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독한 튜너들의 집단 - GEMBALLA
2009-02-05  |   17,748 읽음

세상에는 자동차 메이커보다 많은 튜너들이 있다. 이 중에서 세계 최고의 튜너를 뽑는다면 과연 누가 될까? 여러 가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튜닝카의 성능과 완성도. 그리고 오너의 만족 등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튜너의 명성도 중요하다. 나름대로의 색깔과 전통성이 튜닝카의 특장점을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잣대로 최고의 튜너를 걸러 내면 완성차 메이커 못지않은 명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몇 안 되는 튜너들만 남게 된다. 겜발라(GEMBALLA), 브라부스(BRABUS), 하만(HAMANN) 등이 그것.

겜발라와 브라부스, 하만은 모두 독일 튜너로 이들이 찬사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독일에는 좋은 자동차 메이커가 있고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 그리고 성숙된 모터스포츠 문화가 정착돼 있다. 뛰어난 실력의 튜너가 나올 만한 완벽한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그렇다면 겜발라와 브라부스, 하만 중에서 누가 세계 최고인가? 명성과 전통성 등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튜닝카의 성능만 놓고 판단한다면 단연 겜발라이다. 단편적인 예로 겜발라가 포르쉐의 수퍼카 카레라 GT를 튜닝한 미라지 GTR의 최고출력은 1,000마력, 최대토크도 무려 112.1kgㆍm이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단 2.8초, 최고시속은 410km에 이른다. 현 시대 최고의 수퍼카라고 칭송받는 부가티 베이론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이러한 차는 브라부스나 하만에는 없다.

모터사이클 기술력이 만들어낸 겜발라
우베 겜발라(Uwe Gemballa)가 문을 연 겜발라는 포르쉐 전문 튜너로 20여 개 나라에 지사를 두고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고 있다. 작은 나라의 국민총생산에 버금가는 연매출을 올리면서 가장 성공한 튜너로 꼽힌다. 

그런데 현재 세계 최고의 튜너 중 하나라고 꼽히는 겜발라의 창립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겜발라의 창업자 우베 겜발라는 젊은 시절 모터사이클 경주와 튜닝에 흠뻑 빠져 지냈다. 모터사이클을 직접 튜닝해 경주에 나가기도 했고, 튜닝된 모터사이클을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우베 겜발라의 튜닝 모터사이클은 출력이 높고 성능이 뛰어나 꽤 잘 팔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우베 겜발라는 동료들이 자신이 튜닝한 모터사이클을 타다가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모터사이클에서 손을 떼었다.

이에 우베 겜발라는 모터사이클에서 습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튜닝으로 관심을 돌려 1978년 독일 자동차산업의 핵심 기지인 슈투트가르트에서 약 20km 떨어진 레온베르크(Leonberg)에 자동차 튜닝 회사 겜발라를 차렸다.

회사를 세운 초기에는 포르쉐와 함께 BMW, 폭스바겐 등 여러 독일 메이커들의 차를 손보았다. 당시에는 성능 향상보다는 실내외 개조에 역점을 두었다. 실내를 가죽으로 꾸미거나 스테레오 및 비디오 기기를 더하고 전자 편의장비를 덧붙이는 것이 주된 작업이었다.

이러한 사업으로 돈도 벌고 단골도 생기자 1981년에 포르쉐 911, 924, 928을 위한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를 개발해 포르쉐 전문 튜너로 역량을 확대한다. 특히 그들의 첫 작품인 포르쉐 924 타르가를 베이스로 한 겜발라 플랫 노즈(Flat Nose)는 역동적인 스타일과 과격한 이미지로 많은 눈길을 끌었다.

1985년에는 포르쉐 911을 바탕으로 만든 겜발라 아발랑쉐(Avalanche)를 발표해 명성을 얻었다. 이 차는 안팎을 완전히 새롭게 꾸미고 엔진까지 손을 보는 등 구석구석 겜발라의 손길이 닿은 완전한 튜닝카였다. 이후 겜발라는 엔진계통에 대한 본격적인 튜닝을 시작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자 미국과 아랍의 부호들을 타깃으로 한 롤스로이스와 페라리를 위한 튜닝 프로그램도 내놓는다.

이렇게 번 돈으로 겜발라는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포르쉐 모델들만 전문적으로 튜닝하기 시작했다. 최고의 고성능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특정 브랜드만의 전문성이 필요했고, 포르쉐의 강력한 하드웨어는 고성능을 잘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또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포르쉐 공장과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독보적인 바이 터보 기술
1994년에는 993 보디의 911을 위한 다양한 튜닝 프로그램을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특히 바이 터보 튜닝 프로그램은 출력을 크게 향상시켜 포르쉐 오너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겜발라의 바이 터보 기술은 독보적이다. 터보 엔진은 공기가 실린더로 들어가기 전에 터빈에 의해 압축되므로 온도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인터쿨러를 달아 온도를 낮춰야 한다. 엔진이 앞에 있는 차는 보닛에 인터쿨러를 달면 되지만, 포르쉐는 엔진이 뒤 또는 가운데에 있으면서 엔진룸 자체가 아주 작다.
 
