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SIP - 계기판 이야기
2009-04-06  |   13,933 읽음

운전자에게 주행정보나 차의 각종 상태를 알려 주는 계기판. 하지만 처음 차가 탄생했을 때는 계기판이 없었다. 복잡한 전기·전자장치가 없었기에 계기판이 필요 없었던 것이다. 이후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차의 성능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운전자는 차를 제어하기 위해 게이지를 통해 차의 상태를 알아야만 했다. 그래서 항공기 계기판을 단순화시켜 차에 달기 시작했다. 속도제한을 지키려면 속도계가 필요했고 변속을 하려면 엔진 회전계를 봐야 했다. 그러면서 계기판은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장비로 자리잡았다.

생긴 것만 아날로그랍니다
일반적으로 계기판에는 속도계, 엔진 회전계, 연료계, 냉각수 온도계가 기본으로 달린다. 운행에 꼭 필요한 게이지들이다. 이렇게 많은 게이지가 있는 까닭에 클러스터(cluster)라 부른다. 게이지들은 오염과 파손을 막기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안에 있으며, 빛의 반사를 막기 위해 계기판 안 깊숙이 들어가 있다.
자동차의 계기판에는 아날로그 계기판, 디지털 계기판, 이 둘을 함께 쓴 하이브리드 계기판 등이 있다.

운전자는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차의 상태를 보기 위해 자주 계기판을 봐야 한다. 운전자의 시선은 앞을 주시하면서 쉽고 빨리 계기판의 메시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LCD가 보급되던 시절 미국차를 중심으로 LCD 계기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아날로그 게이지와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그래픽은 계기판의 새로운 혁명이었다. 그러나 시인성이 좋지 못했다. 다시 아날로그 게이지의 계기판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아날로그 게이지를 쓰고 보조 수단으로 디지털을 이용한다. 겉모습만 바늘이지 대부분 전자식 게이지로 아날로그를 표현한다. 

마이크로컴퓨터와 LED, LCD, TFT가 보급되면서 계기판에 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최신 계기판에는 카오디오와 내비게이션, 공조장치의 작동 상태까지 표시된다. LCD나 TFT 창에는 타이어 공기압, 순간연비, 평균연비, 평균속도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는 수십 개의 메시지가 뜬다. 운전자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차의 상태를 정보창을 통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멀티미디어가 접목되면서 제2의 계기판이 센터페시아에 등장했다. 이 계기판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고 계기판에서 자세히 볼 수 없는 세세한 정보를 보여 준다. 예를 들면 더 자세한 트립미터, 엔진 토크, 심지어 앞바퀴가 돌아가 있는 각도까지 친절히 알려 준다.

계기판을 연결하는 장치도 함께 발전했다. 예전에는 게이지마다 하나의 전선을 연결해 무게와 잔고장이 많았다. 네트워크와 다중송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선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심지어 서로 무선으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기도 한다.

항공기에 쓰이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계기판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BMW, 캐딜락, 렉서스 등에 선보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가 시선을 옮기지 않고도 앞유리를 통해 주행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 신기술이다. 

전자기술과 IT가 접목되면서 계기판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린스피드 컨셉트카 ‘아이체인지’(iChange)에는 새로운 개념의 계기판이 선보였다. 계기판 옆에 애플 아이폰을 연결하면 아이폰으로 엔진시동은 물론 헤드램프, 유리창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자동차의 정보창인 계기판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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