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이미지로 고객 충성도를 높여라 -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카 경쟁
2010-11-14  |   21,592 읽음

‘클린’(clean)이란 단어가 자동차계의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남보다 조금 더 깨끗한 차를 만드는 일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생존을 위한 일이 되었다. 많은 메이커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다 깨끗한 차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늘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일본에서 팔리는 새차 중 20%를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예상보다 빨리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카를 깨끗한 차의 대세로 인정하자 서둘러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들과 GM이 연합전선을 펴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GM이 제안하고 2005년 9월  벤츠와 BMW가 협력자로 뛰어든 투모드 하이브리드 연합이 그것이다. 비록 지금은 각자의 길로 돌아선 상태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근간은 투모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최근 IT업계에서 이슈로 떠오른 스마트폰 경쟁과 비슷한 양상.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구축한 토요타가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이라면, 이에 대응해 탄생한 연합전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과 비슷한 개방적인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대세로 자리잡은 하이브리드
당초 유럽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약간의 진동과 소음은 애교로 봐줄 수 있고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유럽을 주도했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고 안정적인 클린 디젤 엔진으로도 충분히 깨끗한 차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 초창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는 다이내믹함을 추구해온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GM과 함께 개발한 투모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응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었다. 또 일본과 미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디젤 승용차에 대한 인기가 유럽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도 하이브리드카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많은 비유럽  `고객들은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에 관대하지 않다. 똑같이 환경을 생각한다면 시끄러운 디젤 엔진보다 조용한 가솔린 기반의 하이브리드카의 매력이 더 크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이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꼽는 전기차 기술을 얻는 데도 하이브리드카가 더 효과적이다. 좋아졌긴 하지만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기엔 여전히 배터리 성능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 엔진을 돌려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부족한 배터리 성능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하이브리드카 부품 중에 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엔진의 역할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엔진을 떼어내고 전기차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의 핵심기술인 모터와 배터리 제어장치 등은 전기차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춰야 할 덕목 중 빼놓을 수 없는 기술력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남보다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렉서스가 프리우스를 통해 발전시킨 하이브리드 기술을 발 빠르게 렉서스의 전모델에 심고자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징적인 것은 소형차(프리우스나 인사이트)로 시작해 점차 하이브리드카의 영역을 넓힌 일본 브랜드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보다 강력하고 값비싼 모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먼저 쓰고 있다는 점이다. 동력성능을 양보하지 않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한몫했지만 프리미엄 모델을 찾는 오너들이 차값 상승에 덜 민감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즉 2,000만원짜리 소형차를 2,500만원으로 올렸을 때보다 1억원짜리 차를 1억2,000만원에 팔 경우에 거부감이 더 적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상태다.

What is Hybrid Technology
두 가지 이상의 파워트레인을 함께 사용한다는 넓은 의미로 보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말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그 구성에 따라 직렬과 병렬식 그리고 이 둘을 혼합한 직병렬식으로 나눌 수 있다.

직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소형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여기서 얻은 전기로 고출력의 전기모터를 돌리는 구조다. 즉, 엔진이 직접 타이어를 굴리지 않는다. 전기차에 가까운 구조이며 배터리의 한계를 엔진으로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쓰이는 소형 엔진은 가속페달에 따른 부하의 변동 없이 일정하게 배터리 충전만 하면 되기 때문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현재까지는 배터리 기술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부피가 커 공간 활용성이 떨어지고 고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어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

병렬식은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타이어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즉 상황에 따라서 엔진 혹은 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고 이 둘을 함께 이용할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엔진은 직렬식보다 큰 것을 쓰고 모터와 배터리는 작은 것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시스템의 단점이라면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고 모터 힘도 약하기 때문에 전기로만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직렬식에 비해 짧거나 없다는 점이다. 반면 비용이 적게 들고 모터출력으로 엔진을 보조하면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구조적 구분보다는 모터의 역할 분담 정도에 따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나누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즉 모터의 출력이 높아 엔진과 대등한 조건에서 활용되는 것을 풀(스트롱) 하이브리드라 하고, 모터를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로 제한한 것을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 부른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동력성능이 뛰어나고 모터만으로 달리는 조건이 많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비해 연비가 좋다. 그러나 고출력을 내는 모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와 고전압 전기계통, 고정밀 제어장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고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

반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 기반의 구동계에 브레이크 때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에 저장하는 발전기 겸용 소형 모터를 더한 것으로 연비향상과 배출가스 절감효과는 떨어지지만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낮은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부담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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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대표주자인 혼다 IMA프리우스의 배터리 모듈프리우스에 쓰인 트랜스 액슬프리우스의 인버터. 고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