때문에 흡기라인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차체를 절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2개의 터빈이 0.5바의 부스트로 만들어 내는 풍량을 제어할 때 뜨거워진 흡기온도로 인해 엔진에 노킹이 생길 수 있다. 이에 공랭식 라디에이터와 별개로 물로 식혀 주는 수랭식 라디에이터를 달아야 한다. 포르쉐는 엔진룸이 극도로 작아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때문에 겜발라는 흡입라인을 재설계하면서 엔진룸에 2개의 터빈과 수랭식 인터쿨러를 붙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공기유량 센서를 대용량으로 바꿨다. 이와는 별도로 앞 범퍼 안쪽에도 수랭식 라디에이터를 달아 높은 인터쿨러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부풀린 리어 펜더에는 큰 구멍을 뚫어 많은 바람을 엔진으로 보내 열을 식힌다. 겜발라 튜닝카가 과격하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오버 펜더 때문이다.

1997∼1998년에는 복스터와 신형 911 튜닝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선보였고, 바이 터보 튜닝 엔진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과거 포르쉐가 공랭식에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으로 바꾸었을 때도, 직분사 엔진으로 바꾼 지금도 겜발라는 바이 터보를 사용하고 있다.
 
2001년에는 996 GT3에 바이 터보를 넣은 GT750 에보가 큰 사고를 쳤다. 뉘르부르크링크 서킷 노르트슐라이퍼 코스에서 7분 32초라는 기록을 세운 것. 당시 노르트슐라이퍼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이는 2009년 현재까지도 6위 안에 드는 기록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겜발라를 가장 지독한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는 집단으로 표현했고, 하드코어 튜닝의 지존 자리에 겜발라를 올려놓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렇게 악동 튜너들이 만든 겜발라 튜닝카는 2002~2005년에 유럽 튜너들이 실력을 겨루는 튜너 그랑프리에서 또 다른 포르쉐 전문 튜너 테크아트(Techart)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튜너 그랑프리 대회는 튜닝카의 성능을 경쟁하는 이벤트로 서킷 랩타임으로 순위를 가른다.  

그리고 2006년 그들의 기술력을 과시라도 하듯 가장 먼저 포르쉐의 수퍼카 카레라 GT를 튜닝한 미라지 GT를 내놓는다. 카레라 GT는 V10 5.7L 엔진으로 최고출력 612마력을 낸다. 겜발라는 여기에 새로운 흡ㆍ배기 시스템만을 붙여 630마력으로 끌어 올렸다.

이후 테크아트(635마력)와 에도 컴페티션(670마력)이 카레라 GT를 튜닝했다. 모두 겜발라 미라지 GT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리고 겜발라의 고성능 라이벌 9ff가 겜발라를 자극했다. 카레라 GT에 터보를 2개 붙여 최고출력을 900마력으로 끌어 올린 카레라 GTT 900을 내놓은 것. 이에 겜발라는 그들의 장기인 바이 터보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1,000마력짜리 미라지 GTR 1000을 내놓으면서 카레라 GT 출력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렇게 겜발라는 포르쉐 튜닝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언제나 자사를 소개할 때 ‘포르쉐 No 1 튜너’라고 말한다. 포르쉐의 모든 모델을 튜닝하고 그들에 의해 튜닝된 모델은 지구에서 가장 빠른 포르쉐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넘버원이라고 자부하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오히려 ‘겸손한 자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겜발라는 포르쉐 넘버원을 넘어 ‘세계 최고 튜너’라는 호칭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겜발라 주요 모델
미라지 GT

엔진 V10 5.7L 
0→시속 100km 가속 3.6초
최고출력 630마력
최고시속 350km

GT500 에보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6L
0→시속 100km 가속 4.5초
최고출력 305마력
최고시속 300km

아발랑쉐 GTR750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L
바이 터보
0→시속 100km 가속 3.2초
최고출력 750마력
최고시속 365km

GT4.0 RS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6L
바이 터보
0→시속 100km 가속 3.6초
최고출력 630마력
최고시속 -

GT750 에어로3
엔진 V8 4.8L 바이 터보
0→시속 100km 가속 4.2초
최고출력 750마력
최고시속 3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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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를 베이스로 한 겜발라 플랫 노즈겜발라는 2002∼2005년 튜너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겜발라 작업장. 완벽한 튜닝을 위해 모든 부품을 떼어내 작업한다겜발라 창업자 우베 겜발라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F1 시티 쇼크 벤트’에서 3대의 겜발라가 데모런 행사를 벌였다미라지 GTR 걸윙포르쉐는 엔진이 뒤 또는 미드십에 있다. 엔진룸도 작아 튜닝이 어렵지만 겜발라는 특유의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했다겜발라 튜닝카는 흡입-압축-폭발-배기 행정이 워낙 빠르게 진행된다. 폭발 행정에서 연료가 불완전 연소되어 백파이어(back fire) 현상이 일기도 한다미라지 GTGT500 에보아발랑쉐 GTR750GT4.0 RSGT750 에어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