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실 사고도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 교특법 위헌 결정에 따른 운전자 주의사항
2009-04-10  |   11,837 읽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자동차사고 피해자가 가해운전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국가에서도 형사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이다. 1982년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라 가해운전자가 종합보험(대인배상Ⅱ)에 가입했을 때에도 피해자와 합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다만 사망 및 뺑소니 사고이거나 음주운전,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과속 등의 11대 중과실사고는 제외됐다. 그런데 최근 헌법재판소가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는데도 종합보험 가입 등을 이유로 가해운전자에 대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부분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위의 13가지 외에 경과실 사고라 해도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다면 가해운전자는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적극적인 응급조치가 중상해를 막는다
‘중상해’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은 ‘중상해’에 대한 임시 적용기준을 발표했다. 첫째는 뇌 또는 주요 장기에 대한 중대한 손상, 둘째는 사지절단 등 신체 중요부분의 상실이나 중대변형 또는 시각· 청각·언어·생식 등 신체기능의 영구 상실, 셋째는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중증의 정신장애, 하반신 마비 등 완치가능성이 희박한 중대 질병을 가져온 경우 등이다.

즉 치료기간과 노동력상실률, 의학전문가의 의견과 사회통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사안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일로부터 해당 법조항은 무효화됐기 때문에 이제는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히는 교통사고를 내면 비록 경과실사고라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사고를 내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평소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조심 운전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고는 운전자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운전을 하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만약 부득이하게 사고를 냈다면 신속하고도 정성껏 피해자를 구호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적절한 응급조치에 따라 피해자가 ‘중상해’로 악화되지 않고 ‘경상해’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성어린 구호활동은 피해자가 나중에 감정악화로 인해 고액의 형사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를 막아 주기도 한다. 가해운전자가 공소를 제기당하지 않으려면 형사합의를 해야 하는데 일찍부터 피해자의 감정을 건드려서 좋을 일은 없다. 그러므로 교통사고가 나면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 과실이나 위법성 여부를 따지지 말고 피해자 구호부터 해야 한다. 다만 뒤에 분쟁이 생길 때를 대비하여 증인이나 증거를 철저히 확보할 필요는 있다. 최소한 경찰 신고, 목격자 연락처 확인, 사고현장 촬영(표시) 등은 꼭 해 두어야 나중에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다.

간혹 일부러 자동차와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뒤 경찰 미신고를 미끼로 운전자를 협박하거나 ‘보험회사에 신고만 해 주면 된다’는 식으로 선심 쓰는 듯한 자해공갈범이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자해공갈범이 ‘3주 이상 진단이면 중상이다’며 협박을 해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단순히 3주 이상의 진단만 가지고 ‘중상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 두자. 피해자 측의 동기가 의심스러울 때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경찰 신고를 하겠다고 역공(?)하거나 보상직원에게 알려 긴밀하게 협조(조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도로교통법상 인사사고는 경찰신고가 의무화되어 있음). 아울러 인사사고를 냈을 때의 벌금과 형사합의금을 보상하는 보험상품(운전자보험 등)에 미리 가입해 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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