수권에서도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고속주행에서도 견고한 차체 안전성을 만들어낸다.

니스모는 튜닝 부품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튜닝 완성차를 내놓기도 한다. 1994년 실비아를 튜닝한 270R을 시작으로 1997년 스카이라인 GT-R(R33)을 바탕으로 만든 400R에 이어 2003년 단종된 스카이라인 GT-R(R34)을 경주차 수준으로 끌어올린 R34 GT-R Z-튠 모델을 20대 한정 생산했다. 이들은 뛰어난 품질과 성능, 희소성으로 매니아들에게 드림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370Z의 풀 튜닝 차 380RS와 레이싱 버전 380RS-컴페티션(Competition)을 내놓기도 했다.

닛산 니스모는 모터스포츠에 바탕을 둔 건전하고 성숙한 자동차문화를 이끌어가면서 닛산의 기업문화를 잘 보여 준다. 또 모터스포츠를 통해 닛산을 홍보하면서 튜닝과 액세서리 판매로 닛산의 수익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잘 키운 워크스 튜너가 10대의 새차 안 부러운 효과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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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퍼 GT 선수권에서 달리고 있는 니스모 경주차니스모는 닛산의 모든 모델을 튜닝한다. 사진은 닛산 프론티어 킹캡 튜닝카이다니스모가 최근 선보인 370Z 풀 튜닝 완성차 380RS맨 위가 400R, 가운데가 실비아를 튜닝한 270R. 아래가 스카이라인 GT-R(R34) Z-튠이다차체와 휠 등 곳곳에 붙은 ‘NISMO’ 로고일본의 D1 그랑프리. 일본 튜너들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니스모는 엔진계통의 모든 튜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니스모는 지난해 일본 수퍼 GT 선수권에서 GT-R 경주차로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